겜브릿지 도민석 대표 "게임으로 역사를 다루면 보다 많은 사람들이 알고 함께 공감할 수 있어"

[게임플] "게임은 경험의 미디어로 내가 직접 주인공이 되어 문제를 해결하며 모험을 하는 특징을 가진 만큼 이를 잘 활용한다면 다양한 세상의 이야기를 전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퍼즐 어드벤처 게임 '웬즈데이' 정식 론칭을 앞둔 겜브릿지 도민석 대표는 사회적인 이야기를 게임으로 풀어내면서 보다 많은 사람들이 역사에 대해 다시금 생각보고 함께 알아가는 시간을 가지길 원했다.

12월 1일 정오(12시)부터 스팀 플랫폼을 통해 발매되는 웬즈데이는 주인공이 타임루프를 통해 1일 간격으로 과거에 접근하면서 사건의 전모를 알게 되는 것이 특징이다.

플레이어는 다양한 퍼즐과 미니 게임을 해결하면서 단서를 얻을수록 전혀 예상하지 못한 진실과 마주하게 된다.

무엇보다 웬즈데이는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개발된 게임인 만큼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 온 세계 각국의 여성부터 군속, 포로 등 태평양 전쟁이라는 소용돌이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역사적 사건에 대해 알아갈 수 있다.

이에 따라 게임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목소리에 자연스럽게 공감할 수 있으며 일본군이 은폐하려는 진실을 밝혀내면 1992년 현재 상황도 점점 변하는 것이 흥미를 불러일으킬 만한 요소다.

최근 중국, 일본 등 역사 왜곡 사건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상황에서 웬즈데이는 게임이 가진 장점을 적극적으로 이용한 표본이다. 덕분에 지난 1월 텀블벅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약 1억 원의 후원 금액을 달성하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외부적으로 다소 민감할 수 있는 내용을 왜 게임으로 만들었느냐는 대한 질문에 "역사적 사실을 알고 이를 통해 플레이를 하면서 감동과 성취감을 제공하고 싶었다"며 오로지 좋은 게임을 만들기 위해 끝없이 달려온 겜브릿지.

웬즈데이에 대해 보다 자세하게 알기 위해 겜브릿지 도민석 대표, 황유정 작가, 김해인 기획자와 함께 이야기를 나눠봤다.

겜브릿지 김해인 기획자(좌), 도민석 대표(중), 황유정 작가(우)

Q. 겜브릿지는 어떤 회사인가? 회사의 역사 및 규모, 개발한 게임, 수행한 활동들도 함께 소개한다면?

도민석: 감동적인 경험을 전하는 임팩트 게임을 만들기 위해 16년 12월에 창업하게 됐다. 17년 2월에 출시한 '애프터 데이즈'를 시작으로 다양한 연구용 기능성 게임 프로젝트도 함께 제작 했다. 드디어 메인 작품으로는 두 번째인 '웬즈데이' 출시를 앞두고 있으며, 매년 2배 이상 성장해오고 있는 스타트업이다.

 

Q. 겜브릿지는 네팔 대지진 이후 생존자의 이야기를 그린 '애프터 데이즈'부터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그리고 있는 '웬즈데이'까지 사회적인 이야기를 다룬 게임을 만들어오고 있다. 이런 게임을 개발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도민석: 게임은 경험의 미디어로 내가 직접 주인공이 되어 문제를 해결하며 모험을 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게임의 특징을 잘 활용한다면 다양한 세상의 이야기를 전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개인적으로 어릴 때 부터 다양한 게임과 함께 성장하면서 감동을 받았고 교훈도 느꼈던 경험이 지금까지 올 수 있게 한 원동력이었던 것 같다. 

Q. 웬즈데이 이후 신작을 계획 중이라면? 어떤 작품을 생각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이번 웬즈데이처럼 역사를 다룬 게임이 될지, 아니면 다른 사회적인 이야기를 다룬 게임이 될지, 어떤 소재를 다룰 예정인지도 부탁한다.

