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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 2.0] 프로게이머로 롱런하기 위해 필요한 소양은?수많은 프로게이머 중에 오래 살아남는 선수는 극소수 '사생활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해'
문원빈 기자 | 승인 2020.07.17 17:05

[게임플] 90년대 스포츠 역사에 큰 폭풍이 몰아쳤다. 단순히 취미 생활 용도로만 사용되면 게임이 e스포츠라는 타이틀로 공식 스포츠 무대에 올라선 것이다.

블리자드의 대표작 PC 플랫폼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 '스타크래프트'를 앞세워 국내에서 본격적인 성장기를 맞이한 e스포츠는 시간이 흘러 점점 발전해 이제는 스타크래프트뿐만 아니라, 여러 장르의 게임들이 다뤄지는 상황이다.

스포츠에서 '마이클 조던', '타이거 우즈', '리오넬 메시', '로저 페데러' 등 수많은 슈퍼스타들이 각 분야와 시대를 대표했던 것처럼 e스포츠도 그 규모가 확장되면서 전세계 게이머들이 얼굴만 봐도 알아내는 슈퍼스타들을 탄생시켰다.

게임이라는 분야 특성상 아마추어 유저와 숨은 고수가 정말 많아서 e스포츠의 각 구단들이 이적보다는 새로운 선수를 직접 창출해서 대회에 내보내는 경우가 많다.

이에 따라 다른 스포츠와 달리, 세계 '최고'라는 타이틀이 여러 명에게 주어진다. 예를 들면 세계 최고의 미드 라이너, 세계 최고의 테란, 세계 최고의 저격수 등이 존재하고 이 타이틀이 매 시즌마다 달라지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을 것이다.

다만, 곰곰히 떠올려보면 e스포츠에서는 곰곰히 떠올려보지 않는 이상 다른 스포츠 슈퍼스타에 비해 이름을 기억하거나, 롱런하는 프로게이머가 생각보다 많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e스포츠 시장은 급속도로 발전한 만큼 체계적인 선수 양성 시스템이 도입되지 않았고 그에 따라 구단들은 프로게이머를 선발할 때 오로지 게임 실력으로만 급급하게 선발하는 경우가 많았다.

앞서 언급했듯이, 게임은 대중적인 취미 생활인 만큼 숨은 아마추어 고수들이 수없이 존재하고 매번 다른 패치가 적용되는 시즌에 따라 메타가 변화하는 만큼 선수들의 실력 변화 폭이 다른 스포츠에 비해 상당히 크다.

이에, 특정 시즌에 운 좋게 이름을 알릴 수 있었던 프로게이머들은 그 유명세에 취해 외부적인 논란과 이슈가 발생하고 스스로 자멸하는 사례가 수없이 발생했다.

외부적인 구설수가 전혀 없이 게임 실력 향상에만 집중하고 잘 적응한 선수들은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오래 살아남으면서 e스포츠 역사에 이름을 새기는 존재로 떠오르게 된다.

외부적인 구설수가 퍼지는 순간 선수는 경기와 게임에 집중할 수 없기 때문에 롱런하기 위한 조건에는 논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사생활을 철처하게 관리하는 능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현재 게임시장에서 가장 많은 인기를 차지하는 '리그오브레전드'에서 '페이커' 이상혁 선수는 국내뿐만 아니라, 전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선수일 것이다.

그가 늘 좋은 경기력만 보여준 것은 아니지만, 지금까지 꾸준한 경기력을 유지했고 전성기 시절 보여준 퍼포먼스와 우승 경력은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정도로 위대한 업적이다.

그는 과거 BJ러너 리그에 '고전파'라는 닉네임으로 참가해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는데, 그때부터 지금까지 그와 관련된 열애설, 불화설, 거짓 루머 등 사소한 실수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이슈가 단 하나도 나타나지 않았다.

페이커 이상혁 선수보다는 다소 비교하기 어렵지만, 과거 세계 최고의 서포터였다고 칭송받는 '매드라이프' 홍민기 선수도 마찬가지다.

그는 조용하고 차분한 이미지로 유명했던 만큼 팬들에게 논란이 되는 발언이나 행동을 전혀 하지 않았고 휴가를 받아 개인 방송을 진행할 때도 지적받을 만한 욕설이나 멘트를 입에 담은 적이 없었다.  

