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반에는 다소 지루해도 14레벨 기점으로 게임의 진가를 발휘하는 라그나로크의 새로운 도전

[게임플] 그라비티가 올해 첫 주자로 선보인 '라그나로크 택틱스'가 3월 31일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에 정식 출시했다.

지난해 11월 태국에서 출시해 양대 마켓 무료 다운로드 인기 1위, 최고 매출 순위는 애플 앱스토어 2위, 구글플레이 3위에 오를 정도로 뜨거운 반응을 보였고, 2020년 1월에는 동남아, 2월에는 대만, 홍콩, 마카오 등에서 서비스를 시작해 긍정적인 성과를 거둔 만큼 국내에서도 기대가 꽤 높은 작품이다.

라그라노크 IP를 재구성한 라그라노크 택틱스는 몬스터 등급과 상성을 고려해 군단을 배치하고 전투를 벌이는 SRPG 장으로 100여종의 몬스터가 등장해 다양한 전술을 펼칠 수 있다는 특징을 지녔다.

첫 인상은 라그나로크 특유의 감성이 담긴 그래픽으로 아기자기하면서 캐주얼한 비주얼이 돋보였다. 호불호가 나뉠 순 있으나, 원작 팬들이나 애니메이션풍 그래픽을 좋아하는 게이머라면 나쁘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

전투는 가위, 바위, 보로 구분되는 속성을 보고 공격할 상대를 고르는 단순한 방식으로 진행한다. 전투를 진행하면서 각 캐릭터의 스킬을 사용할 수 있는데, 범위 공격은 얼마나 많은 적을 피격시키느냐가 중요한 만큼 신중함을 요구했다.

모험 모드를 즐길 때 요구 레벨보다 플레이어 레벨이 높다면 오토 플레이를 통해 편하게 진행할 수 있었지만, 동등한 레벨에선 꽤 난이도가 높은 편이라 수동으로 하나씩 머리를 굴려가며 해결하는 묘미도 쏠쏠했다.

캐릭터는 모험 모드로 조각을 모아 합성해 얻을 수도 있지만, 대부분 뽑기를 통해 얻어야 했다. 처음에는 몬스터 연구소에서 초보자 추천, 초보자 확률 UP 뽑기를 위주로 진행하면 높은 등급 몬스터를 얻기 유리하다.

상세 확률을 확인하면 가장 높은 등급 몬스터는 0.139%라는 낮은 확률을 자랑해 뽑기가 무서웠지만, 7개를 뽑아본 결과 SS급 1개, S급 3개, A급 1개, SP급 1개, B급 1개가 뽑혀 S급은 생각보다 잘 나온다는 느낌을 받았다.

캐릭터를 레벨은 'Zeny'를 통해 상승시키며, 레벨 상한선에 다다르면 총 5번의 진화로 상한선을 해제할 수 있다. 캐릭터에는 룬과 장비를 착용해 더 강력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데, 장비는 획득 난이도가 낮았으나 룬 획득은 다소 어려운 편이었다.

이렇게 전력을 정비하고 시작한 모험 모드. 사실 초반에는 전투 방식과 난이도가 너무 단순해 처음에는 SRPG가 아닌 캐릭터만 모으는 수집형 게임으로 오해했다. 

그래도 파티가 전진하면서 들려오는 라그나로크 메인 BGM과 엔젤링, 데빌링 등의 캐릭터가 보여주는 전투 모습으로 원작의 향수를 느낄 수 있었다는 점에선 꽤 만족스러웠다. 그래도 모험 모드는 게이머들에게 재미를 주기엔 부족한 것은 사실.

게다가 부스터 모드를 12레벨부터 사용할 수 있어 캐릭터들의 전투를 계속 지켜봐야 하고 오토모드도 전투만 진행해주기 때문에 전체 오토 플레이를 기대한 게이머들에겐 다소 아쉬운 부분으로 작용할 거로 생각한다.

반전은 있었다. 모험 모드만 플레이하면 지극히 단순하고 지루한 과정의 연속이지만, 14레벨 도전 모드로 시작해서 아레나 모드까지 개방하면 이 게임의 진가를 볼 수 있게 된다. 

캐릭터를 여럿 모아 전력을 구성한 후 다른 플레이어와 겨루는 18레벨 아레나 모드는 그라비티가 핵심 콘텐츠로 소개했던 만큼 라그나로크 택틱스 본연의 재미를 한껏 느낄 수 있었다.

초반 캐릭터 설정부터 정해지는 가위, 바위, 보 싸움에서 승패가 결정되는 것이 아닌, 스킬 사용과 진영에 따라서도 승패가 달라지기 때문에 전략적인 두뇌 싸움을 체험하고 싶다면 적어도 18레벨까진 달성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전체적인 평가는 '초반에 어떤 게임인지 구분이 되지 않고 다소 지루한 시간을 이겨내면 SRPG에서만 즐길 수 있는 재밌는 콘텐츠가 기다린다' 정도로 설명할 수 있다.

단순한 성장식 수집형 RPG와는 다른 재미를 느끼고 싶은 게이머들에게 좋은 선택지가 될 작품이었다. 또한, 라그나로크 관련 게임을 자주 플레이하는 게이머들에게도 색다른 방식으로 라그나로크 요소를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충분히 매력적이라 생각한다.

다만, 완전 오토플레이가 없고 오토로 플레이하기엔 몬스터가 갑자기 강해지는 구간이 많아 일정 스펙이 아닌 이상 게임을 돌려놓고 다른 것을 진행하기는 힘든 편이라 실시간 조작의 재미를 느끼고 싶은 게이머들에게 더 적합할 것이다.

글로벌에서 이미 검증된 성적을 토대로 국내에 선보인 그라비티의 첫 야심작 '라그나로크 택틱스'가 쟁쟁한 모바일 신작 경쟁 구도에서 과연 어떤 성적을 거둘 수 있을지 기대가 되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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