도민석:  아직 웬즈데이 이후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생각해보지는 못했다. 그리고 이제는 전체 팀의 의견을 모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향후에 꼭 해보고 싶은 주제는 임진왜란 시기를 다루는 액션 어드벤처나 국경없는 의사회의 이야기를 다루는 시뮬레이션 장르도 도전해보고 싶다. 물론 팀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Q. 겜브릿지가 어떤 회사를 목표로 하고 있는가? 향후 방향성에 대해 듣고 싶다.

도민석: 모든 면에서 감동적인 게임을 만드는 게임 스튜디오가 되고 싶다. 우리가 정말 맛있는 음식을 먹거나 좋은 음악을 들을 때 "감동" 받는 것처럼 정말 좋은 게임은 감동을 전하고 이를 통해 우리의 메시지가 전달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개발의 수준을 높여 차세대 콘솔, PC 플랫폼으로 스토리, 액션 어드벤처 장르에서 성공하길 원한다.

 

Q. 본격적으로 웬즈데이에 대한 질문이다. 일본군의 전쟁 범죄, 위안부 피해자를 소재로 게임을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한 계기가 궁금하다. 게임 이름이 '웬즈데이'인 이유는?

도민석: 최초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 사실을 증언하신 故 김학순 할머님의 증언일이 1991년 8월 14일 수요일이었다. 그 후로 매주 피해자분들이 수요집회를 이어오고 계시고 이런 노력으로 2017년 12월 국회 본회의에서 국가기념일로 지정됐다. 저희는 이날을 기리기 위해 "수요일" 이라는 뜻의 제목을 짓게 됐다.

Q. 위안부 피해자라는 소재가 재미를 논하기에는 너무 슬픈 이야기이다. 자칫 잘못하면 많은 비판에 직면하기 쉬울 정도로 민감한 이슈라고 생각한다. 게임에서 풀어내는데도 여러 어려움이 있었을 것으로 보는데, 어떤 고민이 있었고 어떻게 풀어나가고자 했는지 알고 싶다.

황유정: '웬즈데이'는 '위안부' 피해자들의 역사를 포함해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군의 전쟁범죄를 기록하고 알리기 위한 취지에서 기획됐다. 저희가 처음 '웬즈데이'를 기획할 때 다짐했던 것이 '피해자에게 누가 될 게임이라면 만들지 말자'는 것이었다. 

질문처럼 슬픈 이야기이고 실제 피해자가 존재하는 역사이기에 한층 더 조심스럽게 접근했다. 이를 위해 주어진 시간 내에 많은 사료를 찾아보며 역사 고증에 최선을 다했다. '웬즈데이'는 추리와 퍼즐 요소를 통해 흥미진진한 긴장감과 재미를 주고 그 속에서 자연스럽게 역사를 체험할 수 있게끔 만들어진 게임이다.

말초적인 자극이나 피해자분들께 누가 될 수 있는 표현은 철저하게 배제했지만, 인터랙티브 콘텐츠로서 게임이 가져야 할 재미는 놓치지 않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Q. 역사적 사실을 다룬 게임인 만큼 철저한 고증이 필요했을 것 같다. 그러면서도 단순히 역사적 사실을 나열하는데 그치지 않고 게임으로서 플레이어가 선택하고 이끌어나갈 여지를 줄 필요가 있다. 역사적 사실을 고증하고 검증하는 과정, 이를 게임에 녹여내는 과정에 대한 설명, 그 과정에서 어떤 부분에 중점을 뒀는지 이야기하면 도움이 될 듯하다.

황유정: 고증의 경우 국내에 출간된 '위안부' 피해자분들의 증언집을 모두 읽는 것을 시작으로 관련 주제의 논문과 국가보고, 학술저널들을 통해 기반을 다졌다.

그 외 관련 내용의 서적, 신문, 인터뷰, 뉴스 자료도 참고했다. 게임의 배경이 외국이고 다양한 국적의 피해자들이 등장하기에 우리나라만이 아닌 외국의 사례들도 공부했고, 일본군이 자행했던 미군 생체 실험에 대한 정부 보고나 과거 인도네시아 잡지사가 출간했던 '위안부' 피해자 특집호 등 해외 기사와 출판물도 참고했다.

