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에서 가장 핫한 키워드 '밸런스를 관리할 때 개발자가 반드시 익혀야 할 요소들'

[게임플] 게임에서 가장 핫한 키워드는 무엇일까?

과금 모델, 확률형 아이템, 신규 업데이트 등 다양한 키워드가 거론될 수 있지만, 게이머들을 가장 뜨겁게 달아오르게 만드는 요소는 단연 '밸런스'일 것이다.

밸런스는 마치 뫼비우스의 띠처럼 절대 해결될 수 없다. 콘텐츠, 캐릭터, 지형, 아이템 등이 각기 다른 개성과 특징을 가지고 있기에 흔히 '황금 밸런스'라 불리는 완벽한 상황을 결코 구현될 수 없다.

이렇기에 개발팀은 수많은 요소들을 고려하면서 밸런스를 최대한 조정하는 작업을 거듭하는데, 과연 게임 개발자들은 어떻게 밸런스를 바라볼 지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내기 위해 이번 NDC2021에선 넥슨코리아 라이브 운용 연구실 소속 조찬만 게임 디자이너가 직접 야이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시스템 디자이너로 업무 중인 어느 날 조 디자이너는 '전투 테스트를 하게 장비 아이템을 다양하게 만들어주세요'라는 업무 요청을 받게 된다.

그것을 작업하면서 클래스, 전투, 스킬에 대한 이해도가 있어야 하고 능력치의 가치를 알아내기 위한 대미지 공식과 아이템의 효율 등 다양한 지식이 필요했다.

당시 그런 것들을 잘 알지 못했던 그는 문제점에 직면했다. 전투 테스트를 진행하면서 이런저럼 문제점과 피드백을 받게 되면서 '왜 이런 일들이 발생할까?'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다.

결과적으로 아쉬웠던 그는 원인과 흐름을 파악했다. 먼저 '지시 받은 작업 → 해당 영역 한정 고민 → 해당 영역 기준대로 해결'로 업무가 진행되니까 문제점이 발생했다고 판단했다.

그는 A, B, C라는 무기의 밸런스를 각각 '평범한 공격력과 옵션 효율이 좋은 형태(A)', '옵션 효율은 부족해도 공격력이 소폭 높고 특수효과로 공격 적중 시 일정 확률 추가 피해가 발동하는 형태(B)', '공격력과 옵션 성능은 낮지만 피격 시 일정 확률 자신의 체력을 회복하는 일정량 회복하는 형태(C)'로 설정했다.

이러한 세 가지 무기 타입은 무기 간의 밸런스는 어느 정도 맞게 됐고 각 무기의 능력과 효과를 고려했을 때 각각의 개성도 갖춘 문기가 됐다.

아이템만 보면 밸런스가 어느 정도 맞을 수 있으나, 여기서 캐릭터가 연결되면 새로운 문제가 발생한다. C 무기를 힐러가 장착하면 방어와 회복에 더욱더 치중하면서 도망만 다니는 편향된 플레이가 가능했던 것이다.

게다가 딜러 중에 굉장히 빠른 공격속도를 지닌 클래스가 B 무기를 사용하면 빠른 공격 속도로 인해 발동 효과가 너무 많아지고 B 무기의 효율이 처음 산정했던 크기보다 훨씬 초과되는 문제도 발생했다.

사실 이런 문제를 해결할 때 각 특수효과 발동 시에 쿨타임을 부여하는 방법이 있고 당시에도 이러한 비슷한 방법을 택했다.

하지만 그는 디자인 과정에서 이러한 문제가 발생할 거란 예측을 미리 하지 못했던 것이 바로 한정된 영역에서 기준을 만들어 작업을 했기 때문에 발생했던 문제였다고 분석했다.

이외에도 다양한 밸런스 업무를 진행했으나, 매번 '몬스터가 너무 강하다', '장비 성능 체감이 부족하다', '캐릭터 스킬이 별로 좋지 않다'는 피드백이 돌아왔다.

