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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베리드 스타즈 '장르의 특징 제대로 살린 스토리 인상적'현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인간들의 모습을 그대로 담은 스토리가 더욱 몰입하게 만든다
문원빈 기자 | 승인 2020.08.03 09:00

[게임플] 진승호 디렉터와 라인게임즈의 야심작 '베리드 스타즈'가 지난 7월 30일 출시됐다. 2017년 2월 14일에 첫 발표된 베리드 스타즈는 수일배 '진승호 디렉터'가 처음으로 선보이는 콘솔 게임이란 점에서 많은 이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은 작품이다.

진승호 디렉터는 "콘솔 버전의 특징은 모바일, 온라인 게임과 다르게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고민 없이 오로지 게임성에만 집중할 수 있어 디렉터가 보여주고 싶은 내용을 아무 제약 없이 펼쳐낼 수 있다"고 전한 바 있다.

게임을 개발할 때 비즈니스 모델로 원하는 방향성을 그대로 구현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는 베리드 스타즈를 즐기면서 무엇보다 인상 깊은 부분이었다. 진승호 디렉터는 콘솔 게임의 장점을 이용해 이러한 한을 털어내듯 자신이 보여주고 싶은 모든 것을 한껏 풀어냈다.

회색도시, 검은방의 추억과 감성을 다시금 느끼고 싶었던 게이머로써 이 게임을 즐긴 결과, 앞선 작품의 느낌보다는 베리드 스타즈만의 매력으로 무장해 수일배의 새로운 대표 타이틀로 추가될 거란 생각이 들었다.

첫 콘솔 작품이라 그런지 아쉬운 부분이 없다고 말할 순 없었지만, 다소 익숙하지 않을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X서바이벌X어드벤처'라는 장르 이름에 걸맞는 플레이 방식과 스토리 라인은 충분히 보여줬다.

진승호 디렉터가 다음 차기작도 콘솔 게임으로 개발하길 원한다고 전한 만큼 앞으로의 작품들에도 기대를 가지게 만든 '베리드 스타즈'.

액션, RPG, FPS 등 손가락과 안구를 피곤하게 만드는 인기 장르와 달리, 차분하고 편하게 텍스트를 읽으면서 즐길 수 있는 게임을 원하는 게이머들에게 꼭 한 번 즐겨보길 추천하는 작품이다.

# 진승호 디렉터의 색깔이 잘 묻어났는가?

수일배 진승호 디렉터의 신작. 라인게임즈가 처음 선보이는 콘솔 게임이라 구매자 입장에선 다소 모험일 수도 있는 '베리드 스타즈'를 구매하게 된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베리드 스타즈를 구매할 때 '검은방'과 '회색도시' 시리즈를 떠올리면서 구매한 게이머가 많다. 이 게임에선 사고로 인해 밀폐된 공간에서의 생존, 생존자 사이의 갈등과 같이 검은 방의 분위기를 자아내는 요소가 다소 보이지만, 그 색깔이 짙게 묻어나진 않았다.

텍스트 중 전작을 연상시키는 대사와 음악도 간혹 보인다. '검은방'에서의 대표적인 사망 플래그 중 하나인 배전판 전기구이 대사, 스마트 워치로 설정할 수 있는 벨소리 중 '클래식'에 담겨있는 노래는 검은방 시리즈 OST 중 하나인 월광 소나타, 검은방 악역 허강민의 대사 ; 죽음으로 사죄하라’ 등이 있다.

앞서 미디어 인터뷰에서 언급했듯이, 베리드 스타즈는 각 캐릭터들의 특징을 강조하는 것보다 현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인간들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소문과 관련된 대화를 나눌 때 위로의 목적으로 다짜고짜 너를 믿는다고 이야기하면 "나를 얼마나 오래 봐왔길래 그런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며 호감도가 하락하는 등의 가슴 아픈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

이렇듯 장르 콘셉트에 적합하게 인간의 다면적 요소를 강조한 부분이 진승호 디렉터의 성향과 맞물리면서 게임에 한껏 몰입할 수 있는 장치가 됐다. "어떤 인간도 진실된 모습을 들키지 않고서는 두 개의 가면을 쓸 수는 없다"는 캐치프레이즈가 이 게임의 정체성을 대변한다.

