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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 2.0] 응원과 격려가 필요한 e스포츠 팬 문화여전히 쏟아지는 악플과 비난 'e스포츠 발전을 위해선 근절 방안이 반드시 필요해'
문원빈 기자 | 승인 2020.08.28 16:16

[게임플] 코로나19 확산 사태를 기회로 '온택트'라는 강점을 가진 e스포츠가 급성장하는 가운데, 최근 누리꾼들 사이에서 e스포츠 팬 문화에 대한 문제가 고찰 주제로 다뤄지고 있다.

e스포츠는 나이 불문 다양한 세대들이 게임을 즐기는 만큼 그 규모가 방대하게 커져 올림픽 공식 종목 추가에도 거론될 만큼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에게 조금씩 스포츠성을 인정받기 시작했다.

다만, 규모가 커지는 만큼 함께 따라올 필요가 있는 팬 문화가 다소 아쉽다는 평가다. 모든 e스포츠 팬들을 지목하는 것은 아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매 경기 결과에 따라 선수들을 비방하는 팬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많은 선수들이 비방, 악플로 큰 상처를 받는 상황. 그중에서 가장 시달리고 있는 선수는 단연 T1 '페이커' 이상혁 선수일 것이다.

전성기 시절 천재적인 재능과 꾸준한 활약으로 전 세계 수많은 게이머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은 '페이커' 선수는 세월이 흐르면서 예전처럼 상대 선수를 압도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페이커 선수가 전성기 시절의 모습을 보여주는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 페이커 선수는 다소 떨어진 피지컬을 노련함으로 극복했고 지난 LCK 스프링 시즌에는 그것이 통해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지만, 이번 서머 스플릿에서는 아쉽게도 와일드카드전에서 떨어졌다.

선수들은 절대 패배를 위해 게임을 하지 않는다. 서로가 승리를 위해 경기에 최선을 다하는 만큼 승리하는 팀이 있는 반면, 패배하는 팀이 생기기 마련이다.

이러한 선수들의 마음을 무시하고 적정선을 넘은 일부 팬들의 반응이 선수들의 마음을 후벼판다. 커뮤니티 기사를 보면 'BJ 활동이나 해라', '은퇴해라', '벤치에만 앉아라' 등 여러 악성 댓글을 확인할 수 있다.

같은 팀 동료인 '테디' 박진성 선수는 지난 인터뷰에서 "아마 악성 댓글에 가장 시달리는 사람은 페이커 선수일 것이다"며 "저도 경기 결과에 따라 비난을 받긴 하지만 페이커 선수가 얼마나 힘든지 가늠할 수도 없다"고 답변할 정도였다.

보다 못한 e스포츠 구단들은 직접 칼을 꺼냈다. 지난 10일 T1은 공식 커뮤니티 채널을 통해 소속 선수들을 포함해 코치진, 직원들을 향한 인신공격, 비하, 모욕, 조롱 등 악성 비난을 용납하지 않고 구단 차원에서 조처를 한다는 안내문을 공표했다.

네티즌들의 반응은 '건전한 e스포츠 문화를 위해선 꼭 필요한 조치'라며 긍정적이었다. 또한, 그들은 '타 팀의 팬들이 자신이 응원하는 팀을 조롱하는 경우도 많다'면서 이를 막기 위해 다른 팀들도 T1과 같은 대응을 원한다는 피드백을 남겼다.

관련해서 한화생명e스포츠, DRX 등 다른 구단에서도 선수 보호를 위해 법적 대응을 고려 중이며, 일부 게임 구단은 별도 발표 없이 바로 악성 비난 게시물 및 댓글 작성자에 대한 법적 대응을 준비하는 것을 보면 이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다.

사실 이러한 문화가 e스포츠와 한국에서만 펼쳐지는 것은 아니다. 대표적인 예시로 해외 축구가 있다. 10년 넘게 축구계를 호령하던 '리오넬 메시'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30세가 넘은 현재도 '득점왕', 'O 경기 연속 골' 등을 기록하면서 전성기 못지않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10년 전 보여준 이들도 나이를 먹으면서 기량이 떨어지는 자연 현상을 피할 순 없었다. 리오넬 메시 기준 전성기 시절에는 5~6명의 수비수를 제쳤다면 이제는 2~3명의 선수를 벗겨내는 수준이다.

물론, 이 실력도 다른 선수들 기준에선 최고 수준이지만, 이들의 기대치에는 한참 부족한 기량인 것은 사실이다.

두 선수는 모두 각 소속팀의 부진과 어우러져 이번 유러피안 챔피언스 리그에서 16강, 8강의 문을 넘지 못했다.

특히, 리오넬 메시가 소속된 바르셀로나의 경우 8강전에서 바이에른 뮌헨에 8대2로 패배하는 역대 최악의 수모를 겪었는데, 이에 수많은 축구 팬들이 리오넬 메시를 향해 비난을 쏟아냈다.

이는 페이커 선수가 와일드카드전에서 패배한 후 나타난 반응과 매우 흡사했으며, 이러한 팬 문화가 전통 스포츠 분야에서도 벌어진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사례다.

앞서 언급했듯이, 각 구단들이 선수 보호를 위해 강경한 태세를 취한 덕분에 예전보다 악플과 비난이 현저히 줄어들긴 했지만, 아직도 선수들과 그들의 부모님에게 큰 상처를 입힐 수 있는 게시물과 댓글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코로나19 확산 사태 이후 전 세계 전통 스포츠 경기가 중단 혹은 연기되는 상황에서도 e스포츠는 전통 스포츠가 가질 수 없는 '온라인'이란 장점을 적극 이용해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게이머이자, 게임 기자의 입장에선 게임이 앞으로도 세상에 무궁무진한 발전을 가져다줄 거라고 믿고 있다. 모든 사람들이 이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기 위해선 가장 눈에 띄는 e스포츠의 문화 의식도 함께 발전할 필요가 있다.

선수들을 지지하는 팬이라면 처참한 경기력을 보였을 때 비판할 수 있다. 하지만 비판을 가장한 비난은 자신의 이미지를 깎아내리고 상대에게 상처만 입히는 행위일 뿐이다.

팀을 위해! 다른 팬들을 위해! 자신을 위해! 응원하는 팀이 승리했을 땐 축하와 칭찬을, 패배했을 땐 격려와 위로 그리고 피드백을 보내는 건전한 응원 문화가 e스포츠 시장에 단단하게 형성되길 기대해본다.

문원빈 기자  moon@gamepl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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