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에 업계가 갖고 있던 게임과 게이머에 대한 인식을 깨뜨려야 한다

[게임플] 최근 산업이 계속 발전해 나감에 따라 빅 데이터 분석, AI, 로봇공학, 3차원 프린터, 블록체인, VR과 AR 등 새로운 기술 혁신이 일어나 사람들은 이를 ‘4차 산업혁명’이라고 부른다.

4차 산업혁명은 게임업계에도 많은 혁신을 가져왔다. 분산 컴퓨팅 기술 기반의 원장 관리 기술인 ‘블록체인’을 활용하는 게임이나 VR과 AR을 활용해 만들어낸 3차원 가상 세계에서 즐기는 메타버스가 가장 대표적이다.

이는 이전부터 PC나 콘솔, 모바일로만 게임을 즐겨온 사람들에겐 다소 생소할 수 있는 영역이지만 그만큼 게임의 영역이 넓어지면서 장르나 즐기는 방법이 다양해지고 있다.

금일(9일) NDC에선 넥슨 신규개발 총괄 김대훤 부사장이 기조 강연을 맡아 이러한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변화된 게임 시장을 되돌아보고 앞으로 게임이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하고자 ‘4차 산업혁명 시대 게임의 정의’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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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NDC는 온라인으로 선보이게 되었다. NDC 외에도 많은 부분이 디지털화되어 언택트 생활권으로 넘어오고 있다. 점점 빠르게 다가오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게임의 정의와 그 안에서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게임은 오락실 게임에서부터 게임기와 인터넷PC로 즐기는 게임, E-스포츠, 스마트폰에 이르기까지 언제 어디서나 즐길 수 있는 형태로 변화해왔다. 우리는 게임의 형태가 변해도 이 모든 것을 게임으로 인식한다. 지금도 게임의 변화는 계속되고 있다.

이렇듯, 요즘 놀이와 취미들이 게임인지 아닌지 고민하게 되는 부분이 있는데 이 고민 자체가 무의미하기도 하다. 빠른 디지털 전환과 상호작용성의 강화는 결국 각기 다른 영역에 있던 취미생활 간의 경계를 허물고 있는 것은 아닐까? 

기존에는 게임들이 게이머들을 놓고 게임끼리 경쟁하는 것이었다면, 이제는 대중을 놓고 모든 여가시간의 놀이거리들과 경쟁해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

게임업계는 이런 상황에서 어떤 시도를 하고 있으며 기존 게임이라는 것의 정의와 게이머라는 대상을 넘어, 모든 사람들이 여가시간에 즐길 수 있는 무언가가 되기 위한 시도는 무엇일까? 

이를 위해서 기존 ‘게임’과 ‘게이머’에 대해 업계가 갖고 있던 시각과 방식을 바꿔야 할 수도 있다. 기존 게임과 게이머에 대한 인식을 깨뜨려야 한다.

예를 들어, AR과 IP의 조합을 통해 기존에 게임을 하지 않았던 사람들도 게임이라는 것을 하게끔 만들었던 ‘포켓몬고’, 혹은 메이저 개발사들이 바라보고 있지 않았던 타겟층에게 가장 적합했던 장난감들을 적절하게 디지털화하여 새로운 시장으로 만든 ‘로블록스’도 예시가 될 수 있다.

기존에 ‘게임’이라고 부르는 영역을 잘하는 것은 중요하다. 그러나 동시에, 모든 것의 경계가 없어지는 시점에서 우리에게 닥친 숙제는 기존 게임의 영역을 넘어 모든 사람들이 즐기는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게임의 강점은 상호작용성에 있다. 이는 사람이 가진 기본욕구를 충족시키는 것과 연관된다. 사람은 자신의 행동과 생각을 평가받고 싶어하는 근본 속성이 있다. 게임은 상호작용을 통해 이러한 니즈를 풀어주는 취미생활 중 하나다. 

플레이어와 직접적인 상호작용에 따라 내용이 입체적으로 변화하며, 다른 플레이어들과 경쟁/협력을 하는 등 사회적 상호작용을 경험하게 되고, 이러한 상호작용은 다양한 인터페이스와 기술적 지원을 통해 극대화되어 강렬한 몰입감을 선사한다. 이것이 바로 게임의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상호작용성을 잘 살릴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기술의 발전과 함께 상상만 하던 상호작용을 현실 속으로 들여올 수 있는 미래가 다가오고 있다. 

VR/AR을 통해 직접 현실처럼 행동을 통해 상호작용할 수 있는 방식이 여러 가능성을 열어 주고 있으며, 클라우드/스트리밍 기술을 통해 게임플레이 영상을 보던 중 플레이 버튼을 누르면 설치과정도 없이 보고 있던 시점부터 플레이가 가능한 방식의 게임도 생각해볼 수 있다. 

또한 AI가 마이크나 카메라로 플레이어를 관찰하면서 그 사람의 기호를 판단하면서 스토리 전개를 만들어내는 방식도 가능할 것 같다. 비전 인식 관련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서 얼굴 표정이 나의 감정표현이자 또 하나의 컨트롤러로 작동할 수도 있다. 

이처럼 각종 기술의 발전은 상상으로만 존재하던 상호작용을 현실로 만들어줄 수 있다. 이를 통한 강렬한 몰입과 체험은 게임을 더 매력적으로 만들 무기가 될 수 있다.

넥슨 신규개발본부에서도 여러 가지를 고민 중에 있으며, 앞에 나온 것 중 몇 가지는 이미 준비 중인 것도 있다. 

화상채팅과 단순한 감정표현 기능을 넘어 그것을 통해 사람들끼리 어울려 노는 상호작용을 강화한 형태의 프로젝트인 ‘FACE PLAY’, 창작자와 소비자의 영역을 허물어 누구나 상상을 현실화할 수 있는 방식의 놀이 방법을 고민하는 ‘MOD’가 그 예시이다.

넥슨은 새로운 경쟁시대에서 기존에 우리가 잘하고 있던 영역의 좋은 게임을 내기 위한 노력에 최선을 다함과 동시에, 게임회사들이 가진 강점을 강화하는 여러 시도들을 고민하고 있다. 

앞으로 게임이 어떻게 바뀌어갈지, 그리고 게임개발자는 어떤 생각을 하고 미래를 준비해 나가야할 지에 대한 고민을 말씀드렸는데, 이 강연을 통해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 대해 모두가 함께 고민해보는 계기가 되었기를 바란다.

정준혁 기자
아직 부족함이 많지만, 게임을 좋아하는 열정으로 열심히 하는 기자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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