이로 인해 은퇴한 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에도 해설진들이 대회에서 좋은 기량을 보여주는 신세대 서포터가 나타날 때면 '매드라이프를 보는 느낌이다'라고 말하곤 한다.

다른 게임에선 어떨까? 10년 넘게 프로게이머 활동을 했던 철권 세계 랭킹 1위인 '무릎' 배재민 선수와 워크래프트3 세계 최고 선수 중 한 명으로 꼽히는 'MooN' 장재호 선수을 예로 들 수 있다.

두 선수는 각각 85년, 86년생으로 어느덧 35세를 넘겼지만, 여전히 최고의 기량을 보여주고 각종 대회에서 우승하는 모습도 보여주고 있다.

이들도 데뷔 시절부터 현재까지 게임 실력, 기량과 관련된 부분들만 팬들 사이에서 언급되곤 했지 그들의 언행에 대한 외적 요소에서는 전혀 논란이 나타나지 않았다.

심지어 해당 종목이 나이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RTS와 격투 게임인데도 불구하고 그들은 여전히 우승 기록을 쌓아가는 중이기 때문에 억지로 못하는 부분을 찾아내지 않는 이상 기량 저하의 논란도 크게 의미가 없다.

물론, 사생활만 잘 관리한다고 롱런하는 것은 아니다. 이 선수들의 또 다른 공통점은 어떠한 패치가 적용되더라도 금새 적응하기 위해 수없이 노력한다는 점이 있다.

페이커 이상혁 선수는 챔피언 사용 폭이 굉장히 없은 것으로 유명하다. 전성기 시절에는 LoL 대회에서 사용할 수 있는 밴 카드가 3개 밖에 되지 않았는데, 페이커 이상혁 선수가 워낙 많은 챔피언을 다루다 보니 그가 아무리 잘해도 미드 챔피언 밴을 포기하고 다른 라인에 초점을 맞추기 일쑤였다.

무릎 배재민 선수도 마찬가지다. 최근 아빠킹 유저가 진행한 철권 대회 '야식 크래시'에서 다수의 캐릭터로 우승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즉, 어떤 패치가 적용되도 그에 맞는 캐릭터를 사용해 실력에 영향을 끼칠 정도라 아니라는 의미다.

MooN 장재호 선수는 어떤가? 워크래프트3 경기에서 그가 보여준 전략은 매번 다음 패치에서 하향을 받았다. 연이은 하향 패치로 본선에 나이트엘프를 다루는 선수가 장재호 선수 1명 뿐이었을 정도였다.

그런 상황에서도 장재호 선수는 대회마다 해당 패치에 맞는 전략을 찾아내 우승 트로피를 차지했고 그 결과 워크래프트3에는 5번째의 종족이 '장재호'라는 값진 명성까지 얻어냈다.

과거에는 어린이나 청소년들에게 장래희망을 물어보면 '과학자', '대통령', '의사' 등의 직업이 답변 목록에 자주 보였지만, 최근에는 '프로게이머', '유튜브 크리에이터'라는 답변을 자주 들을 수 있다.

그만큼 프로게이머는 많은 꿈나무들의 워너비 직업으로 떠올랐고 프로게이머로 성공하려면 다른 직업보다 수십배 더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구단에 인정을 받아 주전 프로게이머가 됐다고 끝이 아니다. 어렵게 쟁취한 그 자리를 지키기 위해 후배들보다 좋은 기량을 꾸준히 유지할 필요가 있다.

앞서 언급했던 유명 선수들에게 선천적인 재능이 없다곤 말할 수 없다. 하지만 재능만으로는 그들이 이뤄낸 업적을 결코 이룰 수 없다는 것은 누구도 부정하지 못할 것이다.

'천재는 천재로 보이기 위해 남들보다 더 노력한다'는 말이 있다. 사생활을 철저하게 관리한 그들은 자신들의 재능을 더욱 성장시키면서 남들과 격차를 벌렸기에 최고라는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

사소한 인성 논란으로 실력이 급격하게 저하되고 결국 대회 무대에서 사라지는 프로게이머들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가장 크게 남는다.

최근에는 e스포츠 협회나 구단 측에서 프로게이머의 올바른 인성과 소양을 다지기 위한 교육을 주기적으로 실시하고 있는데, 단순히 교육에만 의지하지 않고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했던 과거의 모습을 계속 떠올리면서 좋은 기량을 펼치는 신세대 프로게이머들이 많아지길 바란다.

문원빈 기자  moon@gamepl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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