이러한 고증을 바탕으로 구성된 '순이 할머니의 서재'는 과거의 진실을 밝혀내기 위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과거에서 모아온 단서들을 현대의 서재에서 해석하며 순이 할머니는 점차 진실에 다가간다.

'동료들이 사라진 그날, 그 섬에서 무슨 일이 있었나'를 밝혀내는 과정에는 추리와 모험 요소가 담겨있고 적절한 아이템의 사용과 은신, 퍼즐을 통해 유저가 몰입할 수 있게끔 기획했다.

Q. 웬즈데이는 인도네시아 암바라와 수용소를 모티브로 한 가상의 섬 '사트긴 섬'에 있는 수용소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여러 강제 수용소 중에서도 인도네시아 암바라와 수용소를 배경으로 삼은 이유는 무엇인가?

황유정: 암바라와 수용소는 인도네시아에 있지만, 우리나라 독립열사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한이 서려 있는 곳이다. 암바라와 요새를 점령한 일본군은 요새를 연합군 포로 수용소로 바꾸고, 요새 앞에 3개동 44칸의 위안소를 급조했다.

한국인 피해자 13명이 끌려와 모진 고난을 당했던 위안소 건물은 현재 관광객 화장실로 쓰이고 있다. 추후 인도네시아에서는 암바라와 수용소를 동양의 콜로세움으로 개발할 예정으로 알려져있는데, 그렇게 되면 위안소 건물은 사라질 위험이 높다.

'위안부' 피해자들의 한이 서린 위안소 건물을 역사적인 의미가 있는 공간으로 기록하고 관심을 촉구하기 위해 게임의 배경으로 삼았다.

또한, '웬즈데이'에서는 조선인 군속들에 대한 내용도 비중있게 다루어지는데, 이 군속들이 이역만리에서도 '고려독립청년당'을 꾸려 독립운동을 했던 곳이 바로 '인도네시아'였다.

특히, 암바라와에서는 3인의 당원들이 의거를 일으켜 장렬히 전사하기도 했다. 이 분들을 모티브로 삼은 캐릭터 및 사건들이 '웬즈데이'에서 전개되기 때문에 암바라와 수용소를 배경 모티브로 삼은 이유도 있다.

도민석: 고증을 확인하던 중 인도네시아 '암바라와 의거'라는 독립운동을 발견하기도 했다. 실제로 당시 강제 징집되었던 조선인 청년들이 힘을 모아 거사를 치뤘지만 안타깝게 실패하고 자결한 사건이 있었다. 이러한 역사적 사건들을 게임에 담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Q. 특별히 모티브가 된 사건이나 배경이 있었는가? 한편으로는 위안부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모두 녹여낸 것인가 싶은 생각도 든다.

황유정: 모티브가 된 사건은 많았다. 故 김복동 할머님의 증언에서 발췌한 강제 채혈, 호박에 주사를 놓는 엉터리 간호훈련, 얀 루프 오헤른 님의 증언에서 발췌한 자발적인 삭발, 동료들의 이름을 적었던 손수건, 자신이 끌려갔던 섬의 이름조차 알 수 없었던 故 이복순 할머님의 사연, 고증 작업하며 여러 건 접했던 위안소 화재 기록, 고려독립청년당의 기록과 암바라와 의거, 중국 농안과 신징 지역에서 실시됐던 생체실험에 관한 논문 등 웬즈데이에 나온 많은 사건과 소재들은 80% 이상이 역사적 사건과 증언 속에서 기획된 것이다.

그러나 '웬즈데이'가 모든 '위안부'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녹여냈다고는 할 수 없다. 전세계적으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은 너무나 많고 그 피해 사례 역시 방대하기 때문이다.