이유는 상호작용에 대한 고려 미숙, 기준의 부재를 꼽을 수 있다. 게임은 대부분 전체와 상호작용하는 것이 보편적이다. 무기를 만든다고 무기 분야에서만 바라보면 정상적으로 밸런스가 잡혀가기 어렵다.

그리고 무엇보다 게이머마다 상대적인 주관적으로 해석하고 주관에 의해 변경도 가능하다. 즉, 기준이 있어야 위치를 어디로 변경할 지 판단 및 관리가 가능한 것이다.

조 디자이너는 이번 발표에서 밸런스를 설계할 때 기준을 세우는 방법과 상호작용을 고려해 전투 밸런스를 관리하는 자신만의 스타일을 공유했다.

그는 밸런스 설계 기준을 '전투의 호흡'과 '강함의 역치'로 세웠다. 전투의 호흡은 대등한 수준에서 일어나는 적정 전투 시간을 이야기한다. 전투의 시간이 너무 짧으면 재미를 느끼기 어렵고 전투 시간이 너무 길어진다면 지루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적절한 전투 시간 동안 콘텐츠가 이뤄져야 충분히 스킬을 활용하면서 전투의 몰입도가 절정에서 끝나게 된다.

그는 1대1 PvP 기준 사용 가능한 스킬 또는 콤보나 연계기를 기준으로 최소 2~3 사이클 내외로 사용 가능한 시간이 이상적이라고 예를 들었다.

전투 호흡의 설계 기준은 각종 전투 상황이나 콘텐츠 별로 밸런스 디자이너가 의도하는 기준을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때 조 디자이너는 '적정한 전투의 호흡은 밸런스 디자이너 혼자 정하는 것이 아니다', '디렉터를 포함한 개발팀 전체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수집한다', '의견 청취를 통해 가장 극대화 되는 재미를 찾는다'는 과정을 강조했다.

강함의 역치는 밸런스 디자이너가 설계한 전투의 호흡이 플레이어의 장비 교체나 스킬 향상 등을 통해 전투의 호흡이 깨지게 되는 현상을 말한다.

밸런스 디자이너는 이 역치를 발생시킬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잘 이해하고 관리해 플레이어에게 지속적으로 더 강해지고자 하는 목표를 만들어주고 동기부여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역치를 만드는 방법은 무수히 많다. 밸런스 디자이너는 자신이 만들고 있는 역치가 게임에 적절한지, 활용했을 때 효율적으로 관리해 플레이어에게 성장 피드백을 잘 줄 수 있는지 충분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

그는 대미지 공식을 설계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명중&회피', 액션 게임에서 자주 언급되는 '경직', MMORPG에서 중요시 되는 '레벨 편차에 의한 가중치 설계'를 대표적으로 소개했다.

단순한 계산식으로 명중과 회피 관계를 구현하지만, 조 디자이너는 이 계산식보다는 이 계산식에서 생겨나는 변수를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말했다.

대상에게 피해를 입혔을 때 행동을 취소시키고 피격 모션을 발동시키는 경직은 클래스의 평타 기준 1회 타격으로 입힌 피해량이 일반 몬스터 HP의 20% 이상일 때 사용되며 대미지 공식과 같이 특별한 계산식을 이용했다.

마지막으로 레벨 편차 가중치 설계는 공격자의 레벨과 방어자의 레벨의 차액에 따라 대미지에 가중치를 주는 방법을 뜻한다.

대미지 공식, 경직 설계보다 복잡한 계산식을 보여줬지만,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크게 어렵지 않고 원리만 알고 있다면 원활하게 어디든 적용할 수 있는 계산식이었다.

그는 이러한 레벨 편차에 의한 가중치는 최종 대미지에 가중치를 주는 방법 이외에도 적중 판정, 각종 능력치의 연산 과정에 보정 효과로 집어넣어 능력치의 효율 편차를 더욱 증가시키는 방법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전투력을 설계하고 전투력 편차에 의해 대미지 보정을 주는 방법, 속성을 부여하고 속성에 따른 가중치를 주는 방법, 속성을 부여하고 속성에 따른 가중치를 주는 방법도 존재한다.