# 색감, 사운드 등 게임을 장식하는 요소는 어떤가?

퀄리티 높은 미려한 CG, 긴장감을 조성하는 사운드, 예상치 못한 반응을 보여주는 캐릭터들의 대화, 대화 도중 시점을 따라 이동하는 동적인 카메라 워크는 텍스트 위주의 게임이 갖기 쉬운 지루함과 이입 방해를 상쇄시키고 인물 시점에서 몰입할 수 있게 도와줬다.

후반의 몰아치는 듯한 연출도 상당히 인상적이다. 특히, 라인게임즈는 베리드 스타즈를 출시하기 전에 성우의 열연을 강조했는데, 성우들의 캐릭터 성격에 맞춘 연기가 마치 진짜 사람과 대화하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SNS의 반응은 매우 현실적이다. 게임을 진행하다 보면 실제로 본인이 사이버 불링(특정인을 사이버상에서 집단적으로 따돌리거나 집요하게 괴롭히는 행위)을 당하는 기분이 느껴질 정도였다.

오디션 프로그램에 대한 대중의 반응이나, 출처 모를 논란의 확산은 빠르고 해명은 쉽게 묻히는 등 실제 현실에서의 악성 댓글이나 사이버 불링의 양상이 현실과 매우 흡사하기 때문이다. 어쩌면 ‘돈 주고 사이버 불링을 당하는 게임’이라고 느껴질 수도 있을 정도다.

이는 진승호 디렉터 본인의 경험을 토대로 실감나게 구성한 것이 큰 영향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다만, 이 부분은 SNS를 이용하지 않거나 오디션 프로그램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이라면 공감하지 못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한다.

# 무엇보다 중요한 스토리 구성과 전체적인 구도는 어떤가?

기본적으로 외부와의 소통 창구인 SNS를 통해 사건에 관련된 단서를 얻고, 인물과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내부에서 사건 해결을 위한 키워드를 얻는 방식이다.

전체적인 스토리 라인은 일상에서 볼 수 있는 내용을 다룬 게임이라 그런지 자연스러웠다. 스토리 게임이나 진승호 디렉터의 게임을 좋아하는 게이머라면 이 부분에서 실망하는 상황은 나타나지 않을 것이다.

다만, 이런 장르의 게임을 많이 경험한 게이머들에겐 미래를 예측하기 쉬운 스토리 라인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디렉터가 공인했던 만큼 추리 요소는 적고 단서나 힌트도 진행 중 대놓고 주어지는 부분도 많은 편이다.

물론, 이 부분을 캐릭터들의 성격이 보완하긴 했다. 분명 자신은 맞다고 판단했는데, 막상 캐릭터와 대화하면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 당황하게 만들기도 한다.

기자는 영화같이 정해진 스토리를 걸어가는 게임이 아니라는 부분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었다. 스토리 장르임에도 불구하고 게임의 특징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일방적으로 스토리를 전개해 나가는 게임에 치가 떨렸기 때문이다.

선택지 개수의 한계는 있어도 다양하게 제공하는 만큼 플레이어가 원하는 방향으로 이야기를 이끌어 갈 순 있어 다회차 진행에서도 새로운 기분을 느낄 수 있다.

# 만약 이 부분이 달랐다면 어땠을까?

이런 베리드 스타즈에도 아쉬움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플레이어가 주도적으로 단서를 조사하거나 할 수 없다는 점은 이 게임에서 가장 큰 아쉬움이었다.

카메라 워크를 터치로 조작하거나 3D 배경을 돌릴 수 있었으면 조금 더 현실감을 조성했을 거라고 생각한다.

