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오브레전드, 스타크래프트, 철권 등 각종 e스포츠 대회로 눈호강을 실컷했던 4월 25~26일

[게임플] 코로나19 확산 사태로 스포츠 경기가 취소 혹은 무기한 연기된 가운데, e스포츠는 온라인 진행이 가능하다는 게임의 장점을 이용해 시즌을 이어갔다.

이러한 장점을 적극 활용해 각종 게임사들은 자사의 게임이나 업데이트를 알리기 위해 유명 스트리머와 함께 소규모 대회를 개최했다.

이에, 프로게이머 입장에선 실전 경험을 꾸준히 쌓을 수 있었고, 팬들의 경우 좋아하는 게임이나 선수들의 경기를 자주 시청할 수 있어 지루함을 달랠 수 있다는 일석이조의 이득이 생겼다.  

지난 25일부터 26일까지 리그오브레전드, 스타크래프트, 철권7 등 각종 e스포츠 대회 4강~결승전 일정이 연이어 쏟아졌고, 주말간 e스포츠 시청 스케줄로 가득 채우면서 휴식을 취하는 게이머들을 다수 볼 수 있었다.

먼저 국내 리그오브레전드 대회인 2020 LCK는 T1이 젠지를 물리치고 V9을 달성하면서 마무리됐다. 정규 시즌에서 1위를 달성하면서 결승전 직행 티켓을 확보한 젠지였지만, 사실 모든 관계자와 팬들이 T1의 승리를 예측했을 정도로 정규 시즌 막바지부터 플레이오프에서 보여준 T1의 기세가 남달랐다.

사실 긴장감이 느껴지지 않고 허무하게 패배해 팬들 입장에선 아쉬움이 남긴 했지만, 그만큼 T1의 철저한 준비성이 엿볼 수 있었던 경기였다.

무엇보다 '칸나'라는 신인을 발굴해 낸 것에 의미가 크다고 생각된다. 정규 시즌이 시작되기 전에 많은 팬들이 연습생을 1군으로 올린 T1의 라인업을 보고 예전만큼 압도적이지 않아 이번 시즌은 많이 어려울 거라고 예상했다.

특히, 상체 비중이 워낙 높아진 현재 메타에서 탑 라인을 맡은 신인 칸나에 대한 불안함이 더욱 높아졌지만, 칸나는 그러한 우려를 모두 잠재우고 플레이오프에서 다른 탑 라이너들을 압도하면서 당당하게 자신의 실력을 자랑했다.

경기를 계속 치르면서 완전체가 된 T1이 다음 섬머 시즌을 넘어 한동안 한국과 멀었던 월드 챔피언십에서도 과연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핫식스 아프리카 콜로세움에서 무관중으로 열린 스타크래프트 공식 대회 'ASL 시즌9'도 김명운이 무관의 설움을 털고 첫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1세트에서 김명운은 뮤탈리스크로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이재호가 방어 라인을 구축했으나 김명운은 뮤탈리스크로 집요한 견제를 이어가면서 결국 테란 방어선을 무너뜨리고 승리를 거머쥐었다. 

2세트 '네오 실피드'에서 김명운은 전 경기와 다르게 초반에 승부수를 던졌다. 몰래 숨겨둔 저글링을 확인하지 못해 마린을 모으지 않으면서 테크를 올리는 이재호의 허점을 노린 것. 팩토리도 만들어지지 않은 상황이라 이재호 입장에선 허무하게 2세트를 내줄 수밖에 없었다.

2점차로 밀리는 이재호는 반격에 나섰다. 이재호는 지속적인 견제 플레이를 통해 김명운이 미네랄을 제대로 모으지 못하게 만드는 동시에, 사이언스 베슬과 시즈 탱크가 모인 시점에서 강하게 압박하면서 승리를 거뒀다.

하지만 역전의 불꽃은 김명운의 기세 속에서 사그라들었다. 다소 쉽게 가져온 4세트에 이어 뮤탈리스크로 상대의 발키리를 제압하고 클로킹된 레이스를 오버로드 스피드 업그레이드로 맞받아치면서 최종 스코어 4대1로 이번 시즌 주인동으로 떠올랐다.

그간 김명운은 개인 방송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줬지만, 우승 트로피가 없었다는 점에서 많은 팬들에게 아쉬움을 남겼던 바 있다.

그는 이번 ASL 시즌9에서 무관 탈출에 성공한 것도 기쁘지만, 최강자로 군림했던 이영호를 물리치고 우승했다는 점에서 개인적으로 더 의미가 크다고 전했다.

