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에서 게임성 찾기 어렵다고?"에 대한 짜릿한 응답

[게임플] 월드 플리퍼가 한국 시장에서 9일 기동했다. 플레이 시작과 동시에 재미는 찾아온다.

월드 플리퍼는 일본의 사이게임즈가 2019년 자국에 먼저 출시한 모바일 액션 RPG다. 프린세스 커넥트! Re:dive에 이어 카카오게임즈와 사이게임즈의 두 번째 협업이다. 특히 한국은 물론 글로벌 서비스까지 카카오게임즈가 직접 담당해 눈길을 끈다.

게임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핀볼'이다. 플리퍼를 조작해 파티원들을 적에게 튕겨보내고, 콤보와 스킬을 이용해 전략적으로 전투를 벌인다. 도트 화풍의 그래픽에서 각 세계를 오가며 모험을 펼치는 이야기도 볼거리다.

튜토리얼 전투부터 심상치 않음을 느끼게 된다. 유저가 할 일은 캐릭터를 쏠 방향을 정하고 타이밍 맞춰 누르는 것이다. 각도와 캐릭터 특성에 따라 전투 변수는 쉬지 않고 튀어나온다. 신선한 전투의 쾌감, 그것은 카카오게임즈가 자신감을 가지는 이유다.

전투의 장점은 간단한 조작감에서 나온다. 세로화면에서 한 손으로 간단하게 잡고 플레이가 가능하며, 기본 액션을 원터치만으로 할 수 있어 모바일에 최적화된 형태다. 여기에 스킬을 사용할 때 슬라이드하는 손맛과 타격감도 독보적이다. 

월드 플리퍼의 사운드도 흥을 돋우는 공신이다. 메인 테마곡은 오래 들어도 질리지 않을 만큼 훌륭하고, 모험 과정에서 각 세계의 특색에 맞게 흘러나오는 음악도 분위기를 살린다. 적에게 맞고 튕겨나갈 때의 효과음, 강력한 스킬의 폭발음도 전투에 어우러지면서 최고의 타격감을 만들어낸다.

조작은 간단하지만, 변수는 무궁무진하다. 파티는 메인 3명과 서브 3명으로 총 6명 구성인데, 모든 캐릭터는 고유 스킬과 함께 6개 중 하나의 속성을 가진다. 그에 더해 성장하면서 오픈되는 어빌리티까지 있다. 

아무 캐릭터나 파티로 구성해 키워도 초반 3~4월드까지는 무난히 통과하지만, 강력한 적이 나타나면 조합 고민이 시작된다. 어느 덱이나 유용하게 쓰이는 베론 같은 캐릭터도 있지만, 대부분은 조합에 따라 장단점이 살아나므로 자연스럽게 덱 연구가 이뤄진다.

각종 시스템 중에서도, 메인-서브 캐릭터의 스킬이 조합되는 유니존 시스템은 경우의 수가 무한에 가깝게 존재한다. 게임 이해도가 늘어날수록 머리를 쓰는 즐거움이 늘어나는 요소다.

예를 들어, 빛 속성 마법사 에리야의 스킬은 모두 맞출 경우 엄청난 대미지를 입히는 광탄이다. 다만 스킬이 부채꼴로 퍼지기 때문에 아주 가까이 붙지 않는 이상 제대로 쓰기 어렵다. 그런데 같은 속성의 키라는 적에게 바로 접근하는 스킬을 가졌다. 각자의 스킬 성능은 평범한 수준인데, 둘을 붙여 유니존 스킬을 쓰면 돌진과 동시에 광탄 '풀 히트'가 가능해져 최상의 시너지를 낼 수 있다.

이런 식으로 무수한 조합이 만들어지며, 익히 알려진 모범 덱이 아니라도 유저 각자의 캐릭터 풀에 따라 창의적인 활용이 가능하다. 모든 콘텐츠를 덱 하나로 처리할 수는 없기 때문에 조합과 전략으로 해답을 찾아나가는 것이 월드 플리퍼의 묘미다.

월드 플레이에서 가장 재미있게 즐길 만한 콘텐츠는 보스 배틀 멀티플레이다. 보스는 혼자서도 잡을 수 있지만, 룸을 열거나 다른 유저의 룸에 들어가 함께 싸울 수도 있다. 무엇보다 룸을 오픈한 유저 한명만 스태미너가 소모되므로 무조건 이득이다.

비슷한 타이밍에 스킬을 쓰면 발동하는 체인 시스템이 멀티플레이의 꽃이다. 일정 체인이 넘어갈 경우 보스에게 기절 등 특수효과도 함께 걸리는데, 최대 9체인이 들어가면 효과나 연출 모두 큰 만족감을 준다. 마치 레이드를 하는 것 같은 팀플레이를 느끼기 충분하다.

멀티플레이에서 아쉬운 점은 있다. 일본 지역에서도 고질적 문제였는데, 랜덤 모집이 너무 적은 수의 유저에게만 알림이 가기 때문에 웬만하면 친구들을 충분히 팔로잉한 뒤 룸을 열어야 한다는 것이다. 서비스를 계속하면서 매칭 시스템 개편이 함께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월드 플리퍼는 일본 서비스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그 이유에 게임성의 잘못은 없었다. 운영에서 큰 실수만 없었다면, 초반 픽업 정책이 예측 가능한 수준이었다면 출시 초기의 뜨거운 열기가 이어졌을 것이라는 안타까움이 많았다. 

카카오게임즈의 글로벌 서비스는 그 'IF'를 현실로 만들어낼 가능성이 높다. 과금 효율은 오히려 일본 지역보다 비약적으로 좋아졌다. 저렴한 월정액과 할인 패키지가 다수 추가됐고, 앞으로 얻어야 할 캐릭터만 미리 준비할 수 있다. 초창기 캐릭터 상당수가 일본에서 지금까지도 쓰이고 있으므로 향후 육성 부담도 적다.

PvP 콘텐츠가 없고 협력만 있기 때문에 다른 유저와의 비교 없이 자기만의 모험을 즐기기에 최적화된 게임이다. 카카오게임즈가 성공적으로 '초월 운영'을 선보인다면, 단점이 없는 재미가 만들어질 수 있다. 게임성 있는 모바일게임에 목마른 유저들에게 자신 있게 월드 플리퍼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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