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부셨던 상체 활약' DRX가 우승을 위해 꼭 해결해야 할 바텀 듀오 컨디션 난조

지난해 같이 롤드컵 가자고 약속했던 김대호 감독과 쵸비 정지훈 선수 [출처 - DRX 공식 유튜브]

[게임플] 리그오브레전드의 국내 리그 ‘2020 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가 젠지와 DRX의 준결승전에서 DRX가 젠지를 꺾고 결승전 및 롤드컵 진출을 확정지으며, 지난해 김대호 감독과 "이번엔 롤드컵 좀 같이 가죠"라고 약속했던 쵸비 선수의 한 마디가 현실로 지켜졌다. 

이번 플레이오프에선 모두가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는데, 바로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던 T1이 와일드카드에서 아프리카에게 패배해 5등으로 마무리한 것이다.

T1은 이번 서머 시즌에 다소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며 만년 미드 라이너였던 페이커 대신 신인 클로저를 투입하고, 정글도 신인인 엘림을 출전시켜 이를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보였다.

늘 정규 시즌에 불안한 모습이나 잘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도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면 정규 시즌과는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며 우승을 차지해 팬들로부터 신뢰를 얻어와 이번에도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만큼 많은 사람들이 이번에도 T1이 우승할 것이라 예상했다.

하지만 아프리카가 예상치 못한 챔피언 픽과 전술을 선보이며 T1을 마지막까지 압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3세트에서 아무런 시야도 없는 상황에서 미스틱이 궁극기를 통해 커즈의 카서스를 잡아내거나, 카서스 궁극기로 죽을 위기에 처한 스피릿을 기인이 궁극기로 살려내는 등 경기내내 감탄밖에 나오지 않았다.

그렇게 아프리카로 인해 T1의 롤드컵 진출 확정이 꺾인 상황에서 아프리카가 젠지에게 3대0으로 완패를 당해 아프리카가 롤드컵을 확실하게 갈 수 있는 방법인 우승을 노려보지도 못하고 결승전 이후 진행되는 선발전에서 시드를 확보해야 한다.  

DRX의 롤드컵 진출 확정이 걸려있는 젠지와의 경기는 그 어느때보다도 치열한 경기가 펼쳐졌다. 먼저 1세트에선 초반부터 표식의 릴리아가 갱킹을 통해 게임을 조금씩 풀어나가면서 미드에서 벌어진 교전으로 연이어 킬을 챙겨 먼저 성장하기 시작했다.

이후 쵸비의 루시안이 상대 딜러들이 버티지 못할 정도의 공격을 퍼부어 적을 압도했으며, 바론을 처치하고 미드를 밀고 나갔으나 룰러가 펜타킬을 달성할 정도로 거세게 저항해 본진을 지켜냈지만, 다음 바론에서 DRX가 또다시 바론을 처치하고 주요 딜러들을 처치하면서 밀고 나가 승리했다.

비디디가 질리언을 픽을 한 것이 눈에 띈 2세트엔 라이프의 세트가 질리언의 E스킬 ‘시간 왜곡’을 통해 빠르게 적에게 접근하는 등 다양한 활약을 펼쳤는데, 9분에 벌어진 전령 싸움에서 DRX가 4명이 잡힌 이후부터 게임이 젠지에게 기울기 시작했다.

결국 21분만에 글로벌 골드 1만 차이가 난 상황에서 DRX가 바론을 시도해 상황을 뒤집어보려 했으나, 젠지에게 저지당하면서 젠지에게 바론 버프를 내어주고 그대로 밀고 들어오는 젠지를 막지 못하고 젠지가 2세트를 가져갔다.

이어진 3세트에선 케리아가 칼날비 브라움을 통해 빠르게 패시브 스킬을 발동시켜 라인전을 가져가려고 했는데, 룰러와 라이프가 반격하면서 바텀의 주도권이 완전히 젠지에게 넘어갔다.

이후 용을 잡는 척 낚시를 통해 바텀을 한 번 더 잡아내고, 연이은 싸움에서 클리드의 헤카림이 종횡무진 활약하며 또다시 DRX를 압도해 드래곤의 영혼까지 얻어내면서 DRX는 별다른 저항도 하지 못한 채 25대4라는 킬 차이를 보이며 3세트마저 젠지가 챙겼다.