고증을 하면 할수록 당시 피해자들이 겪어야 했던 현실의 참혹함에 치를 떨 수밖에 없었다. 적나라한 피해사실 묘사는 오히려 그분들께 누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자제하기도 했다.
즉, '웬즈데이'가 '위안부'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모두 녹여냈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웬즈데이'에 담긴 사건들은 대부분 그분들의 이야기 속에서 탄생했다.

Q. 주인공이 타임리프를 하며 과거를 바꾸고 그에 따라 현재의 모습이 조금씩 바뀌는 스토리를 보여준다.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법으로 타임리프를 선택한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황유정: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가 능동적으로 자신과 동료들을 구원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용을 담고 싶었으나, 당시의 낮은 여성 인권과 교육 수준상 그러한 캐릭터를 만들어 내기가 쉽지 않았다.

사기 및 납치, 인신매매를 통해 외국으로 끌려간 대다수의 '위안부' 피해자들은 외국어가 불가능했고 자신이 처한 상황을 이해하거나 타개할 만한 정보가 절대적으로 부족했기 때문이다.

이렇듯 당시 여성들이 처했던 절망적인 환경을 타개할 장치로 타임리프를 선택했다. 어떤 사람이 과거와 현대를 오가게 된다면, 그가 취할 수 있는 정보량은 대폭 늘어나게 된다.

미래에서 가져온 정보와 외국어 능력을 무기로 탈출을 도모하는 '순이' 캐릭터는 그렇게 만들어졌다. 타임리프라는 설정은 게임 내에 역사 정보를 아카이빙하고 절망적인 과거를 희망의 미래로 연결시키기 위해 꼭 필요한 설정이었다.

 

Q. 역사적 사실을 다룬 콘텐츠에 타임리프가 들어가면 역사적 문제를 조명하고자 하는 주제 의식이 흐려질 수 있다. 설득력과 짜임새 있는 스토리를 구성하기도 어려운 편인데, 스토리텔링에 개연성을 부여하기 위해 신경 쓴 부분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었는지 듣고 싶다.

황유정: '웬즈데이'의 타임리프에는 고유한 특성이 있다. 바로 한 번 타임리프를 할 때마다 하루씩 뒤로 돌아가게 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첫 타임리프로 돌아간 과거가 1월 7일이었다면 그 다음에는 1월 6일로, 그 다음번에는 1월 5일로 돌아가게 되는 식이다. 하루씩 더 과거로 돌아가기 때문에 게임의 진행 순서와 맞닥뜨리는 사건의 순서가 반대라는 특징을 갖게 된다.

이러한 구조 때문에 스토리 상에 헐거워지는 부분이 없도록 촘촘한 타임라인과 트리트먼트를 먼저 작성했고 시나리오 작업에 착수했을 때도 타임라인 엑셀창을 띄워 놓은 채 집필했다. 

Q. 타임리프를 소재로 한 게임은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른 다양한 이야기와 결말을 함께 준비하는 경우가 많다. 웬즈데이에서는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 다른 이야기와 결말을 볼 수 있는지, 아니면 선택의 여지 없이 하나의 이야기만을 체험하게 되는지 궁금하다.

도민석: '웬즈데이'는 싱글 엔딩이다. 멀티 엔딩이 가져다주는 재미도 물론 고려할 부분이었지만, 이 주제와 소재에 적합한 싱글 엔딩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 싱글 엔딩이다보니 이 자리를 빌어, 스포일러가 될 수 있는 장면들이 노출될 시 더 많은 분들이 게임을 즐기는데 어려움이 있다. 응원의 홍보 영상은 되도록 1~3회차까지로 만들어주시길 부탁한다.

 

Q. 엔딩은 게임에서 정말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웬즈데이는 메시지를 담은 게임인 만큼 엔딩에 더욱 심혈을 기울였을 거 같다. 엔딩을 만드는데 있어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무엇이었나?

황유정: 끝까지 게임을 플레이해준 유저들에게 감동과 성취감을 안겨주고 싶었다. 이와 함께 젊은이들이 이어받아야 할 역사적 책무에 대해서도 환기할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Q. 횡스크롤 포인트&클릭 어드벤처 장르로 만들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추가로 타임리프, 추리, 은신과 퀴즈 등 게임성 면에서 어떤 게임 혹은 미디어의 영향을 받았는지 궁금하다.

