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전앤파이터와 서든어택의 인기 회복... 퀄리티 높은 신작으로 흥행신화 노려

[게임플] 2020년 넥슨에게 주어진 과제는 '운영', '신작', '글로벌' 이 3가지를 아우르는 '성장'이다. 즉, 이용자들에게 인정받는 운영, 퀄리티 높은 신작, 글로벌에서의 성공이 넥슨의 모멘텀으로 자리 잡았다.

넥슨은 2008년 던전앤파이터의 대성공을 발판으로 다양한 신작을 출시했다. 당시 넥슨의 모멘텀은 '신작'에만 초점이 맞춰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수많은 신작들이 등장했고, 그중에서 흥행을 일궈낸 게임은 손에 꼽는다.

이는 '게임을 잘 만드는 회사'라는 넥슨에 대한 국내 게이머들의 인식을 점점 '양산형 게임만 만드는 회사'로 전락하게 만들었다. 

또한, 중국 진출의 활로가 막힌 다른 게임사에는 유럽, 동남아시아, 러시아 등 여러 국가로 진출을 꾀했던 반면, 넥슨은 던전앤파이터 중국 흥행에만 의존한 나머지 중국 외 글로벌 진출에선 경쟁력을 키워내지 못했다는 점도 부정할 수 없다.

이러한 문제 탓인지 지난해 김정주 NXC 대표가 넥슨 매각에 나섰다는 이슈가 불거졌고, 해당 시기에 던전앤파이터의 중국 매출 감소세를 보이기 시작하면서 넥슨이 얼마나 던전앤파이터에 과중된 매출 구조를 가졌는지 밝혀지기도 했다.

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넥슨은 대대적 조직 재정비에 나서는 다사다난한 2019년을 지냈다. 혼란한 시간 속에서 'V4'라는 자사 고유 IP를 발굴해 신작 개발력과 게임 운영에서의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냈으며, 메이플스토리와 피파온라인4를 포함한 기존 PC게임들의 인기가 치솟으면서 새로운 모멘텀의 발판을 만들었다.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 역시 이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지난 신년사를 통해 넥슨의 경쟁력을 부각하고 타사와 '초격차'를 만들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지난해 전력 정비를 마무리한 넥슨은 올해 가시적인 성과를 내놓을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 2018년, 넥슨 매출의 압도적인 비중을 자랑하는 '던전앤파이터'

넥슨은 중국 판호 발급이 막혀 전전긍긍하는 여타 국내 게임사와 달리, 던전앤파이터를 일찍이 판호를 발급받아 거대한 중국 시장에서의 매출을 노린다는 이점을 가지고 있다.

던전앤파이터는 그동안 중국에서 높은 인기를 바탕으로 No.1 효자 역할을 해왔다. 허민 원더홀딩스 대표가 설립한 '네오플'은 2005년 PC 온라인 게임 던전앤파이터를 개발해 2008년 6월 중국 시장에 출시했고 2009년 동접자 150만 명, 2012년 300만 명을 기록하는 대성공을 거뒀다. 

2018년 매출은 정점을 찍었다. 넥슨은 2018년 매출 2조 5,296억원, 영업이익 9,806억원을 냈는데 같은 기간 자회사 네오플은 매출 1조 3,055억원, 영업이익 1조 2,156억원을 거뒀다. 수익성에서 보면 자회사인 네오플이 벌어들인 돈을 오히려 넥슨이 깎아먹은 셈이 된다.

이는 던전앤파이터의 매출이 하락할 경우 넥슨 전체 매출 자체가 무너질 수 있다는 의미였고, 지난해 그것이 현실로 다가왔다. 이용자들이 원하는 콘텐츠를 전혀 제공하지 못한 던전앤파이터는 국내뿐만 아니라 중국에서도 매출이 급락한 것이다. 