닌텐도 스위치 버전으로만 즐겨서 다른 기기는 알 수 없지만, 터치 지원이나 조이콘을 더욱 적극적으로 활용했다면 플레이의 재미도 높아졌을 거란 생각도 들었다.

텍스트 어드벤처라는 장르 특성상 어쩔 수 없지만 커뮤니케이션 위주로 사건이 진행되는 만큼 커뮤니케이션에 할당된 텍스트 양이 많고, 플레이어가 쉽게 피로감을 느낄 수 있다. 커뮤니케이션 부분은 보이스가 담기지 않아 무조건 텍스트를 확인해야 하기 때문이다.

2회차까진 모든 요소를 전부 확인하면서 플레이했지만, 3회차 이후부터는 커뮤니케이션 부분을 스킵하게 됐다. 아마 처음에 모든 대화 내용을 기억하거나 기록하면서 즐긴 게이머들은 2회차에서도 스킵할 수도 있을 것이다. 빨리 감기 배속도 동일 장르의 다른 게임들보다 느린 편이라 답답함을 유발하기도 했다.

물론, 이 부분은 캐릭터 간의 관계나 인물 해석에 집중하는 게이머의 경우 2회차 엔딩 이후 더 깊어진 인물들의 이해도를 바탕으로 ‘어째서 이 인물은 이 상황에서 이런 반응을 보였는가’ 납득하는 재미 요소가 될 수도 있어 무조건 단점이라 칭할 순 없다.

스마트 워치의 기능은 너무 한정적이었다. 꽤 다양한 기능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사용하는 기능은 전화와 SNS 정도다. 차라리 전화와 SNS 기능을 따로 빼놓으면 더 편하게 조작할 수 있을 듯했다.

또한, 투표 순위는 사건에 영향을 주지 않고 플레이어가 주도적으로 올릴 수 없어 그 존재 의미는 도통 알 수가 없었다. 만약 투표 순위가 사건에 영향을 주었다면 상승 욕구도 생기면서 더 재밌었을 것 같다.

단, 4회차를 진행하는 현재까진 투표 순위가 영향을 미치지 않았지만, 이후 진행에선 필요할 수도 있다.

# 베리드 스타즈 총평을 한다면?

진승호 디렉터의 '검은방', '회색도시' 스타일의 추리 게임을 기대했다면 분명 실망할 수 있지만, 텍스트 어드벤처 장르를 즐기는 게이머라면 충분히 만족감을 느끼고 매료될 만한 게임이다.

굳이 따진다면 '회색도시'보다는 '검은방' 감성에 가깝지만, 베리드 스타즈도 고유의 매력을 지녀 향후 진승호 디렉터를 떠올릴 때 앞선 두 작품과 함께 언급될 거라 예상한다.

이 게임에서의 인물들은 1차원적으로 선하거나 악하지 않다. 각자 나름의 사연을 가지고 자신의 판단에 의거해 행동하고 일견 납득이 되지 않는 행동을 보이더라도 게임 내에서 풀리는 관계도 이벤트(개인 스토리)를 통해 충분히 납득할 수 있게 풀어준다.

다면적 인물들의 군상극에 충실한 부분은 고급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즐길 때 에피타이저부터 디저트까지 확실하게 책임지는 느낌이다.

기자는 7월 30일 이 게임이 출시되고 주말 내내 붙들고 있을 정도로 재미있게 플레이했다. 다만, 이 게임 구매를 구매하는 게이머들 중에 만약 자신이 텍스트 읽기를 좋아하지 않는다면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으므로 이 부분을 충분히 고려한 후 구매하길 추천한다.

반대로 특정 SNS 시스템이 게임 진행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만약 자신이 텍스트 게임을 좋아하고 SNS를 자주 즐기거나 이해도가 높다면 만족도는 ‘최상’이라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문원빈 기자  moon@gamepl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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