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랑말랑한 MMORPG를 유지하기 위해' 신규·복귀 이용자들의 부담감 줄이기 위한 장치

[게임플] 스마일게이트RPG의 대표작 '로스트아크'가 지난 22일 유물 등급 장신구 구매에 필요한 '페온' 소모량을 대폭 줄여 눈길을 끌었다.

페온이란, 거래나 경매 등을 이용할 때 구매자가 부담하는 수수료 개념의 특수 화폐로 1개당 10 크리스탈을 요구해 현금 혹은 게임 주요 재화인 골드로 크리스탈을 구매해 얻을 수 있다.

해당 페온은 남아 있는 거래 횟수, 아이템 등급, 티어 등에 따라 자동 설정되고 최초 입찰 시에만 소모된다. 

최종 스펙 요소인 유물 등급 장신구를 구매하기 위해선 35개의 페온이 필요하다. 이용자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30개(270 크리스탈) 묶음 상품을 구매해도 5개가 부족하며, 100개(850 크리스탈) 묶음 상품을 구매해도 어중간하게 5개가 부족한 수량이다.

로스트아크에서는 캐릭터 1개당 5개의 유물 등급 장신구를 착용하므로 기본 210개의 페온이 소모된다.

이를 현금 환산 시 약 41,250원 소모. 골드로 크리스탈을 구매할 수도 있지만, 현금으로 연결되는 부분에서 다른 재화에 비해 부담감이 더욱 크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여기에 확률성 능력치를 가진 '어빌리티 스톤'과 '팔찌'를 구매할 때도 페온이 필요하고 MMORPG인 만큼 게임 플레이 시간이 지속될수록 캐릭터의 세팅을 다양하게 맞춰줄 필요가 있으므로 신규 및 복귀 이용자 뿐만 아니라, 기존 이용자들에게도 페온에 대한 압박은 점점 더 커질 수밖에 없다.

골드의 가치 하락도 한몫한다. 금일(23일) 기준 로스트아크의 최종 콘텐츠는 5~6관문 기준 1520레벨인 '몽환군단장 아브렐슈드 레이드(노말)', 캐릭터 성장 기준으로는 1590레벨이다.

MMORPG에서 재화의 가치는 대부분 상위 이용자가 얼마나 시장 내 재화를 지속적으로 소모하느냐에 따라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현재 상위 이용자들은 대부분 무기를 최종 레벨까지 성장시킨 후 골드 소모 시스템인 품질 작업도 마무리한 상태라 시장에 골드가 계속 쌓이면서 골드의 가치가 하락하는 상황이다.

골드의 가치가 하락하면 수요 대비 공급이 현저히 부족한 아이템의 시세는 당연히 올라가게 된다.

개발팀 입장에선 신규 이용자들이 보다 쉽게 적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최우선이기 때문에 골드 수급량이 제한적인 신규 및 복귀 이용자들을 위해 페온 소모량을 감소시킨 거라 볼 수 있다.

또한, 9월 로드맵에 예정된 콘텐츠인 '에스더 무기'가 이 상황을 조금 더 완화해 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지난 로아ON mini에서 로스트아크 금강선 총괄 디렉터는 "에스더 무기는 로스트아크에서 가장 강력한 무기로 많은 투자와 노력을 요구한다"며 "이때 아이템의 성능보다 많은 노력에 시선을 집중해달라"고 말한 바 있다.

즉, 에스더 무기는 최상위층 이용자들을 저격한 아이템이며, 이를 위해 최상위층 이용자들이 시장 내 골드를 지속적으로 소모한다면 골드의 가치가 상승하고 자연스럽게 아이템의 시세도 하락해 신규 이용자들이 아이템을 구매하기 수월해지는 것이다.

물론, 여타 MMORPG에서 기존 아이템의 구조 변경은 다음 상위 아이템 출시를 위한 사전 작업이라 각종 커뮤니티에서는 이 부분에 대한 우려가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하지만 현재 로스트아크에서 유물 등급 장신구는 각인, 품질, 특성 옵션에 따라 희귀도가 높은 편이고 유물 등급 장신구와 최종 콘텐츠의 위치 그리고 하이퍼 익스프레스로 유입된 신규 이용자들의 콘텐츠 진행 상황을 미뤄보면 상위 등급 장신구 출시는 개발팀 입장에서도 꺼내기 어려운 카드다.

관련해서 금 디렉터는 "MMORPG는 흐름에 따라 항상 말랑말랑하게 건드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페온 소모 감소 정책도 말랑말랑한 MMORPG로 발전하기 위한 하나의 조치로 보이는데, 국내 최고의 게임으로 우뚝 선 로스트아크가 앞으로도 어떤 운영으로 이용자들을 만족시키고 발전해 나갈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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