아프리카TV에서 주관하는 '철권7 BJ 멸망전'에선 아빠킹 '남기웅' 팀이 무릎팀을 제압하면서 우승에 성공했다.

사실 무릎팀은 1일차에서 1패를 기록하고, 2일차 첫 번째 경기에서도 패배해 모두가 예선 탈락을 예상했을 정도로 분위기가 암울했다.

하지만 무릎과 샤넬을 각성으로 연승을 이어나갔고 결국 예선 2위로 당당히 플레이오프에 진출. 플레이오프에서도 저스티스팀을 6대1로 압도하면서 자신들의 기세를 아빠킹팀에 선보였다.  

대망의 결승전 무대의 선봉은 무릎과 울산이었다. 워낙 철권 팬들 사이에서 유명한 선수들이라 눈호강을 기대했던 매치. 무릎의 니건이 멋진 무빙과 확실한 딜레이 캐치를 통해 이득을 취했고, 마지막 회심의 레이지 드라이브로 울산을 제압했다.

2세트에선 반전이 일어났다. '스티브 엄마'가 무릎을 3대2 스코어로 이겨낸 것. 해설진과 시청자가 모두 놀란 가운데, 중견으로 샤넬이 출전하면서 스티브 엄마 2번, 아빠킹 1번을 이겨내는 퍼포먼스에 다시금 놀라게 만들었다.

우승에 한 발짝 다가간 무릎팀을 저지시킨 것은 팀의 주장 '아빠킹'이었다. 2회차 중견으로 나선 아빠킹은 무릎, 샤넬, 도토링을 모두 이기면서 철권7 슈퍼스타즈에 이어, 두 번째 우승을 거머쥐었다.

올해 대회를 처음 출전하면서 2회 우승까지 달성한 아빠킹. 사실 신규 캐릭터 '파캄람'은 강력한 화력과 긴 리치를 통해 사기 캐릭터라고도 불리지만, 이전에 이슈를 몰고왔던 '리로이 스미스'만큼 압도적인 성능을 가진 것도 아니기 때문에 많은 선수들이 대응책을 보여주곤 했다.

이로 인해 대회에서 파캄람을 사용하는 선수는 아빠킹뿐이었다. 자신의 실력으로 당당하게 내노라하는 철권7 프로게이머들을 물리친 아빠킹에 대해 팬들 사이에선 철권 해설도 잘하는데, 실력까지 갖춰 더 호감이라는 평가가 줄을 지었다.

마지막으로 공정한 결투장 시스템 도입을 기념해 네오플 후원으로 진행된 '김현도X정준 결투장 대회'도 긍정적인 평가와 함께 막을 내렸다. 

결승전의 주인공은 '따거'팀과 '나비보베따우'팀이었다. 유일한 다이아몬드 등급을 달성한 한세민 선수의 '헤카테'가 포진된 따거팀은 결승전까지 모든 팀을 압도했던 만큼 시청자 대부분도 따거팀의 승리를 예상했다.

하지만 실력이 물오른 배틀메이지 '넘졸령'이 한세민을 제압하는 반전을 이뤄내고, 뒤이어 황소 같은 돌진 플레이로 상대가 정신없이 만드는 남그래플러 '버그쭈러쭈러'가 1~2세트를 연이어 가져오는 반전을 만들어 놀라움을 자아냈다.

하지만 따거팀도 멘탈을 가다듬고 반격에 나섰다. 한세민 선수의 컨디션이 아직 정상적으로 돌아오지 않은 상황에선 쿠노이치 '상큼달콤롯샌'이 날렵한 공중 운용으로 선봉에서 점수를 가져왔고, 아수라 '들쥐콩'이 마무리하는 그림이 그려졌다.

마지막 주인공은 컨디션이 돌아온 한세민이었다. 헤카테의 압도적인 화력과 범위 앞에선 상대로 어쩔 도리가 없었던 것이다. 

경기를 본 시청자들은 생각보다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선수들이 뛰어난 실력을 보여주고 정준 해설의 진행은 역시 일품이었다는 평가를 전했다.

또한, 첫 시즌이라 헤카테, 검귀 등 신규 캐릭터에 대한 밸런스 조정이 다소 필요해 보이지만, 그래도 오랜만에 던전앤파이터 결투장을 손에 땀을 쥐면서 시청할 만큼 긴장감과 재미가 넘쳤다는 호평이 난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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