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릭터 IP는, 곧 콘텐츠의 기본 파워다

[게임플] 이미 게이머들에게 스며들어 있는 캐릭터 '쿠야'가 연말 흥행가도를 준비하고 있다.

넷마블이 연내 넷마블엔투가 개발한 '머지 쿠야 아일랜드'를 중국 제외 글로벌 시장에 출시한다. 다양한 오브젝트를 생산하고 합쳐 섬을 꾸며나가는 머지 장르 모바일게임으로, 쿠야 캐릭터들이 주요 캐릭터로 등장해 게임을 진행해나가는 것이 특징이다.

쿠야는 온라인게임 시장 초기부터 탄생한 '쿵야'를 글로벌 시장에 맞게 개명한 캐릭터다. 쿵야는 2001년 '캐치마인드'에서 아바타로 처음 등장했고, 2003년 '야채부락리'에서 게임의 주연으로 존재감을 높였다. 

야채부락리는 시골 마을을 배경으로 야채 모양 캐릭터 쿵야들의 일상을 다룬 캐주얼 게임이다. 출시 초기부터 귀여우면서도 강렬한 개성을 지닌 쿵야가 다수 등장해 이목을 집중시켰고, 남녀노소 호감을 가지는 캐릭터로 지금까지 이어져왔다.

이후 쿵야 어드벤처를 거쳐 애니메이션 '쿵야쿵야'가 2006년 KBS에서 방영되면서 대중적 인지도를 쌓았다. 다만 애니메이션 볼륨이 크지 않아 아쉬움이 남았고, 더욱 다양한 이야기를 보고 싶다는 요구가 지속적으로 나왔다.

쿵야가 '핫한' 키워드로 떠오른 시기는 뜻밖에도 올해 7월 하계 올림픽이었다. 김연경, 김제덕 등 스포츠 스타들이 인터넷 화제를 장악하면서 선수 캐릭터를 'XX쿵야' 같은 식으로 닮은꼴을 찾아 캐릭터화하는 유행이 벌어졌다. 

네이버 트렌드에 따르면, 올해 7월과 8월 사이 '쿵야' 키워드 검색량은 최근 5년간을 통틀어 압도적으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넷마블 역시 같은 시기 굿즈 신제품으로 관련 캐릭터들을 출시하며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섰다.

그 전부터 실존 인물을 쿵야화하는 움직임은 알음알음 있었다. 아이돌 계열에서 자신의 애정 대상에 쿵야 캐릭터를 붙이면서 즐기던 것이 올림픽으로 이어진 것. 쿵야가 콘셉트에 따라 다양한 캐릭터로 나뉘고, 각자 개성이 확고하기 때문에 가능한 트렌드였다.

반면 쿵야를 능동적으로 이용하는 게임은 오랫동안 아직 나오지 못했다. 캐치마인드가 쿵야 캐릭터를 활용한 대표적인 게임이지만, 아바타와 수집 콘텐츠 제공에서 그 역할이 머무르고 있었다. 2019년 출시한 쿵야 캐치마인드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렇기 때문에 '머지 쿠야 아일랜드'의 중요성은 커진다. 캐릭터를 메인 콘텐츠로 내세운 동시에, 현재 해외에서 트렌드로 자리잡은 머지 장르를 도입했다. 오브젝트를 키워나가는 재미가 있으면서도 캐주얼한 게임성이 특징이기 때문에, 쿠야 캐릭터의 매력을 반영하기 적합할 것으로 분석된다.

'쿵야'가 '쿠야'로 이름을 바꾸게 된 가장 큰 요인은 글로벌 브랜드화였다. 영어권 소비자들 사이에서 쿵야가 발음이나 어감 면에서 난점이 있었고, 더 편하고 좋은 어감의 '쿠야(KUYA)'로 다가서겠다는 것. 머지 쿠야 아일랜드가 글로벌 출시를 앞두고 있기 때문에 사전 밑작업의 의미도 공존한다.

아직까지도 쿵야로 유명한 국내 정서를 감안하면, '쿠야' 지명도를 공격적으로 올리는 것이 주요 과제로 꼽힌다. 아직까지도 구글에서 '넷마블 쿠야'를 검색하면 '이것을 찾으셨나요?' 안내와 함께 쿵야 이름이 뜬다. 새로운 이름이 자연스럽게 입에 붙을 경우 국내외 시너지는 더욱 커질 가능성이 엿보인다.

캐릭터 IP가 곧 콘텐츠 IP의 힘으로 연결되는 시대다. 잘 구축된 캐릭터는 10년 이상의 사업모델이자 문화 현상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 재기넘치는 유망주 '쿠야'가 몸에 맞는 게임을 만나 잠재력을 터트릴 수 있을지, 연말 게임계의 핵심 관전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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