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에 충실한 스토리와 비주얼 노벨만의 재미로 빠져들게 만들어

[게임플] 모바일 시장에서 비주얼 노벨 장르가 지속적으로 출시되고 있는 가운데, 시프트업 또한 비주얼 노벨 장르에 도전해보고자 신작 ‘그녀가 공작저로 가야 했던 사정(이하 그공사)’을 모바일 및 PC 플랫폼에 각각 출시했다.

해당 게임은 20017년에 연재됐던 웹소설을 원작으로 옥상에서 떨어져 죽은 주인공이 자신이 읽은 소설 속 조연이자 가까운 미래에 죽을 위기에 처한 ‘레리아나 맥밀런’으로써 살아남기 위해 공작과 계약한 이후 벌어지는 일을 다뤘다.

기자는 웹소설은 한 번도 본 적이 없지만, 평소 웹툰은 즐겨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해당 작품을 이번에 게임으로 처음 알게 됐기에 내용을 스포일러 당하기 싫어서 아무것도 보지 않은 채 게임을 진행했다.

게임을 처음부터 시작하면서 느낀 감상은 바로 신선함이었다. 이전에도 여러 비주얼 노벨 게임을 플레이해 봤으나, 대부분 캐릭터의 일러스트만 그려져 있고 대사에 따라 표정이나 행동이 변하는 모습만 담아냈다.

하지만 그공사는 시프트업이 데스티니 차일드에서 보여줬던 라이브 2D 개발 능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등장하는 모든 캐릭터가 생동감 있게 움직이도록 만들어 실제로 움직이는 듯한 느낌을 줬다.

게임을 진행할 때마다 캐릭터가 지속적으로 눈을 깜빡이거나 다양한 표정으로 계속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스토리를 보는 재미뿐만 아니라 캐릭터들의 움직임을 보는 재미를 더해 몰입감을 높였다.

대부분의 비주엘 노벨은 주연급 캐릭터들만 성우분들이 맡아서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그공사는 나레이션부터 주연급과 조연급 캐릭터들의 대사 모두 성우분들의 목소리를 입힌 풀보이스로 제작돼 스토리를 진행하는 내내 귀가 심심할 일은 없었다.

거기다 나레이션이 대체로 레리아나의 독백이다 보니 레리아나 성우분이 모든 나레이션까지 도맡았는데, 중간에 나레이션이 긴 문장으로 나오는 구간에선 말을 빠르게 하는 느낌이 들어 몰입감이 떨어지는 듯했다.

그래도 그 많은 나레이션과 대사를 성우분이 혼자서 다했다는 것을 생각하면 이런 불편함을 오히려 사소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스토리의 경우, 기자처럼 원작을 모르고 게임을 접한 사람도 충분히 흥미를 가지고 볼 수 있을 정도로 계속 붙잡고 보게 만드는 매력이 있었다.

중간중간 등장하는 의상 선택지와 대사 선택지에 따라 남주인공의 호감도를 얻는 것이 심리적으론 좀 묘한 기분이었지만, 나 자신도 레리아나 맥밀런으로 빙의해 그에 걸맞은 선택지를 선택해 진행하는 부분은 역시 비주얼 노벨에서만 느낄 수 있는 재미였다.

게임을 전체적으로 보면 스파인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캐릭터들이 생동감 넘치는 모습을 보여주는 부분이나 풀보이스로 진행되는 흥미진진한 스토리, 선택지에 따라 달라지는 엔딩과 스토리 등 처음 도전한 비주얼 노벨인 만큼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이미 원작이 있는 게임인 만큼 결국 주 타겟층에 원작 팬들이 포함돼 있을 텐데, 캐릭터 디자인에서 좀 더 원작에 가깝게 만드는 게 좋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

당장 기자와 같이 원작을 모르고 하는 사람들 입장에선 크게 문제가 될 부분은 없지만, 원작 소설과 웹툰 등으로 이미 그공사를 접한 팬들 입장에선 원작의 느낌을 느끼지 못해 아쉬울 수 있다.

물론 원작과 달라진 모습을 보고 즐기는 것도 하나의 묘미일 수 있으나 결국 게임으로 그공사를 접한 사람들도 나중엔 원작에 관심을 가지고 보러 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최대한 원작과 비슷한 느낌을 줘야 하지 않았을까 싶다.

그렇다고 게임 자체가 재미없거나 이상하다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평소 비주얼 노벨을 즐겨보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점차 발전해 나가는 비주얼 노벨의 변화를 느낄 수 있는 게임이다.

구매가 망설여지는 사람들을 위한 데모 버전도 존재하니 먼저 데모 버전을 체험해본 다음에 구매를 결정해도 늦지 않으니 관심이 있다면 망설이지 않고 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정준혁 기자
아직 부족함이 많지만, 게임을 좋아하는 열정으로 열심히 하는 기자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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