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그와 핵 처리 최우선 작업... 내년 IP 확장도 선보여

[게임플] "이만큼 사랑을 주실 줄은 몰랐습니다. 운도 좋았고요."

블루 아카이브는 출시와 함께 기대치를 능가하는 폭발력을 보였다. 3대 마켓 인기 1위와 매출 최상위권 성적을 올렸고, 지금까지도 화제성이 사그라들지 않는다. 이모티콘으로 시작된 '몰?루' 유행은 이제 광범위한 온라인 밈으로 자리잡았다.

블루 아카이브의 이야기를 할 때 김용하 총괄PD를 빼놓기 어렵다. 2012년 '큐라레: 마법도서관'부터 남다른 서브컬처 내공을 선보였고, '포커스 온 유' 이후 넷게임즈로 넘어와 블루 아카이브 기획과 개발을 총지휘했다.

차민서 PD도 숨은 공신으로 꼽힌다. 넷게임즈에서 '히트' 레벨 파트장과 '오버히트' 콘텐츠 팀장을 거쳐 블루 아카이브 디렉터로 합류한 개발자다. 현재 PD 직책을 이어받아 

두 인물을 만나 블루 아카이브의 성공 비결과 문제점 개선 계획을 들었다. 그와 함께 IP 확장에 대한 암시도 들을 수 있었다. 김용하 PD는 "내년 게임 바깥 전개로 블루 아카이브 IP의 확장을 보실 수 있을 것"이라면서 기대를 당부했다. 

넷게임즈 김용하 PD(왼쪽), 차민서 PD(오른쪽)
넷게임즈 김용하 PD(왼쪽), 차민서 PD(오른쪽)

Q. 올해 초 일본에 먼저 출시한 뒤 국내에 출시한 이유는?

김용하: 박용현 대표의 제안이 먼저 있었다. 오버히트 이후 신작 프로젝트로 일본에서 성공할 수 있는 캐릭터 수집게임을 목표로 했다. 제안을 받아들여 일본에서 먼저 출시한 결과 다행히 반응이 나쁘지 않았고, 한국에서 기대감을 유지한 채 출시할 수 있었다.

Q. 넥슨이나 넷게임즈에서 서브컬처 게임으로 이 정도 성과를 낸 적이 없었는데.

차민서: 넷게임즈 게임은 모두 일본 시장에서 가능성을 보고 노력해왔다. 이번에 좋은 결과가 나와 무엇보다 유저들에게 감사하다. 히트나 오버히트 역시 일본 시장을 위해 넷게임즈 전체에서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블루 아카이브의 결과에도 공헌한 바 있다고 생각한다.

김용하: 오버히트 개발진도 블루 아카이브에 다수 참여했는데, 한국뿐 아니라 일본 출시를 위해 고쳐서 만들어온 경험들이 있었다. 그때 학습한 결과들이 프로젝트에 좋은 시너지를 낸 것이 아닐까.

Q. 큐라레에 이어 연달아 성공작을 만들어낸 비결이 있다면?

김용하: 큐라레 역시 열심히 했지만 결과는 약간 아쉬움이 있었다.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이번에 더 해볼 수 있는 것들이 있었고, 그로 인해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 당시 개발진도 지금 많이 있다. 경험을 공유하며 시도한 것들이 토대가 된 것 같다. 

운도 좋았다고 생각한다. 온전히 우리가 잘해서라기보다 시기가 잘 맞았고, 일본에서 먼저 출시한 판단이 잘 먹힌 것도 있다고 본다. 일본 퍼블리셔 요스타 역시 이해도가 있는 퍼블리셔여서 상승작용이 있었다. 유저들의 사랑으로 2차창작이 이어진 것도 감사하고 있다.

Q. 아루 픽업을 시작으로 미래시가 조금 깨진 흔적도 있다. 한국 서버 업데이트 방향성에 대해 들어볼 수 있을까?

차민서: 미래시는 여러 의미가 담겨 있는 말이다. 운영 방식 자체가 모두 동일해야 하는지, 캐릭터 업데이트가 같아야 하는지에 대해 유저 의견을 잘 들어가며 반영하려 한다. 약간 변동이 있을 수 있지만, 모두가 동일하게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기본 목표로 하고 있다.

김용하: 유저들 걱정에 공감하는 바가 많다. 기대했던 픽업이 오지 않거나 '이때 오면 안된다' 싶은 픽업이 오는 경우가 민감할 텐데, 그런 부분에서 상처를 안 드리는 쪽으로 일정을 고민하고 있다. 일본 서비스 패턴을 큰 틀에서는 깨뜨리지 않으려 한다.

