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험시설 제외로 숨통은 조금 트였으나 조건부 영업으로 업주들의 고통은 여전히 지속

[게임플]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2.5단계에서 2단계로 하향됨에 따라 PC방이 고위험시설에서 제외됐으나, 업주들의 고통은 여전히 이어지는 분위기다.

지난 13일 정부는 14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2단계로 낮춰 시행하고 오는 28일부터 2주간 특별 방역 기간으로 방역 관리를 보다 철저하게 진행한다고 전했다.

하향 조치를 결정한 이유는 지난 사랑제일교회 집회 이후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점점 감소하는 동시에, 자영업자 및 소상공인들의 피해가 날이 갈수록 커져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PC방 영업이 중단되자 사람들이 PC가 설치된 숙박업소에 시선을 돌리기 시작했는데, 이 기회를 노려 불법적으로 PC방 시설을 갖춰 운영하는 숙박업소 일명 '게임텔'이 성행하는 것도 이유 중 하나다.

특히, 게임을 즐길 공간을 찾던 미성년자들이 게임텔을 이용하는 사례가 적발되면서 게임물관리위원회는 불법 PC방 영업을 진행한 숙박업소를 불시 단속을 진행한 바 있다.

이번 조치로 고위험시설에서 제외된 PC방은 미성년자 출입금지, 좌석 띄워앉기, 음식 섭취 금지 등 방역 수칙을 의무화한다는 조건 하에 영업이 가능하다. 만약 핵심 방역수칙을 위반하는 경우 집합금지 조치 또는 300만 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해당 조치는 9월 27일까지 한시적으로 적용된다. 다시 코로나19 확산세가 증가할 경우 2.5단계 상황으로 돌아가 영업을 할 수 없게 된다.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조치 상황보다는 숨통이 조금 트이긴 했으나, PC방 업주들은 정부의 조치에 대해 반발하는 상황이다. 

PC방 협회는 14일 국회에서 운영조건 해제 및 실질적인 피해보상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PC방 협회 측은 "운영조건에 너무 답답함을 느낀다"며 "앞으로 2주간 PC방의 주수입원인 학생 손님과 음식물 판매를 불허하는 조건은 문은 열어놓고 장사는 하지 마라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라는 입장을 냈다.

정부가 제시한 재난지원금도 형평성 문제를 거론했다. 정부는 재난지원금으로 일반업종 100만 원, 제한업종 150만 원, 금지업종 200만 원씩 책정했다. PC방 협회 입장에선 영업을 꾸준하게 진행한 업종과 전면 금지당한 업종이 100만 원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것이 불합리하다는 조건이다.

카카오게임즈 남궁훈 대표는 협회 반발에 공감했다. 남궁 대표는 "현재 PC방 요금은 시간당 1천 원도 받지 않는 곳들이 많다"며 "맥주 무한리필집이 맥주로 이익을 남기는 게 아니라 안주로 수익이 보전되는 것과 같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정부가 내린 조치는 맥주 무한리필집을 다시 오픈할 수 있으나 맥주만 팔고 안주 판매는 금지하는 것과 같다"라고 비유했다.

PC방 업주들의 고통을 조금이나마 해소하고자 게임업계에서도 발 벗고 나서는 가운데, 카카오게임즈와 펍지주식회사는 오는 22일부터 총 1개월 간 해당 사업주의 PC방에서 소진된 사업주 요금(이하 D코인)을 무료 D코인으로 환급해주기로 했다.

전국 카카오게임즈 PC방 가맹 사업주들은 별도의 신청 없이 자동으로 9월 22일부터 10월 21일까지 총 1개월간 사용된 PC방 D코인의 100%를 무료 D코인으로 환급받게 된다.

펍지주식회사가 개발한 '카카오 배틀그라운드' 와 그라인딩 기어 게임즈의 '패스 오브 엑자일' 등 카카오게임즈 PC방 서비스 게임이 그 대상이다.

오랜 시간 대한민국 PC게임 산업의 한 축으로 자리 잡아온 PC방은 게임을 즐기는 건전한 문화 공간이기에 함께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고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뜻을 모았다는 것이 카카오게임즈와 펍지주식회사의 설명이다.

관련해서 남궁 대표도 "힘든 상황 속에서 고생하는 방역 당국 입장에서 갖가지 사회의 요구를 모두 받아들이기 힘들겠지만, 정부는 PC방 사업의 수익 구조를 감안하면서 정책을 결정해줬으면 좋겠다"며 "앞으로도 카카오게임즈는 PC방을 지원할 수 있는 상생 방안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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