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 유력했던 그리핀을 제압한 서라벌 게이밍과 압도적인 운영 선보인 팀 다이나믹스

[게임플] 4월 28일 LCK 진출권과 생존권이 걸린 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 섬머 승강전이 펼쳐졌다. 프랜차이즈 시스템의 도입으로 마지막 승강전인 탓인지 각 팀들은 남다른 각오를 보이면서 1일차를 준비했다.

LCK 스프링에서 최종 9위로 마감한 '샌드박스 게이밍'이 '팀 다이나믹스'를 선택하면서 첫 번째 경기를 장식했고, 두 번째로는 '그리핀'과 '서라벌 게이밍'의 대결이 예고됐다.

많은 관계자들은 '그리핀'의 생존을 예상했다. 지난 LCK 준우승과 월드 챔피언십 8강의 주역이었던 '타잔'과 '바이퍼'의 네임밸류 및 경험을 무시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또한, LCK 스프링 정규 시즌 막바지에 경기력을 한층 끌어올렸다는 점도 근거가 됐다.

반면, 샌드박스 게이밍은 팀 내 분위기를 반전시키지 못해 챌린저스 코리아 정규 시즌과 플레이오프에서 돋보이는 기세를 보여주면서 압도적인 성적으로 승강전까지 진출한 '팀 다이나믹스'와 '서라벌 게이밍'을 상대하기가 다소 어려울 거라는 예측이 많았다.

결승전보다 더 관심이 집중된 1일차. 첫 경기부터  팀 다이나믹스가 샌드박스 게이밍을 2대0으로 제압하고 승자전에 진출하면서 반전이 일어났다. 이전 경기 흐름상 팀 다이나믹스의 우세를 예상했으나, 샌드박스 게이밍이 생각보다 맥없이 무너져 더욱 놀랐던 경기였다.

두 번째 경기도 반전의 연속이었다. 그리핀이 1세트에서 서라벌 게이밍을 상대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면서 '이것이 LCK 수준이다'라고 말했지만, 2~3세트에서 서라벌 게이밍은 '이것이 CK의 저력이다'라고 받아치면서 최종 승리를 이룩한 것이다.

이로써 챌린저스 두 팀이 승자전에 진출해 최소 한 팀은 진출이 확정된 반면, LCK팀은 생존에 적신호가 켜졌다. 그리핀의 경우 LCK 개최 전부터 김대호 감독와의 이슈가 있었고 지난 준우승 팀이 최하위 성적을 기록해 한껏 주목됐던 만큼 29일에 펼쳐지는 샌드박스 게이밍과의 패자전의 경기 결과에 많은 팬들의 시선이 집중된 상황이다.

# "힘 싸움에 자신만만" 정석 VS 정석으로 상대를 박살낸 팀 다이나믹스

1세트에서 양 팀은 한타 밸런스를 유지하고 오브젝트 타이밍에서의 힘 싸움에 주력하는 정석적인 조합을 선택했다.

선취점은 DYN이 차지했다. 탑 라인에서 윗쪽 수풀 동선을 크게 그리면서 잠입한 DYN Beyond(그레이브즈)가 정확한 타이밍에 연막탄을 던지면서 DYN Rich(아트록스)와 함께 케넨을 제압했다.

승부의 갈림길은 두 번째 드래곤 타이밍이었다. 라인전에서의 주도권을 차지한 DYN은 드래곤을 확보했고 이후 대치 상황을 형성했던 SB가 후퇴하는 DYN을 추격하다 브라움과 아트록스의 반격에 역으로 패배한 것이다.

한타는 드래곤 타이밍마다 벌어졌다. 가까스로 3번째 드래곤은 SB가 차지했으나, 케넨과 오른이 죽으면서 DYN이 주도권을 놓치 않았다. 4번째 드래곤은 DYN이 안정적으로 획득하고 한타까지 대승을 거뒀다.

라인전 단계부터 제대로 성장하지 못했던 SB Summit(케넨)이라 궁극기 위력이 강하지 않았으며,  SB Route(세나)도 DYN Rich(아트록스)에게 위협적인 피해를 주기엔 성장력이 부족했다. 단식 세나의 최대 약점이 절실히 드러나는 부분이다.

게다가 DYN이 대지 드래곤의 영혼까지 획득한 바람에 방어력과 생존력이 더욱 높아져 화력이 부족한 SB에게 상황은 훨씬 더 암울했다. 결국 바론 버프를 챙긴 DYN이 시간을 주지 않고 넥서스 파괴에 성공해 1대0으로 앞서 갔다.