Q. 일본 출시와 9개월 차이다. 어느 정도 텀으로 업데이트 간격을 따라갈 것인지 궁금한데, 일정 기간이 지나면 동일한 일정으로 갈 수 도 있나?

김용하: 업데이트를 당긴다고 해서 9개월 격차가 모두 줄어드는 것은 물리적으로 힘들다. 일본 서비스에서 5주차까지 있는 달은 마지막 주차 콘텐츠 업데이트가 충분치 못해서 루즈한 느낌이 있었다. 그런 부분을 4주차로 당기는 정도의 축약이다. 극적으로 템포나 픽업이 단축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물론 편의성 개선은 더 일찍 투입되고 있다.

Q. 번역 부분에서 어색한 부분이나, 그래픽 이미지가 제대로 한국어화되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김용하: 인게임 리소스는 일본 서비스 원형에서 손을 대지 않는 방향으로 하고 있다. 글로벌 서비스인 만큼 인게임 텍스처를 모든 언어로 바꾸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양해를 부탁드린다. 텍스트나 이벤트 배너 등 중요한 것들은 현지화하고 있다.

Q. 버그나 핵 문제가 많이 생기는 느낌이다. 일본 서비스에서 인지되지 않은 부분인지, 대응 방안은 어떤지 궁금하다.

김용하: 일부 오류는 일본 버전부터 있었다. 한국은 서비스 초기에 발견되어 더욱 영향이 갈 수 있는 문제였다. 그래서 한국에서 먼저 패치를 진행한 사례도 있다. 반면 일본에서 문제가 없었던 핵 문제는 한국에서 충분히 대응되지 못한 경우다. 

한국 서비스는 핵 부정사용 양상이 다르게 나타난 부분도 있고, 우리가 제대로 체크 못한 잘못도 있다. 내부 대처와 제재 시스템을 갖춰나가고 있다. 다음 패치에서도 부정 사용자를 걸러내는 조치를 내릴 예정이다.

차민서: 우선 유저들에게 꼭 사과를 드리고 싶다. 철저한 무관용 원칙으로 제재해 별 탈 없이 라이브 운영을 할 수 있게 노력 중이다. 한번에 모든 문제가 다 해결되기는 어렵지만, 최대한 노력해서 게임을 사랑해주시는 유저들에게 폐가 되지 않도록 하겠다.

Q. 시나리오라이터 모집 현황은 어떻게 되고 있나? 일본에서 스토리 업데이트가 느리다는 평가도 받았는데.

김용하: 메인 시나리오라이터는 인터뷰 영상에서 공개했던 양주영 팀장이고, 큐라레부터 함께 작업해왔다. 하지만 혼자 스토리나 대사 및 설정을 커버하기 힘들기 때문에 팀 작업을 위한 구인을 하고 있다. 

꽤 좋은 인력을 많이 뽑았는데, 유저가 원하는 속도로 스토리를 내기에는 아직 부족했다. 하반기부터는 업데이트 페이스를 초기보다 당겼다. 여전히 손이 모자란 상태라 시나리오라이터 구인은 계속 하고 있다. 많은 분들의 지원 바란다.

Q. 스토리 대사도 직역체가 많다는 의견이 있다.

차민서: 그런 의견을 모두 수렴하고 있다. 다만 유저분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결과물을 드려야 하므로 천천히 나은 모습으로 보답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다.

김용하: 원문이 한국어고 일본에 번역해 먼저 서비스했는데, 일본에서도 번역이 이상해 보인다는 피드백이 있어 수정한 적이 있다. 지금도 오타나 오류가 날 때마다 각국의 언어로 수정을 하고 있는데, 어떤 언어는 즉각 확인할 수 없어 다시 고쳐야 하는 사례도 생긴다. 

부족한 부분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제보를 받는 대로 취합하는 한편 교차검증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Q. 일본에서 하츠네 미쿠 콜라보가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도 동일한 콜라보를 진행할 예정인가?

김용하: 다른 IP가 엮여 있어서 사업적으로 풀어야 할 부분이 많다. 시기적으로 확답하기는 어렵다. 한국 버전은 아직 시기가 남아 있으니 부족함 없이 한국과 글로벌에서 나갈 수 있게 되길 희망하고 있다.

Q. 오류로 인해 개발 인력이 적은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다. 개발팀 현재 규모를 알려줄 수 있을까?

김용하: 이 장르 게임 중에서는 적지 않은 수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류가 발생하고 있어 죄송한 마음이 크다. 최대한 빠르게 대응해서 불편을 느끼지 않도록 나아지는 모습 보여드리겠다.