그러나 이어서 진행돼야 할 4세트가 콘텐츠 전송네트워크에 문제가 발생하면서 경기의 진행이 약 3시간가량 늦춰져 대회용 서버가 아닌 라이브 서버에서 나머지 경기를 진행하는 것으로 결정돼 4세트를 진행했다.

기존에는 자주 사용하지 않는 픽들을 선보인 DRX는 초반부터 바텀 싸움에서 이득을 챙기고, 이어진 전령 싸움을 통해 일방적으로 킬을 얻어내 정글 주도권을 확실하게 잡으면서 정글이 3레벨 차이가 벌어지면서 역으로 DRX가 젠지를 힘으로 누르며 동점 상황을 만들어냈다.

결승 진출을 위한 마지막 승부가 벌어진 5세트에서 DRX는 2세트에서 실패했던 세나-브라움 조합을 다시 꺼냈지만, 젠지가 바텀 다이브를 통해 3명을 잡아내면서 또다시 주도권을 잡아냈다.

이후 연이은 드래곤 한타에서 서로 킬과 드래곤을 주고받으며 두 번째 바다 드래곤에서 드래곤을 뺏겼지만 DRX가 젠지 주요 챔피언들을 잡아낸 뒤 바론을 처치해 이득을 만들어냈고, 또다시 벌어진 드래곤 한타에서 젠지가 바다 드래곤 영혼과 한타를 승리해 젠지가 매우 유리한 상황이 만들어졌다.

하지만 32분에 바론을 치고 있는 젠지를 DRX가 이를 저지하기 위해 바로 바론으로 돌진했으나 바론을 먹는 것은 저지하지 못했다. 그래도 바론을 처치한 젠지를 전부 잡아내는데 성공하면서 곧바로 라인을 밀고 나가 게임을 마무리하며 결승전 진출과 동시에 롤드컵 최소 2시드를 확보하며 롤드컵 진출을 확정 지었다.

표식과 케리아라는 두 명의 신인을 데리고 리빌딩한 뒤 롤드컵 진출에 성공한 DRX는 롤드컵 진출 이전에 다시 한번 넘어서야 할 벽인 담원과의 결승전을 앞두고 있다.

전문가들은 서로 1승 1패를 기록했지만 2라운드에서 압도적인 패배를 경험한 DRX는 결승전에서 담원이 준비한 전략 이상으로 다른 전략을 준비하지 못한다면 어려워 보일 것이라 평가하고 있다.

무엇보다 바텀 라인의 컨디션 하락을 극복하는 것이 DRX의 최우선 문제다. DRX는 이번 젠지와의 대결에서 바텀 라인이 정규 시즌 1라운드에서 보여줬던 압도적인 라인전 능력을 선보이지 못해 5세트 내내 주도권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고, 이는 드래곤 주도권으로 이어졌다.

듀오 간의 호흡도 중요하지만, 최근 데프트 선수는 허리 디스크 악화로 인해 컨디션도 악화되면서 진료를 받았던 시기부터 기량이 점점 떨어지기 시작했다. 케리아 선수도 이에 영향을 받은 탓인지 상대 서포터보다 로밍과 지원 속도가 늦는 모습을 자주 보였다.

젠지와의 경기에서도 사실 상체가 주도권을 차지하지 못했다면 경기 결과가 달라졌을 수도 있었다. 그만큼 힘든 경기를 펼쳤던 DRX 바텀 듀오는 최종 승리 끝에 감정에 북받쳐 눈물을 흘렸고 이를 본 팬들은 결승전에선 더 멋진 모습 기대한다며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하지만 우승 트로피를 둔 경쟁에선 한 치의 양보가 없기에 철저한 준비가 필요한 만큼, 현재 LCK 최강으로 군림한 담원과 쵸비의 역대급 캐리로 결승에 진출한 DRX가 과연 결승전에서 어떠한 전략을 준비해 팬들의 눈을 호강시켜줄 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정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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