조 디자이너는 "역치를 설계하는 여러 방법들이 중요한 이유는 밸런스를 조금 더 효율적으로 설계하고 관리하기 위한 방법들로 활용할 수 있어 익혀두면 유용하다"고 전했다.

가장 재미가 극대화되는 시점으로 전투의 호흡을 설계해 그것을 기준 밸런스로 삼았다면 성장하는 과정을 통해 이 호흡에서 벗어나는 구간.

즉, 플레이어가 목표로 삼아 성장할 수 있는 역치 구간들을 잘 설계하는 것이 중요해지고 플레이어는 전투의 호흡을 깨는 경험을 통해 자신이 더 강해졌다는 체감을 느끼게 되는 동시에, 성장에 대한 재미로 이어지게 된다.

이때 주의할 점은 많은 역치 포인트를 설계하면 다양한 목표점이 생겨 좋을 거 같지만, 너무 욕심을 부린다면 밸런스 설계 규모와 작업량이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될 수 있다.

게다가 그는 팩터의 종류가 늘어날수록 역치의 민감도가 클수록 고려할 사항들이 많아지기 때문에 효용성과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한계치를 잘 파악해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관리에 대해선 현실을 예로 들었다. 회사 출·퇴근이라는 (콘텐츠)가 있다고 가정하면 도보, 자전거, 개인 차량, 대중교통 등을 다양한 (수단)을 이용할 수 있다. 그리고 이 수단에는 비용과 시간이 각각 다르다. (연구)

이러한 콘텐츠와 가용 가능한 수단 중 하나를 택해 추구할 수 있는 목표는 이동 시간을 더 단축한다, 최소 비용으로 이동한다 등이 발생된다.

출·최근 수단 선택의 사례는 목표를 향한 동기부여를 만드는 원리를 설명하는데 우선 수단을 보면 플레이어의 상황에 맞춰 단계별로 목표 설정이 가능한 구조로 되어 있다. 또한, 각 목표마다 체감 가능한 피드백이 잘 설계되어 있다.

이것을 게임으로 적용하면 던전이라는 콘텐츠를 공략하기 위해 성장할 수 있는 레벨 및 아이템(수단)을 연구하는 동일한 구조로 반영된다.

이때 각 수단에 적용시키는 역치 발생 방법들에 대해 서로 상대적인 영향을 주고 상호작용하게 된다는 점을 항시 유의해야 한다.

이렇듯 기준을 설계하고 관리한다면 '몬스터가 너무 강한 것 같다'는 피드백을 받을 경우 '기준값 대비 이 몬스터는 이 위치에 있으나, 이 위치를 N만큼 하향하겠다'라고 답변할 수 있고 '장비 성능 체감이 안 되는 것 같다'라는 피드백은 '이 장비는 기준값 대비 OO%인데, 이 값을 조절해 성능을 N만큼 높이겠다' 등의 명확한 답변이 가능하다.

그는 처음 밸런스 업무를 담당하게 됐을 때의 느낌을 떠올렸다. 그는 두근거림, 설렘과 걱정이 교차하는 시기라고 말했다.

처음에는 의욕에 가득 차 의미도 파악하지 못한 채 있어 보이지 않을까 싶어 공식을 설계하는 것에 매몰되는 경우도 있고 피드백에 휘둘려 무의미한 재작업만 반복하는 일도 발생해 미지의 괴물을 결과물로 만들어내는 상황도 마주하게 될 거라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본인의 시행착오와 경험을 통해 익힌 일부이지만, 같은 경험을 하고 있거나 밸런스 디자이너를 목표로 노력 중인 차세대 게임 개발자 꿈나무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강의를 마쳤다.

이렇듯 게임에서의 밸런스는 단면적인 것만 보고 모든 것을 판단할 수 없다. 개발자도 수많은 요소와 변수를 바라보며 디자인을 맞추는 것. 

이용자들의 니즈와 개발자들의 의도가 서로 부합되는 밸런스 상황을 만들기는 굉장히 어려운 과제이지만, 어느 게임이든 최대한 노력해 이용자들은 만족을, 개발자들은 보람을 느끼는 밸런스 조정이 이뤄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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