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슷한 사례 발생 가능성 높아...향후 대책 마련 시급

[게임플] 자체등급분류제도의 허점을 노린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제도의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

지난달 22일 출시한 ‘와이푸 – 옷을 벗기다’는 가위바위보를 진행해 이기면 여자 캐릭터가 옷을 하나씩 벗는 게임이다.

출시 당시 누적 다운로드 100만 건을 넘겼으며, 인기 게임 1위를 차지하는 등 마켓을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주목받았다.

이 게임은 이름이나 내용 둘 다 모두 누가 봐도 선정적인 게임이다. 하지만 자체등급분류 심사에서 15세 이용가로 판정받아 국내 앱마켓에 정상적으로 출시될 수 있었다.

현재는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서 내려간 상태다. 하지만 이전에 설치한 사람들은 기록이 남아있어 계속 플레이할 수 있다.

문제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국내에서 출시가 금지되고 있는 P2E 게임 또한 자체등급분류제도를 이용해 감시망을 피하고 있다.

P2E 게임으로 유명한 ‘무한돌파삼국지 리버스’는 지난해 11월 구글 플레이스토어를 통해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이 게임은 콘텐츠 보상으로 획득하는 ‘무돌토큰’을 가상화폐 ‘클레이튼’으로 전환한 뒤 거래소에서 현금화가 가능하다.

현재 국내에선 원칙적으로 P2E 게임 출시를 금지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한돌파삼국지 리버스가 출시할 수 있었던 이유는 자체등급분류제도에 있다.

자체등급분류사업자들은 P2E 여부와 관계없이 해당 게임이 자체 설문을 진행한 내용을 바탕으로 등급을 분류 받은 다음 앱 마켓에 내놓는다.

그래서 무한돌파삼국지 리버스도 게임위에 심사를 맡기면 출시가 금지되기 때문에 자체등급분류를 이용해서 버젓이 국내에 출시할 수 있었다.

두 게임의 등급 분류와 관련해 게임물관리위원회 관계자는 “개발사들은 등급을 분류 받기 위해선 게임위 혹은 자체등급분류제도 중 선택해서 진행할 수 있다.”며 “두 게임 모두 자체등급분류제도를 선택하고 출시해 뒤늦게 알게 됐다”고 밝혔다.

추가로 게임위는 P2E 게임의 경우 “자체등급분류사업자들에게 국내에서 P2E 게임 출시는 금지돼 있다는 내용을 담은 공문을 보냈었다”며 "게이머들의 제보를 받아 '닌자키우기 온라인'은 현재 모니터링을 통해 주시 중”이라고 설명했다.

자체등급분류 심사는 개발사가 설문을 체크하고 등급을 분류 받은 다음 출시되는 구조다 보니 마켓에 등장한 이후 후속 조치가 이뤄진다. 그래서 지금과 같이 잘못된 게임들도 아무렇지 않게 출시되는 상황이 일어날 수 있다.

이전까지 위와 같은 상황은 간혹 일어나는 해프닝에 불과했다. 하지만 점차 자체등급분류의 문제점이 드러나기 시작하면서 이를 악용하는 게임사들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자체등급분류제도를 다시 한번 점검할 필요가 있다.

정준혁 기자
아직 부족함이 많지만, 게임을 좋아하는 열정으로 열심히 하는 기자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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