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절한 대응 전략과 상대의 빈틈을 파고든 운영으로 상성의 불리함을 극복해

[게임플] '제5종족'이라 불리면서 워크래프트3를 상징하는 프로게이머 '장재호(Moon)'가 4월 22일에 열린 AWL 시즌1 결승전에서 '박준(Lyn)'을 물리치고 우승을 차지해 자신의 우승 커리어를 다시 갱신했다.

총 상금 1,000만 원 규모에 온라인 방식으로 진행된 워크래프트3 대회 '2020 아프리카TV 워크래프트3 리그(이하 AWL) 시즌1'은 워크래프트3 부문에서 활약한 한국, 중국 프로게이머들이 대거 출전해 팬들의 눈을 즐겁게 했다.

결승전 매치도 예전부터 팬들이 선호했던 대진이었다. 2003년 첫 리그 우승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세계 최고의 워크래프트3 선수의 자리를 유지하는 장재호와 블리즈컨, WCG 등 다수의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워크래프트3의 최정상급 선수로 평가 받은 박준인 만큼 결승전 무대를 장식하기에 적합하다는 평가였다.

7전 4선승제로 펼쳐지는 결승전은 서로가 승리를 가져갈 만큼 치열하게 진행됐다. 결국 세트 스코어 3대2로 장재호가 1세트만 승리한다면 최종 우승이 확정되는 상황에서 6세트가 펼쳐졌다. 

일반적으로 나이트엘프가 다소 불리하다는 의견이 많았지만, 장재호는 그 불리함을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실력을 한껏 자랑했다. 이전 경기부터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 탓인지 보는 시청자 입장에서도 손에 땀을 쥐게 만들었다. 

6세트에선 장재호는 키퍼 오브 그로브를 선 영웅으로 선택하면서 지속적으로 견제하는 운영을 선보였고, 박준도 블레이드마스터를 통해 중반 타이밍에 가장하게 압박하는 정석적인 전략을 준비했다.

장재호는 지속적으로 견제하면서 헌트리스와 멀티를 빠르게 가져갔다. 멀티를 막기 위해 박준은 섀도우 헌터와 함께 진출을 시도하려 했지만, 장재호는 블레이드마스터가 잠깐 멀리 있는 상황을 역으로 이용해 박준의 본진을 급습했다. 

조합의 핵심인 '그런트'를 죽이고 건설 중인 상점까지 파괴하면서 박준의 진출 타이밍을 놓치게 만든 장재호는 멀티를 안전하게 가져갔고 상황을 유리하게 이끌었다.

골드 수급에서 상대보다 앞서게 된 장재호는 알케미스트와 헌트리스를 추가하면서 레벨 육성에 주력했다. 박준도 이에 맞춰 블레이드마스터와 섀도우 헌터의 레벨 육성에 박차를 가하면서 샤먼과 그런트를 조합하고 멀티를 따라갔다.

장재호는 오크의 멀티가 활성화되기 전에 승부수를 던졌다. 알케미스트가 3레벨과 유닛 업그레이드 1단계가 완성된 타이밍에 힐링 스크롤을 구매한 후 본진을 러쉬를 감행한 것. 연속 디토네이트가 샤먼과 섀도우 헌터에 적중되면서 장재호의 압도적인 물량 앞에 박준은 무릎을 꿇게 됐다.

경기가 끝난 후 장재호는 "패스트 멀티를 하지 않으면 오크의 화력을 이기기 어려워 이번 전략을 준비했으며, 섀도우 헌터가 나오기 전에 그런트 견제가 성공적으로 이뤄진 시점에서 우승을 직감했다"고 전했다.

해설자들과 시청자들은 '역시 장재호다', '나이트엘프가 약해진 상황에서도 그는 달랐다', '세월이 꽤 흘렀는데 전성기 포스를 보여줘 대단하다'라면서 그의 경기력에 대해 극찬을 아끼지 않았고, 이번 AWL 시즌1을 계기로 블리자드의 워크래프트3 리그가 이렇게 재밌는지 처음 알게 됐다는 반응도 다수 보였다.

중국 팬들도 반응은 비슷했다. 이 경기를 보기 위해 오랜 시간 기다렸는데, 결승전을 장식한 두 선수는 기대를 져버리지 않은 훌륭한 경기를 보여줬다는 의견이다.

올해는는 이전보다 워크래프트3 대회가 더욱 활발하게 진행됐고 이번 AWL도 추가 개최를 예고한 만큼 지난 TEN 한중전과 함께 우승 커리어 갱신에 박차를 가한 장재호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리는 상황이다.

과연 앞으로의 대회에서도 장재호가 나이트엘프를 뛰어넘은 제5종족의 면모를 보여주면서 눈호강을 시켜줄 것인지 팬들의 기대를 한껏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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