Q. '몰?루' 이모티콘이 굉장히 인기를 끌었는데, 마케팅에 활용한 계기가 궁금하다.

김용하: 일본 서비스 시기에 코코넛콘 작가님이 커뮤니티용 이모티콘을 내주셨는데, 굉장히 반응이 좋았다. 넥슨 사업부가 보고 이벤트에 활용하자는 의견을 줬다. 덕택에 몰루티콘을 많이 사랑해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을 드리고 싶다.

2차 이모티콘도 의견이 나와서 곧 준비해 공개된다. 이번에도 이벤트로 배포될 것이다.

Q. 서클과 스케쥴의 기능이 단순한 감이 있다. 새 콘텐츠를 추가할 계획은 없나?

차민서: 준비 중인 것들은 있다. 모두 만족시킬 수 없겠지만 의견은 잘 알고 있다. 차차 진행이 될 것 같다.

김용하: 서클 위주 플레이는 좋은 점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경계도 된다. 게임적 기능을 추가하는 것이 맞느냐에 대해 내부적으로도 논의 중이다. 일본 버전에서 학생을 빌리는 기능이 추가되면서 활성화됐는데, 그 정도만으로도 부담스럽다는 반응이 있더라. 

Q. 29일 업데이트 예정인데, 난이도나 보상 면에서 일본 지역과 달라진 점도 있을까?

차민서: 이벤트 때 보상이 적다는 이야기가 있었기 때문에 다소 조정될 수 있다. 큰 문제라고 판단한 것들은 수정하되, 기본적으로는 앞서 말했듯 일본 버전과 큰 틀에서 동일한 콘텐츠를 선보일 것이다.

Q. 지금까지 성과에 만족하는지, 앞으로 또다른 목표는 무엇인지 궁금하다.

김용하: 회사 입장에서 매출은 만족스러운 것 같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새로운 IP로서 유저들에게 오랜 사랑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한국에서도 일본 이상으로 만족스러운 IP로 정착했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갖고 있다.

차민서: 예상보다 큰 사랑을 받게 되어 몸둘 바를 모르겠다. 여러 문제도 있겠지만 오래 사랑받는 게임을 만들고 싶다. 모바일게임이 오래 사랑받기 어렵지 않나. 늘 감사하고 있고, 최대한 노력할 것이다.

Q. 선행 서비스를 따라간다는 것은 새로움에 대한 기대감이 떨어진다는 것과도 같다. 완전히 새로운 것을 보여줄 생각은 없나?

김용하: 내부에서도 많은 이야기가 오간 주제다. 인게임 콘텐츠에서 한국만의 뭔가를 만들면 미래시가 깨지는데, 그 경우 나비효과가 어떻게 될지 예상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유저들의 경험을 해칠 수도 있어 다르게 가는 것은 최소화하려고 한다. 

다만 운영이나 게임 외 전개를 통해 새로운 IP 확장을 보여드릴 준비를 하고 있다. 내년을 기대해주셨으면 한다.

Q. 넥슨과 넷게임즈가 함께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데, 개발자 입장에서 넥슨이 어떤 퍼블리셔인지 표현한다면?

김용하: 우등생 같은 느낌? 믿고 뒤를 맡길 수 있는 듬직한 퍼블리셔다. 서비스하면서 타게팅을 잘 해야 하고 노이즈가 나오지 않도록 작업해야 하는데 개발팀 의견을 잘 들어주면서 새로운 것을 많이 해볼 수 있었다. 좋은 반응으로 시너지가 나오지 않았나 싶다.

차민서: 넷게임즈에서 오래 작업한 입장에서, 넥슨은 개발사가 원하는 방향을 최대한 잘 들어주고 긍정적으로 소통하는 편이다. 모든 일이 잘 될 수는 없겠지만, 그런 점에서 믿을 만한 퍼블리셔로 생각한다.

Q. 배터리 소모가 많은 편이다. PC 버전 지원은 계획에 없나?

김용하: 최적화는 계속 신경을 쓰고 있다. 전담 팀도 따로 있는데, 3D다 보니 배터리 키핑을 못하는 점은 죄송스럽다. PC 버전은 당분간 계획에 없다.

Q. 마지막으로 유저들에게 한 마디 부탁한다.

김용하: 예상보다 많은 사랑을 받고 있어서 개발팀 모두 감사하는 마음이 크다. 이런 자리를 가지게 되어 개인적으로도 기쁘고, 3년 동안 고생하는 개발진에게도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넥슨 사업부 역시 출시 전 밤을 새고 주말 근무하면서 합을 맞춰주셨다. 이 기대를 저버리지 않도록 열심히 준비하겠다.

차민서: 개발하는 동안 이 정도 큰 사랑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뜨거운 성원에 보답할 수 있게 노력하겠다. 정말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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