2세트에서도 정석적인 조합의 싸움이었다. DYN Rich의 루시안으로 상체의 주도권을 차지한 후 리산드라와 바드의 이니시에이팅으로 중반을 도모하겠다는 전략을 구상한 DYN과 르블랑으로 미드 주도권을 유리하게 만들고 칼리스타의 캐리력을 밀어주는 전략을 SB였다.

전략의 구도는 SB FATE(르블랑)이 리산드라를 먼저 잡아내면서 SB가 먼저 스케치를 그렸다. 첫 협곡의 전령 싸움에서 SB Summit(아트록스)가 죽긴 했으나, 바텀 라인에서 상대의 무리한 다이브를 잘 받아쳐 3명을 제거하는 대승을 거둬 SB가 좋은 분위기를 이어갔다.

하지만 탑 라인에서 DYN Beyond가 기습에 성공해 아트록스를 제압하고 두 번째 협곡의 전령 타이밍에 전령을 빼앗기긴 했으나, SB OnFleek(그라가스)를 잡아내면서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쐐기를 박은 시점은 4번째 드래곤 타이밍에 벌어진 한타였다. 상대가 드래곤을 공격할 때 이니시에이팅을 시도한 SB는 DYN Kuzan(리산드라)에게 역으로 이니시에이팅이 걸리면서 타릭과 그라가스를 잃게 된 것이다.

그라가스가 없는 SB는 상대의 바론 시도를 저지할 방안이 없었다. 갈팡질팡 운영의 방향성을 잃은 SB는 미드 라인 부분에 고립된 루시안을 잡아내긴 했으나, 승패에 영향을 주기엔 다소 부족한 성과였다.

미드 2차 타워에서 SB OnFleek(그라가스)가 포지션을 잘못 잡아 허무하게 죽은 바람에 SB의 진형이 무너졌고, 이 기회를 노려 DYN Feiz(아펠리오스)가 쿼드라 킬을 달성하면서 2대0으로 DYN이 승자전 진출에 성공했다. 

# "오른만 아니면 OK" 1세트 피드백 제대로 이뤄낸 서라벌 게이밍

1경기에서 서라벌 게이밍은 GRF Sword(오른)를 상대로 다리우스를 기용하는 패기 넘치는 밴픽을 보여줬다. 미드 라인에도 신드라를 기용해 울라프와 함께 탑, 미드 라인에서 주도권을 확실하게 잡겠다는 의도였다.

하지만 LCK에서의 베테랑들이 모인 그리핀은 그리 만만하지 않았다. 상대하지 않았을 법한 다리우스에게 진입할 각을 전혀 내주지 않았고 한타에서도 확실한 이니시에이팅으로 이득을 챙겨 '이것이 LCK 수준이다'라고 제대로 알려주는 경기를 보여줬다.

특히, GRF Sword의 오른 플레이가 인상적이었으며, 새롭게 합류한 GRF WADID도 노틸러스를 통해 팀의 전략과 잘 스며든 모습을 보였다. 덕분에 GRF Viper(미스 포츈)도 큰 어려움 없이 성장했고 한타에서도 자신의 화력을 한껏 발휘했다.

서라벌 게이밍은 대지 드래곤의 영혼을 챙기면서 반격의 기회를 노렸지만, 탄탄한 그리핀의 운영과 성장력 앞에서 결국 무릎을 꿇고 1세트를 내주게 됐다.

1세트에서 GRF Sword의 물오른 실력에 서라벌 게이밍은 오른을 과감하게 밴 카드에 투자했다. 그리고 SRB Nova는 무패행진을 달리는 자신의 시그니처 챔피언 '세트'를 선택하고 SRB Sangyoon도 자신이 가장 자신 있는 챔피언인 '미스 포츈'을 선택했다.

초반부터 강하게 압박한 GRF Ucal(르블랑)이 리산드라에게 선취점을 쟁취하면서 GRF의 분위기가 좋게 흘러갔다. 하지만 SRB도 레드 버프를 챙기는 트런들을 기습해 점수를 동등하게 따라갔지만, 이후 점멸이 없는 세트를 GRF이 잡아내면서 글로벌 골드는 여전히 GRF의 우세로 진행됐다.

큰 전투는 세 번째 드래곤 타이밍에 벌어졌다. 양 팀은 자신들이 비축한 모든 것을 쏟아낸 이번 한타에서 타릭 궁극기가 시전될 때 잠시 빠졌다가 다시 진입하는 놀라운 호흡으로 SRB가 대승을 거둬 승기를 가져왔다.

