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체 vs 하체' 정석적인 조합으로 펼쳐진 힘싸움에서 SPG보다 한수 앞선 DYN의 기세

[게임플] 4월 28일부터 펼쳐지는 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LCK) 승강전의 마지막 진출권을 두고 리그오프레전드 챌린저스 코리아(CK) 플레이오프 2라운드에서 '팀 다이나믹스(DYN)'와 '스피어게이밍(SPG)'이 맞대결을 펼쳤다.

양 팀 모두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상대팀을 압살하는 퍼포먼스를 보여 승부를 예측하긴 어려웠으나, 2019 챌린저스 코리아 섬머 R1부터 DYN이 6대3으로 앞서 많은 관계자들이 DYN의 우세를 점쳤다.

플레이 스타일은 전혀 상반된다. 상체의 압박 플레이로 초반부터 강력한 힘을 자랑하는 DYN과 강력한 바텀 듀오의 화력으로 중, 후반 한타에서의 남다른 모습을 보여준 SPG이기에 상체와 바텀에서 얼마나 이득을 챙기느냐가 관건인 셈이다.

1경기에서 두 팀은 정석적인 조합으로 힘싸움을 노렸다. SPG는 세트, 리 신, 조이, 미스포츈, 노틸러스로 다소 안정적인 밸런스 조합을 선택했고, DYN도 아트록스, 트런드, 말자하, 바루스, 갈리오로 비슷한 스타일의 조합을 구성했다.

그중에서 DYN Kuzan이 선택한 말자하는 경기에서 자주 보여지지 않았던 챔피언인 만큼 어떤 활약을 펼칠 것인지 시청자들도 기대를 한껏 모았다.

4분경 탑 라인에서 SPG Destroy(세트)와 SPG Winter(리 신)이 아트록스에게 기습을 노렸으나, 빠르게 합류한 DYN GuGer(갈리오)와 DYN Beyond(트런들)에 의해 역으로 더블 킬을 내주는 상황이 발생했다.  

DYN은 초반부터 점멸이 빠진 세트를 지속적으로 괴롭혔다. 6분에 DYN Beyond(트런들)의 날카로운 기습에 당한 SPG Destroy(세트)는 텔레포트까지 이미 소모했던 바람에 다수의 미니언을 놓쳐 아트록스와 성장 차이가 크게 벌어지기 시작했다.

SPG는 자신들이 가장 강력한 바텀 라인에 힘을 실어주기 시작했다. 노틸러스와 리신이 미스포츈과 함께 갈리오를 노렸는데, 갈리오가 진입 점멸로 도발을 걸어 죽으면서 노틸러스의 HP를 크게 줄여놨고 이를 바루스와 아트록스가 제압해 서로의 서포터가 교환됐다.

이후에도 DYN은 탑 라인 포탑을 파괴하면서 세트 괴롭히기를 계속 이어갔다. 이에 SPG도 반격에 나서 리 신과 세트가 DYN Kuzan(말자하) 제압에 성공해으나, 압도적인 성장을 이뤄낸 DYN Rich(아트록스)와 DYN Beyond(트런들) 앞에선 무력해져 세트, 리 신, 조이가 순식간에 당해버렸다.

DYN이 드래곤 2스택을 채운 바람에 SPG도 드래곤 한타를 피할 수 없었던 19분. 빠른 이니시에이팅으로 바루스를 제거하긴 했으나, 화력을 모두 소진했고 결국 DYN이 한타에서 대승을 거두면서 1점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2경기도 양 팀은 비슷한 스타일의 조합을 꺼내들었다. 이번 경기에서 선취점를 달성한 팀은 SPG. 협곡의 전령 앞 대치 상황에서 점멸이 없는 DYN Beyond(트런들)을 정확하게 노려주면서 킬 포인트를 얻어냈다.

하지만 DYN도 기세 싸움에서 양보하지 않았다. 트런들이 죽은 상황에서도 DYN Kuzan(코르키)가 폭탄 배송으로 끝까지 적을 물어 세트를 내주고 노틸러스, 키아나, 제이스를 잡아내는 성과를 거뒀다.

DYN은 코르키와 아트록스의 성장력을 이용해 오브젝트 등장 전 한타 싸움에서 계속 SPG에게 킬 포인트를 획득했다. 3번째 드래곤을 SPG Winter(그라가스)가 멋지게 스틸하긴 했지만, 경기 상황을 반전시키려면 더 많은 성과가 필요했다. 

글로벌 골드 7,000 가량 차이를 보일 정도로 DYN가 크게 유리했지만, SPG도 SPG Jaguar(아펠리오스)의 화력을 바탕으로 적절하게 잘 맞춰 대응한 바람에 한타를 비기는 상황을 연출해 냈다.

장로 드래곤 타이밍에 SPG쪽으로 분위기 반전이 이뤄지나 싶더니, 아펠리오스 혼자서는 경기를 뒤집기엔 DYN의 성장이 너무 압도적이라 결국 2경기까지 DYN의 승리로 끝나게 됐다.

