2023년 확장팩 출시 발표... 아직 신뢰 복구 가능성 남았다

[게임플] '신뢰'는 어려운 개념이다. 쌓아올리는 과정은 길고 까다롭다. 그러나 무너지는 것은 순식간이다. 

신뢰 구축과 붕괴 사이 어딘가에 자리잡은 대표적 게임사가 CD프로젝트레드(CDPR)다. 2002년 설립해 '위쳐' 시리즈로 매번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이미지를 쌓은 끝에, 2015년 '위쳐3'이 걸작의 반열에 오르면서 세계적인 스타 게임사로 발돋움했다. 

이후 '사이버펑크(사펑) 2077'의 개발 정보가 발표되면서 전세계 게이머들의 기대감은 하늘을 찔렀다. 신작을 낼 때마다 실망시킨 적이 없었다. 거기에 매번 화려하게 공개되는 사이버펑크 오픈월드의 정보는 가득한 즐길 거리와 풍부한 이야기를 자부하고 있었다.

최고의 기대는 출시 뒤 격한 논란으로 되돌아왔다. 수많은 버그는 차치하더라도, 게이머들이 정보를 접하고 상상하던 게임과 지나치게 달랐던 것이 가장 큰 문제로 꼽혔다. 분명 예고됐지만 구현되지 않은 요소도 많았다.

사이버펑크 2077이 심각하게 수준 낮은 게임은 아니었다. 플레이에서 매력적인 부분도 존재했고, 곳곳에서 뛰어난 스토리를 심어놓기도 했다. 하지만 '말한 것과 다르다'는 것은 곧 신뢰 키워드의 손상으로 다가왔다. 거기에 콘솔 플랫폼의 최적화는 실제로 심각했기에 타격은 컸다.

CDPR은 내년 사이버펑크 2077 확장팩 출시로 신뢰 회복을 꾀한다. 이달 재무 보고를 통해 확장팩 개발 상황을 알렸으며, 자세한 게임 정보는 연말 안내할 예정이다.

이달 기준 사펑 누적 판매량은 1,800만장을 돌파하면서 흥행을 입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철저한 사후관리가 요구되는 이유는 있다. 

싱글 게임은 그 특성상 개발사 전작의 평가가 차기작 성적에 반영된다. '사펑'의 기록적 흥행 역시 2015년 찬사를 받은 '위쳐3'의 영향이 지대했다는 의미다. 총 판매량 중 오직 기대만으로 구매한 예약 판매량이 800만장이 달하는 것이 이를 입증한다. 

훌륭한 게임이라는 인식이 퍼졌기 때문에 다음 게임을 의심 없이 구매하게 되며, '사펑'이 훌륭한 게임이 되어야 차기작의 흥행이 보장되는 구조다. 사펑이 끝까지 실망스러운 게임으로 기억된다면, 다음 신작을 아무리 잘 개발해도 손해는 발생할 수밖에 없다.

확장팩 평가가 중요한 핵심 이유는 또 있다. 유저들의 신뢰가 아직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사펑'은 유저 긍정평가 상승과 함께 다시 전세계 스팀 판매 최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확장팩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꾸준하게 업데이트 계획을 발표하면서 버그를 수정했고, 2월에 단행한 대규모 사후관리 패치가 특히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아직도 고쳐야 할 부분이 남았다는 지적도 있지만, 적어도 게임 개선 의지를 놓치지 않는 것인 고무적인 부분이다.

CDPR은 폴란드 게임계를 넘어 폴란드 산업을 대표하는 개발사다. 출시 초기 여러 논란에서 국가가 직접 개임할 만큼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확장팩이 예전 신뢰를 복구할 만큼 깊은 정성을 보여줄 수 있을까. 2023년 그런 결과물을 만나게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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