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투자로 확보한 자사 개발력과 게임 서비스 노하우가 접목해 한층 발전된 모습 전망

[게임플] 카카오게임즈는 올해 초 엑스엘게임즈를 비롯한 다양한 유망 개발사를 인수하거나 투자해 자사의 개발력을 높이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의도는 명확하다. 퍼블리싱 사업에 주력했던 만큼 시그니처로 내세울 만한 작품이 마땅히 없는 카카오게임즈 입장에선 올해부터 퍼블리싱 사업의 한계을 극복하고 자체 개발 영역까지 자사의 영향력을 확장하기 위함이다. 

실제로 카카오게임즈는 그간 배틀그라운드, 패스오브엑자일, 프린세스커넥트! 리:다이브(이하, 프리코네R) 등 전 세계 인기작을 유통해 국내 게이머들이 그 이름을 당연히 들어봤을 정도로 큰 성장을 이뤘지만, 자사가 내세울 수 있는 고유 IP 게임이 없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

자체 개발작의 부재는 글로벌 진출에서도 제동이 걸렸다. 최근 국내 게임사는 판호로 막힌 중국을 제외한 동남아시아, 러시아, 북미, 유럽 등 다양한 국가로 자사의 게임들을 진출시키는 데 열중하고 있다.

이는 국내 시장에 밀물처럼 유입되는 중국 게임을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현재 모바일 매출 상위권에 포진된 게임 중에서 리니지M와 리니지2M이 1, 2위를 제외하면 지난해와 크게 다르지 않을 정도로 중국 게임이 다수 존재한다. 

좁은 시장 속에서 물량으로 밀어부치는 중국과의 경쟁을 이어가기엔 무리가 있어 해외 진출로 발길을 돌리는 상황. 이에 카카오게임즈는 다소 늦었으나 글로벌 사업에 필요한 기반을 다지기 위해 초석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밟고 있다.

자체 개발력을 높이는 전략은 지난해 '검은사막'의 이탈도 이유가 될 수 있다. 퍼블리싱 계약 기간이 종료된 검은사막은 개발사인 펄어비스측에 서비스권을 반납했고, 이로 인해 카카오게임즈는 PC게임 시장 매출 부문에 있어 다소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다행히 국내 서비스를 시작한 패스오브엑자일이 높은 인기를 끌어내 그 손해를 충분히 만회했으나, 이러한 퍼블리싱 사업의 고질적인 리스크는 추후 상장 계획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기 마련이다.

즉, 카카오게임즈 입장에서 이번 투자는 피할 수 없는 '과제'이자, 시도할 만한 '도전'이다. 여기서 핵심은 "과감하게 투자한 성과가 언제 나타나는가?"에 대한 답변이다.

투자 입장에선 빠른 성장세를 보여주면 더할 나위없이 좋겠지만, 기반을 다지는 과정인 만큼 섣불리 결과물을 내세우는 것보단 장기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이에 카카오게임즈 남궁훈 대표이사는 "지난해 플랫폼과 콘텐츠를 겸비한 퍼블리셔에서 개발 영역을 더하는 수직계열화 구조를 완성했다"며, "올해는 기존 게임 사업을 강화하고 더 나아가 대중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독보적인 콘텐츠 서비스사로 사업 영역을 확장해 나갈 것"을 전한 바 있다.

과연 해당 도전이 카카오게임즈의 '모멘텀'이 돼 퍼블리싱의 대가 이미지를 벗어나 그간 쌓아온 게임 서비스 노하우와 발전된 개발력을 융합해 퍼블리싱과 자체 개발 그리고 글로벌 진출까지 모든 면에서 한층 더 성장한 게임사로 발전할 지 기대가 되는 부분이다.

# 과거 매출 신기록을 도운 '배틀그라운드'

국내 최고의 흥행력을 보여준 '배틀그라운드'의 국내 서비스를 맡은 카카오게임즈는 2018년 연결기준 매출 4,208억 원, 영업이익 472억 원, 순이익 189억 원을 거두는 역대 최고 매출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배틀그라운드는 2017년 출시 당시 전국 PC방 사양의 대대적인 상향평준화를 가져오고 배틀로얄 장르의 한 획을 그은 만큼 국내 게이머들 사이에서 큰 사랑을 받았고, e스포츠에서도 그 인기를 한껏 자랑했다.

다만, 현재 FPS 장르의 고질적인 '핵' 문제를 여전히 해결하지 못해 과거의 인기에 비하면 다소 감소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게다가 기존 게임들의 생존 모드 및 배틀로얄 게임들이 대거 출시되는 바람에 문제 해결이 무엇보다 시급한 상황이다.

PUBG 관계자에 따르면 전담 조직에서 핵 이용자를 적발하고 방지하는 작업에 총력을 기울이는 중으로 알려졌다. 만약 해당 문제가 조속히 해결된다면 다시 한번 전성기를 맞이할 저력이 있는 게임이라 카카오게임즈에서도 언제든 긍정적인 영향을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이다.  

# 지난해 각 플랫폼 효자 등극... '패스오브엑자일', '프리코네R'

지난해 6월 8일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패스오브엑자일은 디아블로, 로스트아크 등에 이어 국내 핵앤슬레시 장르의 인기를 다시금 실감나게 한 작품으로 우뚝 섰다.

패스오브엑자일은 그라인딩 기어 게임즈가 개발하고 가레나가 배급한 전세계 3,000만 회원이 즐기는 인기작으로 핵앤슬래시 특유의 액션성과 타격감 그리고 무한한 캐릭터 성장 빌드 등 다양한 게임 콘텐츠를 자랑한다.

