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관과 설정 자체는 흡사하지만 스토리만큼은 서로 다른 게임과 영화

[게임플] 지난 4월, 바이오하자드 RE:3를 출시하며 전 세계적으로 지속해서 인기를 얻고 있는 캡콤의 서바이벌 호러액션게임 ‘바이오하자드’는 국내에선 해당 타이틀 명으로 익숙하지만, 해외에선 레지던트 이블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다.

1996년부터 2020년까지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었던 만큼 해외에서 레지던트 이블이라는 이름으로 게임에 등장하는 인물, 세계관의 틀은 유지한 채, 스토리를 재구성한 영화 ‘레지던트 이블’을 선보이기도 했다. 

부부사이인 감독 폴 W.S. 앤더슨과 주연 밀라 요보비치

총 6편으로 제작된 레지던트 이블은 이전부터 ‘모탈 컴뱃’, ‘에일리언 VS 프레데터’ 등 다양한 게임들의 영화화를 통해 이미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둔 폴 W.S. 앤더슨이 감독을 맡았으며, 배우 밀라 요보비치가 주연으로 출연해 레지던트 이블 영화화에 팬들의 관심이 쏠리기도 했다.

보통 게임, 소설과 같이 원작이 있는 정도 충분한 인기가 입증된 것들 것 중심으로 영화화를 진행해 원작에 힘입어 흥행을 꾀하려는 부분이 존재한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 원작이 있는 영화들은 최대한 해당 원작의 내용을 담아내려고 노력을 기울인다.

그래서 해당 영화들을 보는 관객들은 대부분 원작으로부터 기억에 남을 정도로 감명받거나, 재미를 느꼈던 사람들이 원작을 영화로 어떻게 풀어냈을지 기대하고 극장을 방문해 영화를 감상한다. 하지만 영화 레지던트 이블은 앨리스라는 오리지널 캐릭터를 중심으로 스토리가 진행되며 원작인 게임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다.

게임은 한정된 자원을 가지고 좀비들을 처치해 살아남는 것이 목적인 서바이벌 호러라는 장르로, 영화에서도 분명 좀비들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 하나, 총을 난사하며 좀비를 처치해 나가는 등 액션성이 부각됐다.

특수한 개체인 좀비 개, 릭커 등 게임에서도 만날 수 있었던 적들이 나와 앨리스 일행을 막아서긴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주인공을 제외한 주변 인물들에게 위협적인 존재일 뿐 앨리스는 각종 무기를 사용해 너무나도 손쉽게 잡아낸다.

분명 매 시리즈 별로 강한 적이 등장하지만, 그럴 때마다 앨리스는 화려한 액션을 펼치며 주인공이라는 것을 강조하는 모습으로 적들을 상대해 원작을 모르고 보는 사람들이라면 별 충격 없이 액션 영화로서 재미있게 볼 순 있으나, 원작을 아는 사람들에겐 큰 충격을 선사했다.

스토리 부분에서도 많은 차이가 존재하는데, 원작에선 라쿤 시티 외곽에 위치한 한 양옥에서 T바이러스를 통한 실험이 진행돼 T바이러스가 전파돼 도시가 전부 좀비들로 넘쳐나게 된다. 이후 주인공들은 도시를 탈출하고, 대통령 딸을 구출하거나 알버스 웨스커의 음모 저지 등 각지에서 다양한 활동을 펼쳐나간다.

하지만 영화에선 라쿤 시티 지하에 위치한 비밀 연구소 ‘하이브’에서 T바이러스 연구를 진행하고 있었는데, 바이러스를 훔친 스파이가 연구소 내에 T바이러스를 퍼뜨렸으나 연구소를 봉쇄하면서 T바이러스의 확산을 막아낸다.

이후 엄브렐라가 봉쇄된 연구소를 열어 좀비가 도시로 나가면서 T바이러스가 퍼져나가고, 전 세계가 T바이러스에 감염되면서 사막화가 진행되거나 주인공의 복제 인간을 만들고, 치료제를 구해 T바이러스를 없애면서 확실하게 영화를 끝냈다.

클레어와 크리스 레드필드 남매도 등장해 같이 싸운다

분명 스토리는 원작과 다른 방향으로 전개되는 영화지만 세계관이나 설정과 같은 부분은 최대한 원작과 같게 하려고 노력한 부분도 보인다. 특히 원작에 등장하는 인물들인 질 발렌타인, 카를로스 올리비에라, 크리스와 클레어 레드필드, 알버트 웨스커 등이 영화에도 등장하고, 2편에 등장하는 찰스 애쉬포드와 안젤라 애쉬포드는 흡사 윌리엄 버킨과 셰리 버킨을 연상시켜 게임을 했던 사람들에겐 친숙한 부분도 많이 추가됐다.

하지만 게임 레지던트 이블3에서 많은 게이머들에게 압박감을 주었던 네메시스의 경우 다소 다른 설정을 가지고 있었는데, 1편에서 주인공 앨리스와 함께 탈출했으나, 이미 T바이러스에 감염된 상태였기에 격리당한 매튜가 네메시스로 개조돼 등장한다.

이후 앨리스와 결투를 벌이는 도중 앨리스를 기억해내 주변을 둘러싸고 있던 요원들을 제거하고 앨리스를 노리고 있는 헬기를 가지고 있던 로켓 런처로 요격하는 등 앨리스의 도주를 도와주고 사망하는 원작과는 다른 부분 보여준다.

네메시스로 개조된 매튜는 이후 기억을 되찾고 앨리스를 도와주게된다

이처럼 세계관을 비롯한 설정을 충실히 따르면서도 새로운 이야기를 전개해 원작에서 볼 수 없었던 색다른 재미를 보여주는 영화 레지던트 이블은 단순히 게임을 했던 사람들 중에서도 원작과 다르다고 싫어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모든 내용을 다 알고 보는 것보다도 자신이 예측할 수 없는 스토리로 진행되면 스토리가 어떤 식으로 흘러갈지 흥미를 가지고 보는 사람도 있는 등 다양한 평가를 받아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레지던트 이블이 흥행을 거둔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게임의 영화화로 실패한 사례가 많은 것을 미뤄보면 성공적인 영화라고 볼 수 있다.

한편, 폴 W.S. 앤더슨 감독과 밀라 요보비치는 레지던트 이블에 이어 캡콤의 또 다른 흥행작 ‘몬스터 헌터’를 이용해 또 다른 영화를 제작하고 있으며, 올해 9월 개봉을 앞두고 있다. 현실 세계에서 몬스터 헌터 세계로 넘어간 주인공의 생존기를 다루는 영화인 만큼 레지던트 이블처럼 오리지널 스토리로 진행될 것으로 추측되며, 어떤 몬스터들이 등장할지 기대된다.

올해 9월 개봉을 앞두고 있는 영화 몬스터 헌터
정준혁 기자
아직 부족함이 많지만, 게임을 좋아하는 열정으로 열심히 하는 기자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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