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가 아닌 도전자의 입장으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김대호 감독의 최종 성적에 시선 집중

정규 시즌 3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드래곤X

[게임플] 지난 16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2020 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LCK) 스프링' 9주 2일차 2경기에서 드래곤X(DRX)는 APK 프린스를 상대로 2대1 승리를 거뒀지만, 2세트를 내준 탓에 최종 3위로 플레이오프를 진출하게 됐다.

T1과 14승 4패(+16)로 동률을 이뤘으나, 승자승 원칙에서 순위가 밀려난 것. 플레이오프는 정규 시즌에서 1~5위를 차지한 팀이 진출해 시즌 챔피언을 결정짓는 무대다. 

3위로 진출한 DRX는 KT 롤스터와 담원 게이밍간 맞대결 승자와 결전을 치르며, 해당 경기에서 승리하면 T1과 결승 티켓을 두고 맞붙게 된다.

그리핀 시절에는 매번 1위로 플레이오프를 진출했던 김대호 감독

DRX의 지위봉을 맡은 김대호 감독은 지난 그리핀 시절부터 매번 1위로 플레이오프를 진출했던 만큼 3위로 시작하는 것은 이번 시즌이 처음이다.

즉, 이번에는 결승 무대에서 도전자를 기다리는 위치가 아닌, 도전자 역할로 한 계단씩 올라가는 입장이 되면서 e스포츠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순위에 따라 장, 단점은 존재한다. 플레이오프를 1위로 진출하면 한동안 경기를 치르지 않기 때문에 선수들은 체력을 비축할 수 있는 동시에, 결승전에서 사용할 전략을 비밀리에 준비할 수 있다.

대신, 실전 경기 감각이 떨어질 수 있다는 단점이 있는데, 압도적인 성적으로 정규 시즌마다 팀을 1위에 빠르게 안착시켰던 김대호 감독이 유독 결승전에선 그 퍼포먼스를 보여주지 못해 우승컵을 거머쥐지 못했기 때문에 어쩌면 새로운 가능성을 찾을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된 셈이다.

상체 영향력이 워낙 강한 탓에 획기적인 전략을 발굴하기 힘든 현재 메타

게다가 현재 리그오브레전드 메타상 허를 찌르는 챔피언으로 예상치 못한 전략을 세우기도 애매한 상황이라 지난 리그오브레전드 월드챔피언십의 '펀플러스 피닉스'와 같이 서프라이즈 전략을 선보이기도 어려워 오히려 실전 경험을 꾸준히 쌓는 것이 유리하다는 평가다.

DRX의 결승 진출에 가장 큰 걸림돌이라면 2위에서 기다리는 T1이다. 사실 김대호 감독이 우승을 놓친 것은 1위로 진출해 실전 감각이 떨어졌다기 보단, 매번 만나는 T1에게 유독 약한 모습을 보였다는 문제가 주된 이유다.

반대로 말하면 T1이 결승 무대에서 완벽할 정도로 강해진다는 이유도 있다. 당시 정규 시즌에서 김대호 감독의 그리핀은 T1에게 단 한번도 패배한 적이 없으며, T1은 플레이오프 진출조차 어려운 상황을 뒤집고 힘들게 결승까지 올라왔기 때문에 많은 팬들이 그리핀의 우승을 예상했다.

하지만 결과는 T1의 우승. 이번 정규 시즌 초반에도 유일하게 무패 행진을 달리면서 강세를 자랑했으나 결국 T1에게 발목을 잡혔고 이후 잠깐 슬럼프가 찾아오기도 했다.

결승전에선 독보적인 실력을 자랑하는 T1은 김대호 감독이 반드시 극복해야 할 과제가 됐다

DRX 선수들이 T1 선수들에 비해 부족하냐고 묻는다면 그것도 아니다. LCK부터 월드 챔피언십의 무대를 밟은 베테랑 선수도 있는 반면, 이번 시즌에서 처음 LCK 무대를 밟은 신인들이 있다는 점도 비슷하다.

내부적인 플레이 문제를 파악한 후 피드백을 통해 개선하고, 어떤 전략을 선택하냐에 따라 승패의 여부가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많은 관계자들은 김대호 감독이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어 주변에서 흔히 '인간 상성'이라 불리는 T1을 극복해 낸다면 이번에야 말로 자신이 갈망하던 우승컵을 들어올릴 수 있을 거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물론, 연이은 패배에 개인적으로 '트라우마'가 생겨 힘들 수 있겠지만, 매번 외나무 다리에서 만나는 T1을 극복하지 않으면 향후 대회 성적도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없는 만큼 철저한 준비가 필요할 것이다.

첫 공식 대회 출전임에도 최고의 기량을 보여주고 있는 표식, 케리아 선수

한편, 2020 LCK 개최 전에 많은 논란에 휩싸여 힘든 시간을 보낸 김대호 감독이지만, 많은 팬들의 응원에 힘입어 DRX의 지휘봉을 잡았고 대회 성적을 통해 그들에게 e스포츠에서 코치, 감독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지를 다시금 일깨워줬다. 

자신의 가치를 한껏 올리기 위해 꼭 필요한 우승컵. 아쉬움이 가득한 2인자 타이틀을 떨쳐내고 국내 e스포츠 무대를 호령했던 '명장' 라인에 입성할 수 있을지 많은 이들의 시선이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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