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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2.0] 확률형 아이템 없는 게임시장이 형성될 수 있을까?플레이에 강요되는 확률형 아이템에 증폭되는 게이머들의 스트레스를 해소할 정부의 대책은?
문원빈 기자 | 승인 2020.05.11 16:55
문화체육관광부 박양우 장관

[게임플] 지난 7일 문화체육관광부 박양우 장관은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에 부각된 게임산업을 높게 평가하면서 2024년까지 매출액 19.9조 원, 수출액 11.5조 원, 일자리창출 10.2만 명을 목표로 게임산업 진흥에 적극 지원할 것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등급결정회의 공개 원칙 전환, 이용자 권익보호 제도 마련 등 다양한 방안이 언급된 가운데, 무엇보다 확률형 아이템을 법으로 규제한다는 내용이 업계 관계자와 게이머들에게 시선이 주목됐다.

정부는 확률형 아이템에 대해 반복적 과다 결제 유발 가능성으로 사행성 우려 존재, 복권 당첨 수준과 유사한 낮은 확률, 공표 확률의 진실성 논란을 지적했고, 현재 적용된 자율규제는 실효성 확보 수단이 미흡하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청소년 보호, 투명성 제고, 규제의 실효성, 산업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 등 종합적으로 고려해 법령 근거를 마련할 예정이다.

또한, 공정거래위원회가 고시한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 의무화는 오는 6월부터 시행되며, 개정된 게임산업법에 따라 확률형 아이템 정의 규정을 신설한 후 확률형 아이템 종류 및 종류별 공급 확률 정보 등 현황 표시를 의무적으로 행할 것을 밝혔다.

해외 모바일 게임에서도 절대 빼놓을 수 없는 확률형 요소

해당 내용을 접한 게이머들은 정부의 이러한 행보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한편으론 정작 확률 자체에 대한 문제는 거론하지 않았다는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그간 국내 게임업계는 한국게임정책자율기구를 따라 확률형 아이템에 대해 자율규제로 대응했다. 이는 공식 홈페이지나 게임 내부에서 확률을 쉽게 파악할 수 있는 것처럼 잘 지켜졌다고 볼 수 있다.

한국게임정책자율기구는 국내 게임만 한정했다면 사법관활권 안에서 확률형 아이템을 제한시킬 수 있겠지만, 해외 게임이 즐비한 게임시장에서 사법권의 영향력을 원활하게 적용시키기가 어렵다는 이유를 근거로 삼았다.

이에 따라 한국게임정책자율기구는 자율규제에 따라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세부적인 확률을 공개하지 않는 게임들을 공표했다. 

공지를 보면 지금까지 공개된 미준수 게임 중 대부분은 모두 해외 게임이었고, 명단에 기재됐음에도 불구하고 수차례 준수하지 않은 것을 미뤄보면 제재가 제대로 이뤄졌는지도 의문이 드는 부분이다.

'확률 조작 아니야? vs 제대로 확률을 명시했다'로 갈등이 확산됐다

즉, 게이머들이 가장 불만을 가지고 있는 것은 확률형 아이템의 존재가 아니라, 지나치게 낮은 확률 그 자체였다. 누구나 알 법한 MMORPG에 존재하는 강화 시스템을 살펴봐도 5% 이하 확률로 성공한다고 명시돼 있다.

모바일 게임의 뽑기 시스템에는 무려 0.01%, 0.005% 이하의 확률로 나타나는 아이템을 봐도 무덤덤할 정도가 됐고 그것을 뽑기 위해 수십만 원에서 수백만 원까지 과금하는 게이머들도 보인다.

문제는 이 확률을 뚫고 아이템을 얻지 않는 이상 최상위 콘텐츠 진행이 어렵다는 것이다. 요즘 게임 정보를 찾아보기 위해 커뮤니티 게시판만 잠깐 훑어봐도 "이 게임 얼마나 투자해야 적당해?"라는 질문이 고정 멘트로 자리를 잡았다. 

학업 혹은 생업에서 잠시 벗어나 휴식처로서 재미를 즐기는 게임의 본질적인 역할이 아닌, 게임의 충분한 재미를 느끼려면 얼마나 투자해야 하는지가 중점이 된 안타까운 현실이다.

게다가 6~70% 이상으로 성공하는 확률 아이템도 10연속 넘게 실패하는 사례가 나타나는 상황을 보면서 게이머들은 정말 공표된 확률이 정확한 지에 대해 의문을 가지기 시작했다.

결국 게이머들은 게임사를 믿지 못하고, 게임사 입장에선 제대로 확률을 공개했음에도 불만을 받아내야 하는 양측 모두 불편한 상황이 형성됐고, 결국 자율규제가 가진 긍정적인 역할과 의미는 완전히 사라졌다고 볼 수 있다.