김해인, 황유정: 한 편의 영화처럼 '웬즈데이'를 표현하고 싶었다. 추리, 퍼즐, 은신 요소가 있었기 때문에 이에 맞는 장르로 횡스크롤 포인트&클릭 어드벤처 장르를 선택했다.

타임리프라는 소재에 있어서는 여타의 게임들보다는 웹소설이나 드라마의 영향을 좀 더 받은 것 같다. 게임 컨셉 아트를 잡을 때 영향을 준 게임은 '반교'와 '인사이드'가 있다.

특히, 역사를 바탕으로 만들어낸 게임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 중 하나인 '반교'는 웬즈데이를 만들 때 많은 영감을 제공했다. 그러나 공포 게임인 '반교'와 '웬즈데이'의 지향점이나 스토리 표현 방식은 다를 수밖에 없기에 게임 플레이에서 얻을 수 있는 재미 또한 많은 차이가 있을 것이다.

Q. 코로나19가 게임 개발에도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 겜브릿지 역시 코로나19로 인한 재택근무 전환으로 웬즈데이의 출시일을 미루기도 했다. 실제로 어떤 어려움이 있었는가?

도민석: 설 연휴 이후 심각해진 상황 때문에 2월 1일부터 전원 재택근무로 전환했다. 하지만 정확하게 재택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는 상황에서 전환한 바람에 협업툴, 화상회의, 원격근무 방식 등 배우고 적응해야할 일들이 많았다.

또한, 모션캡처 촬영을 해야하는데 코로나19 방역 단계가 심각 단계여서 스튜디오 섭외가 되지 않아 일정에 차질을 빗기도 했다. 자금적으로도 현금 흐름이 나빠지고 들어와야 할 자금 일정들이 최대 3개월씩 연기되면서 운영에 상당히 애를 먹기도 했다.

 

Q. 국내 이용자들에게 위안부 문제를 널리 알리는 일도 중요하지만, 해당 역사적 사실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해외에 관련 내용을 알릴 수 있다면 더욱 의미가 있을 것 같다. 현재 영어 지원은 예고된 상태인데, 향후 일본어나 중국어, 네덜란드어, 인니어 등 다양한 언어를 지원할 계획이 있고 해외 출시 계획도 듣고 싶다.

도민석: 중국, 일본, 유럽 3개 언어 등 추가 언어 번역을 준비 중이다. 내년 상반기 중으로 꾸준히 추가 언어 지원과 업데이트를 한다는 계획이다.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에서 알려져야 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해외 게임쇼, 게임 컨퍼런스, 미디어 등 적극적으로 소개할 계획이다. 

 

Q. 한국인 캐릭터가 주인공인 만큼 영문 번역으로는 의미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한국식 표현도 있을 것이다. 번역 과정에서 특별히 어려움은 없었는가?

도민석: 영문 번역가가 영어토론대회 국가대표다. 해외에서 오래 거주한 덕분에 네이티브와 한국인의 장점을 모두 가지고 있다. 다만, 게임은 번역 후에도 게임을 직접 플레이 해보면서 맥락에 맞는 표현으로 수정하는 작업이 필요해서 작업 기간이 예상보다 길어지게 됐다. 

 

Q. 게임 외적으로 해외 이용자들에게 위안부 관련 자료를 제공할 계획이 있는가? 

도민석: 저희가 참고한 고증자료들을 모두 레퍼런스로 달아놓았다. 그래서 관심이 생긴 분들이라면 충분히 관련 자료를 검색하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향후에 필요하다면 설명집 등을 제공할 수도 있을 것 같다.

Q. 다양한 플랫폼 중 스팀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향후 다른 플랫폼으로 출시할 계획도 있는지 궁금하다. 

도민석: 글로벌에서 가장 많은 게이머들이 사용하는 플랫폼이면서 스토리 어드벤처 장르가 성공할 수 있는 플랫폼이기에 스팀을 선택했다. 서비스를 하면서 21년에는 모바일 버전도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추가로 Xbox 게임 패스 등 콘솔도 기회가 된다면 서비스하면 좋겠다. 

