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성의 의미로 트럭·버스 시위에 모금된 비용 전액 이용자 이름으로 기부 의사 밝혀

[게임플] 무려 '14시간 30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진행된 넥슨의 대표 온라인 게임 '마비노기' 고객 간담회는 수많은 국내 게이머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간담회 개최는 언뜻 보면 쉬워보일 수 있어도 장소 채택, 방송 및 진행 장비 세팅, 코로나19 방역 검토, 사회자 섭외, 답변 대비, 제공 자료 준비 등 수많은 사전 작업을 요구하는 만큼 충분한 준비 기간이 필요한 행사다.

논란·사건이 발생해 마음이 급급한 이용자 입장에선 게임사가 다소 시간을 끌기 위해 간담회 개최를 미룬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이왕 개최하는 감담회를 제대로 성사시키기 위해선 물리적으로 준비하는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이번 간담회에서는 마비노기 이용자들도 남다른 준비를 했고 게임에 대한 애정을 한껏 느낄 수 있었다. 200건이 넘는 질문들과 정성스레 만든 PPT는 다른 게임 이용자들에게도 귀감이 되기도 했다.

이용자들은 약 16년 동안 즐겨온 마비노기 플레이 경험을 떠올리며 불편했던 부분을 지적하고 앞으로의 개선 방안까지 제시하면서 게임사와 이용자 모두 만족할 수 있는 방향성을 찾길 요구했다.

비록 개발진은 '검토하겠다', '내부 논의가 필요하다' 등 미래지향적 답변만 남겨 100% 만족할 만한 결과라고 볼 순 없지만, 이를 공감하고 앞으로의 방향성을 설계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고 전한 만큼 마비노기의 새로운 미래를 기대해 볼 수 있게 됐다.

또한, 직접 개발진을 마주하고 상세한 확률 정보 공개, 각종 콘텐츠 개선, 투명한 운영을 위한 프로세스 개편 등 다양한 요소가 어떻게 개선되고 있는지 들을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이용자들에게도 나름 의미 있는 자리이기도 했다.

관련해서 지난 15일 마비노기 민경훈 총괄 디렉터는 공식 홈페이지에 '간담회를 마치고 밀레시안 여러분께 드리는 글'이라는 공지를 게재했다.

민 디렉터는 "이번 간담회를 통해 마비노기에 대한 밀레시안 여러분들의 애정이 얼마나 큰지 다시 한번 깊게 깨달았고 개발팀 모두 그동안 부족했던 부분들을 절실히 되돌아보고 반성하는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

더불어, 그는 "이번 간담회가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라고 생각한다"며 "마비노기 개발팀은 앞으로 다양한 방식으로 여러분들과 주기적인 소통의 장을 마련하고 그 시작으로 올 하반기 조금 더 많은 분들을 직접 모시고 다양한 의견을 들을 수 있는 자리를 준비하겠다"고 마비노기의 부족한 부분들을 개선하겠다는 굳은 의지를 보였다.

공지를 끝으로 민 디렉터는 "지속적으로 다양한 채널을 통해 목소리를 내줬음에도 긴밀하게 소통하지 못한 개발팀의 책임에 깊게 통감한다"며 "괜찮다면 트럭·버스 시위에 모금한 비용 전액을 이용자 이름으로 좋은 곳에 기부하고자 한다"고 다시금 반성의 뜻을 남겼다.

이번 사건은 서비스 10여년 동안 쌓여온 게이머들의 앙금과 분노가 폭발하면서 발생했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마비노기의 새로운 미래를 개척하는 발판이 마련됐다고도 볼 수 있다.

이용자들의 애정을 느낀 개발팀이 앞으로 달라지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만큼 서로 만족할 수 있는 결과를 충분히 이끌어 낼 수 있을 거라 생각된다.

게임의 발전은 개발자, 이용자 어느 한 쪽으로만 치우쳐선 절대 이뤄낼 수 없다. 또한, 서비스 기간 동안 게임사가 100% 만족할 수 있는 운영을 유지하는 것도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렇기에 마비노기도 이용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그 내용을 적극 반영한 신규 업데이트를 꾸준하게 선보이고, 만약 아쉬운 결과가 우려될 경우 게이머들도 무조건 불만과 질타를 먼저 표하지 않고 더 좋은 방향으로 게임사를 이끌어 주면서 서로가 협력해 발전하는 게임 개발 문화가 형성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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