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플] 지난 25일 2020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4강전에선 탑 e스포츠(TES)와 수닝의 LPL 내전이 펼쳐졌다.

이미 담원 게이밍이 G2 e스포츠를 물리치고 결승전 티켓을 거머쥐어 LCK 입장에선 다소 편하게 관전할 수 있었던 만큼 LPL 팀의 강점과 약점 분석에 집중한 분위기였다.

수닝과 TES가 보여준 경기에서 KEY 챔피언은 '리 신'이었다. 최근 성장형 정글 챔피언이 주를 잇는 메타에서 LPL 팀은 '릴리아', '그레이브즈'와 같은 2020 월드 챔피언십 핵심 정글 챔피언 대신 '리 신'을 선택했다.

1경기에서는 수닝이, 2경기에서는 TES가 보여준 리 신들의 활약은 대단했다. 각 팀의 리신들은 상대의 핵심 챔피언들을 궁극기로 끄집어내는 플레이로 교전에서 승리하거나 불리한 상황을 역전하기도 했다.

특히, 1경기 수닝의 경우 상대의 초반 노림수에 정글의 동선과 갱킹이 망가져 해설진들도 리 신이 활약하기 어렵다고 분석했지만, 6레벨 이후 궁극기를 활용한 기습과 교전에서의 활약으로 그 분석을 보란듯이 깨뜨렸다.

초반 빠른 기습도 LPL의 강점이다. 챔피언의 특징과 무관하게 LPL 팀은 G2 e스포츠처럼 초반부터 상대의 기를 꺾으려는 시도를 많이 보인다. 

G2 e스포츠는 이를 무리하게 시도하다가 고스트 선수에게 더블 킬을 내주는 상황이 벌어졌는데, LPL 팀은 G2 e스포츠보다 정교하게 진입하는 만큼 이 부분에서의 강점이 두드러진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운영적인 면에서 취약점을 보였다. TES를 물리치고 결승에 오른 수닝은 글로벌 골드 4~5천씩 차이를 보일 때 스노우볼을 제대로 굴리지 못해 2천 차이로 좁혀지는 상황을 많이 제공했다.

이는 자칫 교전에서 원거리 딜러와 미드 챔피언이 허무하게 죽어버렸다면 TES에게 역전을 당할 수 있었다는 의미다.

담원 게이밍의 경기를 보면 유리한 상황에서 오브젝트를 확실하게 챙기고 상대에게 역전의 발판을 제공하지 않는다. 오히려 자신들이 해야 할 것을 정확하게 판단한 후 정교하게 상대와의 격차를 벌려나간다.

그런 의미에서 G2 e스포츠와의 경기처럼 담원 게이밍이 자신들의 피지컬과 리딩으로 초반 상대의 기습을 잘 받아친다면 무난하게 승리할 수 있을 거라 예상한다.

모든 LPL 팀이 아닌 수닝의 한정이지만, 현재 메타에서의 핵심 챔피언을 잘 사용하지 못한다는 것도 약점이 될 수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이 부분은 상대 입장에서 밴핀 전략을 까다롭게 만드는 만큼 장점과 단점이 모두 될 수 있는 양날의 검이다.

2경기에서 수닝은 릴리아, 그레이브즈 등 최근 메타에 적합한 정글 챔피언이 남았어도 리 신, 자르반과 같은 초반부터 스노우볼을 굴리지 않으면 경기를 풀어내기 다소 어려운 챔피언을 선택했다.

물론, 결승전을 대비해 담원 게이밍에게 자신들의 챔피언 폭에 대한 분석을 힘들게 만들겠다는 의도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결승 진출이 걸린 4강전 마지막 경기에서 그레이브즈, 릴리아가 남았어도 '이즈리얼'을 1픽에 올렸다는 것을 AP 정글 챔피언에 대한 숙련도가 떨어졌기 때문이라는 가능성이 더 높다.

한편, 담원 게이밍의 캐니언 선수는 릴리아, 그레이브즈, 킨드레드, 헤카림 등 AP, AD 관계없이 다양한 챔피언을 잘 다룬다. 게다가 LPL의 자랑인 '리 신'으로도 캐니언 선수가 멋진 모습을 그간 보여줬던 만큼 정글의 챔피언 폭이 수닝에게 비수를 꽂지 않을까 생각한다.

4강전에서 수닝이 보여준 잭스, 자르반, 아칼리 등으로 좋은 활약을 펼쳐 걱정하는 팬들도 많이 보이지만, 담원 게이밍은 선수들 개인의 스타일 자체를 확장시켜 전혀 다루지 않을 것만 같은 챔피언으로도 상대를 압도하는 경기를 많이 보여줬다.

이렇듯 객관적인 데이터에서 담원 게이밍이 우세를 보인 만큼 지금까지 보여준 경기력을 그대로 유지한다면 오랜만에 LCK가 월드 챔피언십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영광스런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