드래곤 버프 3스택을 채운 SRB인지라 GRF 입장에서도 더이상 싸움을 지체하긴 어려웠다. 그리핀은 네 번째 드래곤이 나타나기 전에 한타를 시도했지만,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풀어내지 못했다.

결국 네 번째 용이 나타나면서 뒤가 없는 그리핀은 한타를 시도했다. GRF Sword(모데카이저)가 미스 포츈을 궁극기로 잡아내면서 4대5 구도를 형성했으나, 학인진을 갖춘 SRB의 사방 공격에 대패하고 말았다.

드래곤 영혼에 바론 버프까지 챙긴 SRB은 기세를 몰아 '이것이 챌린저스 팀의 저력이다'라고 1세트의 설욕을 맞받아치며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GRF 패배의 원인을 분석하자면 안정적인 플레이를 통해 상대에게 점수를 내주지 않았지만, 자신도 무색무취였던 GRF Sword의 모데카이저와 칼릭스타, 타릭의 연계 플레이를 제대로 이뤄지 못한 바텀 라인의 비중이 컸다.

반면, SRB은 SRB KaKAO(울라프)의 압도적인 성장 속도와 SRB Nova의 믿고 쓰는 세트가 불리했던 미드 라인의 분위기에 활력을 불어넣어줬고, 이후 SRB Thal(사일러스)가 날뛰기 시작하면서 자신들의 승리 공식을 깨우치게 됐다.

승자전을 두고 싸우는 두 팀의 마지막 세트. 밴픽 단계에서 그리핀은 SRB Nova에게 세트를 주지 않기 위해 자신들이 먼저 가져오는 선택을 했다. 탑, 서포터, 정글이 모두 가능한 세트인지라 어느 라인으로 갈 지도 주목된 상황이었는데, GRF의 최종 선택은 세트를 정글로 기용하는 것이었다.

SRB은 이동 스킬이 부족한 GRF의 챔피언 구성을 보고 과감하게 카시오페아를 탑 라인으로 선택했다. 결과적으로 GRF의 세트 선택은 최악의 수였으며, SRB의 카시오페아 선택은 최고의 수가 됐다.

사실 세트는 원거리 딜러를 제외한 모든 라인에서 활약할 수 있긴 하지만, 연이은 하향 패치로 라인전에서 경쟁력을 잃었고 정글 챔피언으로도 더 좋은 선택지가 많아 굳이 상대에게 뺏어올 필요가 있었는지도 의문이 남았다.

이번에도 시작은 그리핀이 좋았다. 미드 라인에서 3인 기습으로 갈리오를 잡아내면서 선취점을 가져간 것. 하지만 SRB도 갈리오의 빠른 복귀로 GRF Tarzan(세트)에게 보복하면서 큰 손해를 입지 않았다.

미드 라인에서 갈리오가 추가 킬을 내줬고, 이후 대규모 한타에서 GRF Ucal(신드라)의 눈부신 스킬 적중률과 위치 선정으로 대승을 거뒀다. 그나마 SRB 입장에서 다행인 점은 드래곤을 이미 2스택 쌓았고 바론이 나타나지 않은 타이밍이라 GRF이 추가 이득을 취하지 못했다.

이후 한타에선 카시오페아 선택의 진가가 발휘됐다. 좁은 길목에 뿌려둔 맹독으로 상대가 진영을 제대로 잡지 못했고, 고립된 모데카이저와 세트를 잡아내는 데 성공한 것이다. 

한타를 승리한 SRB는 유미의 회복력에 힘입어 바론과 추가 드래곤을 획득했다. 상대에게 드래곤 3스택을 허용한 그리핀은 급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고, SRB는 틈을 주지 않고 상대를 향해 돌진했다.

결국 마지막 드래곤을 차지하면서 영혼을 수급한 SRB는 두 번째 바론까지 먹으며 상대의 숨통을 더욱 거세게 죄이기 시작했다.

크게 불리한 전황에서 그리핀은 기지를 발휘해 미드 라인에서 갈리오와 미스 포츈을 잡아내면서 분위기 전환을 노렸다. 수성에 특화된 신드라를 통해 굳건한 방어 라인을 구축하면서 적의 공격을 받아쳤고 결국 싸움은 장로 드래곤이 나타나는 시점까지 미뤄졌다.

승리의 문은 SRB DanChung(갈리오)가 열었다. 상대의 시야가 없는 수풀에서 기습적으로 도발을 시전해 저항도 못하고 도망가게 만든 것. 장로 드래곤과 바론 버프를 모두 취득한 SRB는 3세트에서 승리해 팀 다이나믹스의 승자전 상대로 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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