 

Q. 텀블벅 펀딩부터 게임 출시 전에 진행한 비플러스 대출형 펀딩까지 성공적으로 마치면서 많은 플레이어의 지지 속에서 게임을 출시하게 됐다. 현재의 소감이 어떤지 듣고 싶다.

도민석: 웬즈데이는 총2차례의 펀딩을 통해 약 1억 4천만원을 투자 받았고 텀블벅에서는 3,551명의 후원자님들이 힘을 모아주셨다. 제 기억상 올해 7월 기준 국내 게임 크라우드펀딩 사상 최다후원자 수로 알고 있다. 

또한, 10대~20대 분들이 80%이상 후원을 해주셔서 더 의미가 남다르다. 코로나19 상황에서 다들 힘든 시기에 적지 않은 투자를 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사실 이러한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이 없었다면 웬즈데이 같은 게임을 만들 상상이나 할 수 있었을까 생각한다.

국내 젊은 게이머들이 바라는 게임이 어떤 것인지 알 수 있어서 더 힘을 받은 것 같다. 출시 후에도 계속 업데이트 해서 좋은 게임으로 남고 싶다. 감사합니다.


Q. 후원자와 투자자에 대한 보상은 어떻게 준비되고 있나요?

도민석: 텀블벅 후원자님들께는 약속했던 굿즈와 게임 스팀키가 모두 제공됐다. 스트레치 골로 잡은 언어 지원은 내년 상반기까지 계속 업데이트 할 계획이다.

이번에 열었던 비플러스 대환 펀딩은 투자자들에게 내년 1분기까지 굿즈를 보내드리기로 해서 준비 중에 있다. 추가로 게임 엔딩 크레딧에 닉네임 기재와 게임 속에 후원자님들의 존재를 담은 곳들이 있다. 게임에서 확인하실 수 있을 것이다.

Q. 지난 9월 16일부터 27일까지 후원자를 대상으로 CBT를 진행했고 퍼즐, 은신 난이도 등을 조정했다고 언급했다. 당시 플레이어들의 반응을 자세히 듣고 싶다. 

김해인: CBT이후에 가장 많이 수정된 것은 선택지 시스템과 은신이다. 선택지 시스템은 CBT 이전과 달리 정답과 오답에 따라 패널티를 부과했으며, 게임을 좀더 긴장감 있게 플레이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게 변경됐다.

은신의 경우 기존에 짧고 쉬웠던 버전을 개편해 좀 더 어려워지고 게임을 직접 조작하는 즐거움을 줄 수 있도록 변경됐다.

도민석: 버그가 있었던 CBT 버전에서도 심금을 울리는 평가를 해주신 테스터들 덕분에 창업 후 처음으로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 베스트 리뷰는 저희 개발팀이 항상 담아두고 힘들 때마다 꺼내보며 힘을 얻고 있다. 

황유정: 완벽하게 다듬어지지 않은 CBT 버전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분들이 따뜻한 응원의 말씀을 남겨주셔서 정말 많은 힘이 됐다. 특히, 시나리오를 세밀하게 보시고 칭찬을 남겨주신 분들이 많아서 작가로서 뿌듯함을 느꼈다. 이 자리를 빌려 테스트에 참여해주신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Q. 게임 출시 이후 게임의 이야기를 확장할 DLC 콘텐츠를 계획 중인가?

도민석: 일단 지원 언어를 확장하고 모바일 버전을 개발하면서 서비스 영역을 넓혀갈 계획이다. 그 후에 개발팀에서 아이디어와 여유가 생기면 다른 캐릭터들의 이야기를 담은 미니 콘텐츠를 추가해 볼 수는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것이 언제 추가된다고는 아직 확실하게 답변하기 어렵다.

