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점 금지법 위반을 외치는 에픽게임즈 vs 이에 강경하게 대응하는 애플' 싸움의 결과는?

[게임플] 게임 및 게임엔진 개발사 에픽게임즈와 모바일 앱 플랫폼의 대표사 구글, 애플이 모바일 앱 수수료 문제를 두고 제대로 맞붙었다.

에픽게임즈 '팀 스위니' 대표는 지난 14일 프리 포트나이트 광고를 공개한 이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모든 개발자에게 이익이 될 수 있도록 개방형 플랫폼과 정책 변경을 위해 싸우겠다"고 전했다.

팀 대표가 언급한 모바일 플랫폼은 구글과 애플을 말한다. 현재 에픽게임즈는 모바일 시장을 지배해 플랫폼을 이용하는 개발사에게 높은 수수료를 받아내는 두 회사에 독점 금지법 위반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게임사와 플랫폼의 정면 대결은 에픽게임즈가 선타를 날렸다. 전세계 약 3억 5,000만명 이상이 즐기는 에픽게임즈의 대표작 '포트나이트'에 구글과 애플 플랫폼을 거치지 않고 직접 결제할 수 있는 시스템 '에픽 다이렉트 페이'를 추가한 것이다.

에픽 다이렉트 페이에는 할인률 20%라는 파격적인 유인책을 제시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할인 혜택으로 보다 저렴한 가격에 게임을 이용할 수 있고 에픽게임즈 입장에서도 앱 수수료가 제외된 만큼 10% 이익을 얻을 수 있다.

반면, 플랫폼 입장에서는 개별 결제 시스템을 도입할 경우 수수료를 전혀 받을 수 없어 전쟁이 시작됐고 애플과 구글은 플랫폼을 거치지 않은 직접 결제 시스템 도입을 전면 금지했다.

또한, 애플은 정책 위반이라는 명분으로 포트나이트를 즉각 자사 앱스토어에서 내려 더이상 앱스토어에서 새로 포트나이트를 다운로드할 수 없게 됐다.

전문가들은 "에픽게임즈가 양대 마켓의 내규를 인지하지 못했을 리는 없다"며 "자사가 의도적으로 양대 마켓에 내려가기 위해 자체 결제 시스템을 도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포트나이트가 앱스토어에서 내려가자 즉시 애플의 1984 광고를 패러디한 영상을 업로드하고 '프리 포트나이트' 캠패인을 시작하는 행위도 전문가들 주장의 근거로 볼 수 있다.

애플의 강경 대응에 에픽게임즈도 물러서지 않고 공식 홈페이지에서 애플을 상대로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공표했다. 고소장에는 '수수료 30%가 너무 과하다'는 내용이 포함됐고 구글에도 비슷한 내용의 고소장을 제출했다.

고소장을 제출하면서 팀 대표는 "플랫폼 업체는 원하는 모든 것을 지배할 수 있다"며 "우리는 거부할 수 있는 권리를 지키기 위해 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수료로 인해 벌어진 이 싸움은 협의점을 찾지 못하고 더 커져만 가는 상황이다. 애플은 오는 28일까지 에픽게임즈 모든 개발자 계정을 종료하고 iOS 운영체제와 MAC 개발 도구에서 에픽게임즈를 차단할 거라 통보했다.

지난 17일 애플은 "이번 사태는 에픽게임즈가 스스로 만든 문제로 그들이 모든 개발자에 적용하는 가이드를 준수하면 쉽게 해결될 문제다"며 "소비자를 보호하는 지침보다 비즈니스 이익을 우선시하는 것은 옳지 않아 에픽게임즈에 예외를 두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개발자 계정과 개발 도구 사용 권한이 사라지면 더이상 앱스토어 전용 앱을 제작할 수 없어 새 게임을 출시하거나 기존 포트나이트의 신규 업데이트를 적용하는 것도 불가능해진다. 

구글은 조금 호의적으로 다가갔다. 구글은 "에픽게임즈와의 논의를 지속하여 포트나이트가 구글 플레이에서 다시 서비스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협상의 뜻을 남기기도 했다.

기업들의 전쟁으로 애꿎은 게임 이용자들만 걱정이 많아졌다. 만약 이 싸움에서 에픽게임즈가 승소하면 현재 수수료보다 차감된 금액으로 즐길 수 있어 좋겠지만, 반대인 경우 게임 이용이 어려워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해외 게이머들의 경우 iOS 사용율이 안드로이드보다 월등하게 높은 상황이라 인기 게임인 포트나이트를 iOS에서 즐길 수 없게 된다는 것은 에픽게임즈 입장에서도 큰 타격이 아닐 수 없다.

전문가들은 "에픽게임즈가 이 싸움에서 이기기 위해선 소비자의 이익을 위한 독점 금지법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며 "애플의 독점 정책에 대한 싸움은 이전부터 꾸준하게 진행된 만큼 장기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이 싸움의 결과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에픽게임즈가 승리해 현재 모바일 게임시장에 자리 잡은 30% 수수료 정책에 타격을 입힐 수도 있고 반대로 에픽과 구글이 승리해 단순한 해프닝으로 종료될 수도 있다.

다만, 게이머 입장에서는 수수료 30%가 사라지면 그만큼 저렴한 가격의 결제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에픽게임즈를 응원하게 되는 것은 사실이다.

과연 에픽게임즈가 모바일 시장을 점령한 공룡 기업에게 내민 도전장이 플랫폼 독점을 한층 해소시킬 수 있을지 전세계 IT 업계 관계자들의 시선이 주목된 만큼 모쪼록 소비자 입장에서 좋은 결과로 이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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