3경기에서도 선취점은 탑 라인에서 발생했다. SPG Destroy(제이스)와 DYN Rich(아트록스)의 일기토에서 제이스가 패배한 것. 점멸이 돌아오기 전 타이밍에 자르반과 아트록스가 제이스에게 추가 킬을 획득해 이번에도 아트록스의 캐리가 예상됐다.

바텀 라인에서는 SPG Jaguar(칼리스타)와 SPG Zzus(타릭)이 더 좋은 호흡을 발휘했다. 상대 타워 앞에서 침착한 다이브를 통해 타릭을 잡아냈고, 이후 SPG Winter(세주아니)와 함께 바루스까지 잡아내면서 스코어를 동등하게 만들어냈다.

3경기의 SPG는 앞선 경기와 달랐다. 대지 드래곤을 둔 한타에서 SPG Jaguar(칼리스타)의 환상적인 포지셔닝으로 결국 에이스까지 이뤄내 자신들의 강점인 바텀 캐리 구도를 형성하기 시작한 것이다.

성장에 다소 제동이 걸린 DYN Rich(아트록스)이 탑 라인에서 미니언을 제거하다가 고립돼 허무하게 죽어버리면서 SPG가 기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세 번째 드래곤 싸움에서 SPG의 진형이 분열되면서 SPG Jaguar(칼리스타)의 활약에도 불구하고 4대5로 한타에서 패배했다.

바론을 둔 싸움에서도 DYN이 한타에서 대패했지만, SPG Winter(세주아니)가 바론을 스틸하면서 역전의 발판을 만들었다. 

DYN이 세주아니가 돌진한 것을 보고 바론 공격을 멈춰 스틸이 불가능하다고 예상했는데, 상대의 공격을 버텨내면서 SPG Destroy(제이스)와 스틸 작전에 성공하는 장면은 모두를 놀라게 만들었다.

바론 스틸의 영향이 있었는지 DYN의 기세가 한 풀 꺾였고, 그 틈을 이용해 SPG가 자신들이 원하는 한타 구도를 만드는 데 성공하면서 제이스에게 쿼드라 킬을 쥐어주고 세트 스코어 1점을 따라가기 시작했다.

4경기에서 SPG Chasy는 야스오 카드를 꺼내들었다. 상대의 포킹 조합을 바람장막으로 무력화시키고 아트록스가 빠르게 진입해 야스오의 궁극기로 연계한다는 의도였다.

하지만 DYN GuGer(세트)의 기습으로 야스오가 선취점을 내주면서 라인전 상황을 불리하게 시작했고, 탑 라인에서 귀환 도중 DYN Kuzan(조이)에게 죽어버리면서 야스오가 화력을 발휘하기 어려운 경기가 펼쳐졌다.

DYN은 조이와 바루스를 이용한 포킹 조합의 강점을 제대로 이용했다. 바론 앞에서도 DYN Feiz(바루스)의 순간적인 궁극기가 쓰레쉬에게 적중되면서 쉽게 킬포인트를 쟁취했고, 이후 무리해서 진입한 니달리까지 추가 킬을 얻어냈다.

결과적으로 야스오의 선택은 SPG에게 독으로 작용했다. 드래곤 싸움을 위한 대치 상황 중 야스오가 상대에게 물리는 상황이 발생했고, 이를 지원하기 위해 급하게 SPG Destroy(아트록스)와 SPG Winter(니달리)가 뛰어든 바람에 진형을 제대로 갖추지 못해 드래곤까지 빼앗기게 됐다.

상대가 화염 드래곤 영혼을 수확하는 상황이라 미래가 불투명했던 SPG는 스틸을 시도했으나, 결국 모든 구성원이 사망해 바론까지 내주게 됐다. 

일방적으로 당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성장력이 크게 벌어진 상황에서 SPG는 기지를 발휘해 상대를 각개격파했다. 그 과정에서 에이스인 SPG Jaguar(칼리스타)가 사망하긴 했지만, 결과는 긍정적이었다.

승패의 갈림길은 세밀함에서 정해졌다. 바텀 라인에서 귀환을 시도했던 SPG Destroy(아트록스)가 와드로 훤하게 보고 있었던 DYN에게 제압당하면서 잠깐이나마 밝혔던 희망의 불씨가 사라진 것이다.

야스오의 바람장막이 소모되면서 DYN는 포킹의 공포를 SPG에게 한껏 보여줬고 결국 최종 스코어 3대1로 승강전 진출에 성공했다.

팀 다이나믹스는 챌린저스 코리아 플레이오프를 1위로 진출하면 승강전에 올라가지 못한다는 징크스까지 부순 만큼 이 기세를 승강전에서도 보여줄 수 있을지가 팬들의 시선을 주목시킬 요인이 됐다.

이로써 LCK 승강전 라인업이 그리핀, 샌드박스, 서라벌 게이밍, 팀 다이나믹스로 구성됐다. 지난 시즌 강력한 모습을 보였던 그리핀이 10위로 승강전까지 오게 되면서 결승전보다 승강전이 오히려 더 시선을 쏠리게 만든 시즌이기도 하다.

과연 챌린저스 코리아에서 압도적인 실력을 선보인 서라벌 게이밍과 팀 다이나믹스를 상대로 LCK에서 다소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던 그리핀과 샌드박스가 방어전에 성공할 수 있을지에 대한 행보가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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