 

Q. '반교'는 게임으로 많은 인지도를 얻으면서 영화나 드라마로도 제작됐다. '웬즈데이'의 시나리오와 관련해 영화사에서도 관심을 보였다고 들었다. '웬즈데이'의 영상화 계획이 있는지, 혹시 진행 중이라면 밝힐 수 있는 부분이 있는지 궁금하다.

도민석: 작년 KBS 뉴스 보도 이후 중국의 한 영화사에서 웬즈데이 시나리오에 관심을 보여 검토 중이었다. 그런데 코로나19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제작 스케쥴 변동이 불가피해져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 내부에서도 '반교'처럼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까지 갈 수 있다면 좋겠다. 게임 출시 후 평가를 보면서 영화 제작사와 논의해볼 수 있을 것 같다.

 

Q. 단순한 역사적인 사실을 알리는 교육용 콘텐츠의 역할을 하려는 것인지, 제작진이 의도한 다른 측면이 있는지 궁금하다. 추가로 플레이어들이 웬즈데이를 통해 무엇을 느꼈으면 하는가?

도민석: 게임은 플레이어가 게임 속 주인공이 되는 경험을 준다. 그래서 웬즈데이에서 플레이어는 '순이' 할머니가 되어 친구들을 구하기 위해 위험을 감수한다.

이 과정에서 게임에서나마 성취감을 드리기 위해 노력했다. 힘들고 지옥과도 같은 과거로 돌아갔지만 그런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친구들을 구해내기 위한 '순이' 할머니의 감정이 매주 수요일 거리에서 외치는 피해자분들의 절규와 맞닿아 있다고 생각한다.

황유정: 역사 고증 및 아카이빙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고 말초적인 자극은 배제하였기에 교육용 콘텐츠로서의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역사에 관심 있는 청소년들이 플레이한다면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웬즈데이'의 기본은 게임성과 재미를 갖춘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이 게임을 통해 전쟁범죄에 대한 경각심과 역사의식을 일깨우는 한편, 재미와 감동을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

김해인: 인게임 적으로는 교육적인 측면과 게임적인 측면을 함께 가져가려고 애썼다. 순이가 미래의 정보를 과거로 가져가는 게임적 구성중 하나인 책장과 수첩의 시스템은 그 자체로 스토리를 이해하는 재미로써의 역할도 하지만 역사적 사실을 아카이빙 하는 측면을 지니기도 한다.

Q. 흔치 않은 소재이기에 많은 관심을 받아왔다. 다만, 이것이 실제 성과로 이어질지는 의문이 들기도 하다. 출시 이후의 성과 목표는 어떻게 되는가? 흥행 성적이 아닌 다른 의미의 목표도 알고 싶다.

도민석: 게임 개발자로서 지속 가능하기 위해서는 투입된 제작비 이상의 수익을 회수해야 한다. 시장에서 어떻게 평가 받게될지 두렵지만 최선을 다했으니 어떤 결과라도 받아들이고 다음 작품을 위해 또 도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계획된 언어 지원과 모바일 등 플랫폼 확장을 하면서 계속 이용자들의 의견을 듣고 더 좋은 작품을 만들기 위한 투자 유치, 인재 영입으로 성장하고 싶다.

 

Q. 개발 기간은 어느 정도 걸렸나?

도민석: 최초의 아이디어부터 보면 만 2년이 걸린 것 같다.

 

Q. 웬즈데이를 기다리고 있는 플레이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자유롭게 부탁한다.

도민석: 게임을 통해 감동을 드릴 수 있는 게임 스튜디오로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응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매주 수요일은 '웬즈데이' 플레이 하는 날로 삼아주길 바란다.

황유정, 김해인: 지금까지 성원해주신 분들이 계셔서 만들 수 있었던 게임이다. 텀블벅 후원자들, 비플러스 투자자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 세상에 없던 게임을 보다 잘 만들어보겠다. 앞으로도 함께 만들어 갔으면 좋겠다. 게임적으로 좋은 플레이 경험을 드리기 위해 많이 힘썼으니 많이 플레이 부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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