검은사막의 서비스권을 펄어비스에 반납하면서 PC게임 매출이 주춤했던 상황에서 패스오브엑자일은 5월 30일 진행된 사전 체험 기간부터 약 10만 명 이상의 이용자가 몰리면서 카카오게임즈의 새로운 효자로 등극했다.

많은 게이머가 지난해 카카오게임즈 모바일게임 부문에선 '달빛조각사'가 기억에 남겠지만, 사실 작년 3월 28일부터 국내 서비스를 시작한 '프리코네R'이 그간 '믿고 거르는 카카오'라는 서비스 인식을 반전시키고 흥행가도의 기반을 쌓은 일등공신이었다.

사이게임즈의 유명 PD '기무라 유이토'가 개발한 프리코네R은 50명 이상의 매력적인 미소녀들과 길드를 만들고 함께 모험을 떠나는 게임으로 고품질 애니메이션 연출과 박진감 넘치는 전투, 방대한 즐길 거리 등이 특징이다. 

비주얼 높은 미소녀 캐릭터와 퀄리티 높은 애니메이션 연출로 2차원 수집형 RPG 장르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인기가 돋보였던 게임이라 그런지 국내에서도 기대감이 점점 상승했고, 사전 예약 이벤트에 100만 명 이상 모이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해당 게임의 핵심 콘텐츠인 '클랜전'의 묘미가 국내 게이머들에게 전해지고 이용자들의 배려가 한껏 담긴 서비스 정책으로 구글플레이 매출 순위 4위, 앱스토어 순위 3위를 기록했고 현재도 업데이트 시기에 급상승하는 순위 변동을 볼 수 있다.

# 자체 개발력을 높이기 위한 과감한 투자

지난 3일, 카카오게임즈는 엑스엘게임즈 인수에 이어 세컨드다이브, 오션드라이브 스튜디오, 패스파인더에이트 등 유망 개발사 3곳에 총 230억 원 규모의 전략적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최근 1개월 간 카카오게임즈가 게임 개발력 확보에 투자한 자금은 무려 1,411억 원 정도로 작년 카카오 게임 콘텐츠 부문의 연간 매출액이 약 3,974억 원을 기록한 점을 고려하면 연 매출 약 35.5% 이상 큰 규모로 투자한 셈이다.

이는 카카오게임즈가 IPO를 염두에 두고, 자체 개발 역량 확보를 통한 기업가치 제고, 글로벌 진출 발판에 나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투자에 나선 개발사들은 모두 수익성 높은 RPG 개발 역량을 보유한 유망업계들로 향후 카카오게임즈가 이들의 작품을 자사의 라인업에 추가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지난 2015년 프렌즈게임즈를 설립하면서 캐주얼 게임 개발력을 갖춘 카카오게임즈와 이번에 투자한 게임사들의 MMORPG 개발 역량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한다면 기대할 만한 성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

이에 카카오게임즈 측은 "실력있는 신생 개발사에 대한 선제 투자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며 "개발사들과의 공고한 연합 구축을 통해 게임 생태계 활성화에도 힘쓸 것"이라고 설명했다.

# 운명 공동체로 준비하는 신작 MMORPG '에어'

카카오게임즈는 올해 출시 예정 작품을 정확하게 공개하지 않았지만, 현재까지 공개된 게임 중에서는 크래프톤에서 개발 중인 에어가 가장 유력하다.

2017년 첫 공개 후 두 차례 CBT를 진행했던 PC 플랫폼 MMORPG 에어는 리니지, 아이온으로 유명한 김형준 PD가 총괄하는 작품으로 기계 문명과 마법이 공존하는 세계관 배경 안에서 각종 비행선과 탈 것을 이용한 진영 간 전투(RvR)과 공중 전투 등 차별화된 콘텐츠를 제시하고 있다. 

한동안 PC게임 타이틀이 없었던 크래프톤에게도 에어는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양사가 지분 관계도 있는 만큼 퍼블리셔와 개발사의 관계가 아니라 운명 공동체 수준으로 전력을 다할 전망이다. 

다만, 두 차례 걸쳐 진행된 CBT에서 에어가 게이머들을 매혹할 만한 요소를 보여주지 못한 상황. 커뮤니티에선 각종 피드백이 쏟아진 만큼 재정비에 몰두해 전체적인 게임성을 한층 더 높일 필요가 있어 보인다.

# 가상현실, 증강현실 분야... 신사업에도 꾸준한 강화 시행

지난달 13일, 카카오게임즈 자회사 카카오VX는 2018 큐씨피 13호 사모투자합자회사에 200억 원 규모에 해당하는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확보한 자금은 골프 사업 운영에 활용, 골프 예약 플랫폼 기업으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하고 골프 사업 확장을 위한 기반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다.

카카오VX는 골프 관련 소프트웨어 및 게임소프트웨어 개발 등에 역량을 보이는 자회사로 '카카오골프예약', '스마트홈트' 등의 어플리케이션을 운영하며, 정보통신기술 업계 신성장동력으로 주목받는 VR, AR, 헬스케어 분야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달 27일에는 자회사 '라이프엠엠오'도 SBV-KB뉴오퍼튜너티제일호사모투자합자회사로부터 75억 원의 투자를 이끌어냈다. 

지난해 3월 설립된 라이프엠엠오는 카카오게임즈의 신사업을 담당하는 자회사로 현재 위치기반 서비스 기술을 기반으로 만든 게임 개발 및 퍼블리싱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카카오게임즈 측은 "자사가 추진하는 신사업들이 그 가능성을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앞으로 기존 사업 역량 강화와 신사업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해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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