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분야 최대 걸림돌, P2E 게임의 ESG 불협화음도 과제 남아

[게임플] 국내 게임사들이 글로벌 스탠다드인 'ESG 경영'에 속력을 올리기 시작했다. 다만 아직은 갈 길이 멀었다는 평가다. 

ESG는 지속 가능한 경영 개념이 주목을 받으면서 정립된 '환경, 사회, 지배구조'를 뜻한다. 글로벌 투자업계에서 재무제표 외 비재무적 지표로서 장기적 기업 가치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떠올랐으며, 국내 대기업은 물론 게임계 역시 ESG 경영 개선에 나섰다.

2022년 기준 게임사들의 지표는 걸음마 단계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에 따르면 평가 대상인 9개 상장사 중 A등급을 받은 곳은 엔씨소프트가 유일했다. 가장 먼저 ESG 경영위원회를 설립하고 보고서를 발간한 곳이다. 엔씨는 글로벌 평가 기준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ESG 레이팅에서도 국내 게임사 유일 A등급을 받았다.

그밖에 넷마블과 NHN이 B+등급, 나머지는 B등급 혹은 C등급에 그쳤다. 국내를 통틀어 S등급을 받은 기업은 없으며, A+등급은 네이버와 SK를 비롯한 14개 기업이 받았다. 

작년 12월 정부가 발표한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ESG 이행과 평가의 핵심 및 공통 항목은 61개다. 기존 환경·사회·지배구조 부문에 정보공시 관련 5개 항목을 추가한 형태다.

환경은 환경경영 목표 수립, 재생 원부자재 비율, 온실가스 배출량, 재생에너지 사용 비율 등 17개 평가 항목이 포함된다. 사회 부문은 정규직 비율, 성비, 장애인 고용률, 산업재해율 등 22개 항목이 중심이다. 지배구조는 사외이사 비율,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 분리 여부, 윤리규범 위반사항 공시 등 17개 항목을 두고 평가한다. 

게임사들이 유독 취약점을 드러낸 분야는 환경이다. 가장 높은 엔씨가 B+등급에 머물렀으며, 나머지는 대부분 사실상 최하인 D등급을 받았다. 반면 지배구조 분야에서는 상대적으로 무난한 점수를 얻었다.

ESG의 근본적인 환경 평가 기준이 게임업계에 불리한 조건이라는 말도 나온다. PC 사용량이 압도적으로 많은 업무 특성상 주요 지표인 전기 및 탄소 절감에서 좋은 점수를 받기 어렵다는 것이 이유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 게임사 역시 환경 분야 평가에서 고전하는 경향이 드러난다. 서스테이널리틱스가 3월 발표한 ESG 리스크 평가에서, 글로벌 53개 게임사 중 엔씨보다 좋은 점수를 받은 기업은 EA 한 곳뿐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외 게임사들은 친환경 경영을 위한 장치를 적극적으로 마련하고 있다. 액티비전 블리자드는 ESG 보고서에서 향후 5년간 포장 폐기물 50% 감축 계획을 밝혔으며, EA는 데이터센터 관리에 재생가능 에너지를 사용하는 등 다양한 대안을 내놓는 모습이다

ESG 경영과 P2E 게임이 양립 가능한지에 대한 질문도 나온다. 특히 인게임 채굴이 가능한 형식의 블록체인 게임은 장시간 접속으로 인해 전기 과다 사용이 유도되며, 가상화폐로 인한 탄소 배출 증가도 논란이 되기 때문.

지난해 12월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글로벌 게임산업 트렌드 역시 환경 및 지속 가능한 경영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면서 "P2E 게임의 과다 전기 사용 위험성이 기후위기 심화뿐 아니라 전력 공급이 불안정한 국가에 미칠 사회경제적 파장에 대해서 도 함께 짚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SG는 세계적인 경영 신개념으로 정착했다. 게임도 예외는 아니다. 영국 게임산업 진흥 단체 게임즈런던은 작년 게임사 탄소배출 퇴소화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게임계가 업계에 맞는 ESG 가이드라인을 정립하고 발전해나가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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