사행성 요소로 전락된 우려가 염려되는 확률형 콘텐츠

해당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는 확률형 아이템에 관련된 법안을 제시한 것. 아직 구체적인 내용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로 정부는 어떤 내용을 구성할 지 각계 의견을 종합적으로 수렴한 후 판단할 거라고 밝혔다.

게이머들을 새로운 방법으로 괴롭힐 모델인지, 정말 합당해서 게이머들이 금액을 지불할 의향을 돋구는 모델인지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구체적인 법안이 제시되기 전에 게임업계에서 비즈니스 모델을 개선하는 대응을 보인다면 게임에 대한 인식은 그만큼 더 빠른 변화를 맞이할 거라 생각한다.

물론,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확률형 요소가 다수 담겨진 중국산 게임을 포함한 해외 게임에도 정부가 제시한 규제를 적용시킬 수 있느냐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만약 이를 국내 게임사에만 적용한다면 역차별 논란이 제기될 뿐만 아니라, 주요 매출원 중 하나가 사라지기에 오히려 게임사가 성장하지 못해 오히려 경쟁력이 떨어질 수도 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된다.

확률형 요소 없이도 여전히 전세계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월드오브워크래프트'

현재 가장 유행하는 MMORPG에 낮은 실패 확률을 자랑하고, 실패 시 아이템이 파괴되는 강화 시스템이나 극도로 낮은 확률로 얻을 수 있는 아이템이 담긴 뽑기 시스템이 없다면 어떤 느낌일 지 상상되지 않는다.

좋은 표본은 있다. 전세계 게이머들이 열광하는 MMORPG인 '월드오브워크래프트'와 '파이널판타지14'에는 정액제 비용 외 외형 아이템과 여타 편의성 아이템만으로 수익을 챙길 뿐이지, 게임 플레이에 영향을 미치는 강화, 확률 아이템이 전혀 없다.

정액제에 대한 인식도 최근에는 부분 유료화로 출시할 거면 차라리 정액제를 도입하고 과금 요소를 줄여달라는 의견이 많이 보일 정도로 변화를 맞이했다. 

과거에는 좁은 국내 게임시장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서로 게이머들을 차지하기 위해 경쟁했다면 이제는 무한한 글로벌 시장 속에서 국내 게임업계가 가진 최첨단 기술력을 마음껏 펼쳐볼 수 있는 시대라는 점에서 정액제 정책도 다시금 도전할 만한 영역이다.

해외 게이머들에게도 인정받는 게임을 선보인다면 굳이 확률형 요소에 의지하지 않아도 매출은 충분히 보장될 테고, 국내 게임사를 바라보는 시선도 한층 더 긍정적으로 바뀔 수 있다는 점에서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다. 

로스트아크 제련이면 여타 강화 시스템에 비해 혜자인 편에 속한다

물론, 확률형 시스템이라도 납득이 되는 형태라면 게이머들은 'YES'를 외쳐줄 것이다. 단적으로 예를 들면 스마일게이트의 '로스트아크'는 아이템을 제련할 때 실패 확률은 존재하나, 아이템이 파괴되거나 강화 등급이 낮아지진 않는다.

게다가 강화를 실패할 때마다 성공 확률이 점점 더 오르는 만큼 '수백만 원 무과금'이라면서 허무하게 투자금이 날아가는 상황을 사전에 방지했다. 수집형 모바일 게임에서 흔히 말하는 '천장'이라는 개념을 MMORPG 강화 시스템에 도입한 셈이다.

로스트아크를 즐기는 이용자들이 게임에 대한 불만이 없진 않겠지만, 적어도 강화 시스템만큼은 상대적으로 괜찮다는 평가를 받는 것이 그 이유다.

확률형 요소에 스트레스 받지 않는 게임이 가득한 세상이 과연 만들어질까?

결론적으로 게임을 즐기기 위해 강제로 투자를 요구하는 게임의 현 주소를 반전시켜야 한다. 최근 국내 게임사들은 글로벌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했고, 그 결과 개발력과 게임성을 높게 평가하는 시선도 전보다 많아졌다.

전세계 게이머들에게 게임성을 인정받는 미래를 바라볼 것인지, 당장 눈 앞의 매출을 위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일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할 것인지는 게임사의 선택에 달려있다.

다른 게이머도 비슷하겠지만, 개인적으로 국내 게임업계에서도 콘솔 게임 개발이 활성화돼 GOTY를 수상하는 자랑스런 모습을 보도하는 것이 바람 중 하나다.

실제로 국내 대형게임사 중 일부는 글로벌 시장을 저격해 오로지 게임성으로 승부하려는 의지를 가지고 게임 개발에 임하는 모습을 보이곤 하는데, 정부가 확률형 아이템에 대해 단호한 의사를 표한 상황에서 앞으로 게임산업이 어떻게 나아갈 지 귀추가 주목된다.

문원빈 기자  moon@gamepl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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