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NFT, 셧다운제 폐지, 연봉, 트럭, IP

[게임플] 게임을 둘러싸고 무수한 단어가 떠오르는 1년이었다.

올해 초 '로블록스'의 세계적 흥행으로 메타버스가 화제의 키워드로 자리잡았고, 중순에 접어들면서 '게임으로 돈을 번다'는 개념이 국내외 많은 게임사를 매료시켰다. 게임계 연봉 인상 경쟁과 맞물리면서 국내 주요 게임사들이 신사업 확장에 눈을 돌렸다.

유저 입장에서는 '목소리'를 내는 일의 중요성이 부각된 해였다. 유저를 향한 소통 운영, 확률형 아이템 개선 등의 문제를 바깥에 조직적으로 알리면서 바꿔나갔다. 한편 셧다운제 폐지를 통해 게임을 바라보는 사회 인식이 크게 달라진 점도 체감할 수 있었다.

'메타버스', 'NFT', 'P2E' - 전세계 게임계를 둘러싼 쟁점

게임 플레이로 돈을 버는 플레이투언(P2E) 개념은 온라인게임 초창기부터 존재했다. 비록 약관에서 금지하고 있지만, 계정이나 아이템을 현금으로 거래하는 회색지대는 날로 커졌다. 그리고 블록체인 기술과 접목되면서 'NFT 게임'으로 세계를 뒤흔들었다.

엑시 인피니티 등 해외 게임들이 먼저 돌풍을 일으켰고, 이어서 위메이드의 '미르4' 글로벌이 동시접속자 130만명 대기록을 쓰면서 한국 게임계의 인식을 바꿨다. 위메이드는 '위믹스' 플랫폼을 기반으로 동명의 가상화폐를 메타버스 기축통화로 키우겠다는 계획을 진행하고 있다.

실적발표에서 상장 게임사 대부분이 NFT 진출을 밝히면서, 국내 금지된 P2E 게임 허용 여부도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세계적 흐름이라는 긍정과 게임 본질을 해칠 위험이 크다는 부정이 엇갈린다. 다만 심도 있는 검토와 정책 수립이 필요하다는 의견은 일치하고 있다.

'아듀, 셧다운제' - 10년 만에 폐지된 악법

게임 강제적 셧다운제가 바로 내일, 2022년 1월 1일부터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셧다운제는 16세 미만 청소년에게 0시부터 오전 6시까지 인터넷 게임 제공을 제한하는 법안이었다. 청소년 수면권 및 학습권 보호 명목으로 2011년 시행됐으나, 실효성 없이 청소년 자유와 게임 인식에 해를 끼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셧다운제가 게임산업에 미치는 실질적 해악이 크진 않았으나, 게임을 향한 시선이 몰라보게 달라졌다는 큰 상징이다. 최고의 프로게이머가 지상파 방송에서 게임중독자 취급을 받던 시대가, 대선 후보들이 유튜브에 게이머 맞춤공약을 경쟁하는 시대로 바뀌었다.

'트럭, 그리고 확률' - 한국 게임계를 향한 유저들의 경종

밝은 소식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1월부터 게임사 앞에 나타난 '트럭'은 그동안 누적된 불만이 폭발했다는 것을 나타내는 상징이었다. 소통 부재에 분노한 유저들은 게임 문제를 담은 문구를 트럭에 실어서 외부에 알리는 행동에 나섰다.

그와 함께 확률형 아이템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확률형 상품이 재미있는 요소도 될 수 있지만, 선을 넘은 과금 유도와 확률 불신은 갈수록 커졌다. 해외에서 금지 추세인 컴플리트 가챠 등 악성 모델을 제재해야 한다는 비판도 잇따랐다.

따뜻한 의미의 트럭도 있었다. 빠르게 소통하고 유저 친화적 운영을 보여준 게임사들 앞에는 개발자들을 응원하기 위한 커피 트럭이 세워지기도 했다. 서로 대화하고 귀 기울이는 모습이 점차 중요해지는 게임계다.

'연봉 인상' - 풍요와 양극화 그 가운데

IT업계 경쟁으로 촉발된 연봉 인상 릴레이는 게임계까지 번졌다. 시작은 넥슨이었다. 2월에 연봉 일괄 800만원 인상과 개발직군 초봉 5,000만원을 발표한 뒤, 대형 게임사들은 일제히 발맞춰 일괄 인상으로 대응했다. 

게임업계는 그동안 높은 업무량과 실적에 비해 대우가 부족하다는 평을 받고 있었다. 이번 상승으로 인해 개발자들은 노력한 보상을 받는 것에 기뻐하는 한편, 능력 있는 인재들이 영입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내비쳤다. 

반면 중소 게임사들의 우려는 깊어졌다. 인상 기준을 맞추기에 재정 부담이 크고, 인재 유출 현상도 실제로 발생하기 시작했다. 게임계 양극화 현상이 가속화되면서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IP' - 문화 콘텐츠의 새로운 경계선

지식재산권(intellectual property)은 모든 문화 장르에서 가장 중요한 뼈대였다. 이름을 비롯해 인물과 세계관, 아트워크 등 작품에 반영된 리소스가 합쳐진 것이 곧 IP다. '이름값'을 비롯해 그 작품과 시리즈를 상징하는 키워드다.

특히 문화 콘텐츠간 경계가 무너지면서 IP는 절대적인 가치로 떠올랐다. 게임을 비롯해 드라마, 영화, 책, 웹툰, 캐릭터상품 등 다양한 표현 방식이 하나의 세계관 속에 묶이고 있기 때문이다. 

플랫폼과 국적의 경계까지 무너지면서 좋은 IP를 차지하기 위한 게임사간 경쟁이 치열해졌다. 전세계 문화산업이 한 곳에 뭉쳐 경쟁하는 지금, 앞으로 펼쳐질 콘텐츠 경쟁에 한국게임이 기여할 모습이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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