다행히 올해 초 강정호 디렉터가 이용자들의 원했던 요소들을 한껏 담은 대대적인 변화를 주면서 던전앤파이터는 다시 반등에 성공했으나, 아직 전성기의 인기까지 회복하기엔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 2019년, 신작 개발과 운영의 반전을 이뤄낸 'V4'

주춤한 던전앤파이터의 성적으로 암울한 시간을 보냈던 넥슨에게 V4는 지난 해 마지막 희망이었다. 대부분 흥행이 어느 정도 보장된 기존 IP를 리메이크한 신작을 출시한 반면, 넥슨은 전혀 새로운 IP인 V4를 발표했고 이전에 출시된 '트라하'의 부진으로 당시 관계자들 사이에서 많은 우려가 있었다.

넥슨은 이러한 우려를 흥행으로 종식시켰다. V4는 첫날 매출 50억원 을 기록한 후 구글플레이 매출 3위에 오르면서 넥슨에게 웃음꽃을 가져다 줬고 여전히 모바일게임 랭킹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V4는 그간 게이머들 사이에서 비난이 쏟아졌던 넥슨의 게임 운영 인식에 반전을 이뤄냈다. 소통 채널을 통해 이용자들의 피드백을 적극 수집한 후 이를 적절하게 반영해 호평을 받아낸 것이다.

또한, 과금 방식에도 다른 모바일 게임에 비해 상대적으로 '착한 과금'으로 유저들에게 '현질'을 과하게 유도하지 않는다는 평을 받았다. 

실제 커뮤니티를 확인하면 무과금 혹은 소액 과금으로 게임을 즐기는 이용자가 많았고, 거액을 투자하지 않으면 과금의 차이가 크게 느낄 수 없으므로 적당한 금액만 투자할 것을 권했다.

이렇듯 V4는 넥슨이 신작 개발에 있어 경쟁력이 여전하다는 점을 부각시켰고, 앞으로의 신작도 기대할 수 있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더 큰 의미가 있었다.

# 2020년, 아쉬운 성적 그래도 가능성을 본 '카운터사이드'

넥슨은 올해 첫 신작으로 카운터사이드를 내세웠다. 카운터사이드는 사실 MMORPG, 액션 RPG, 캐주얼 슈팅, 레이싱 등 넥슨의 주력 장르가 아닌, 2차원 수집형 RPG라는 점에서 넥슨의 새로운 도전이었다.

실패했다고 말하기엔 시작은 나쁘지 않았다. 출시부터 구글플레이, 앱스토어 인기 게임 1위를 달성했고, 이후에는 구글플레이 매출 10위권 안으로 진입했을 만큼 성장세를 보이기도 했다.

굳이 아쉬웠던 출발의 요인을 꼽자면 모바일게임 시장에서의 해당 장르에 대한 경험이 부족했다는 점이었다. 메카닉, 솔저와 같은 밀리터리 요소를 통해 다양성을 확보한다는 의도는 좋았으나, 서브컬처 게임에서 밀리터리 요소를 보고 싶어하는 게이머들은 정말 드물다.

예를 들면, 힘들게 뽑은 SSR이 투박한 비행기나 로봇이면 기대감이 상실감으로 변하기 마련이고, 이 상황이 2~3차례 반복될 경우 결국 게임을 떠나게 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용자들의 피드백을 반영한 업데이트를 신속하게 진행했으나, 개선 요소에 집중한 탓인지 추가 콘텐츠 제공이 느려지면서 초반에 열심히 달려온 상위 이용자들도 발을 돌리기 시작했다.

다만, 카운터사이드가 출시된 지 이제 막 1개월 밖에 지나지 않았다. 넥슨이 새로운 장르에도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줬으며, 아직 부족하지만 각 캐릭터에 대한 팬덤도 형성됐다.

초석이 다져진 만큼 기존 PC게임들을 반등시켰던 넥슨의 노하우를 집결시킨다면 현재 보여지는 하향세가 오래 이어지진 않을 거라는 전망이다.

# 2020년, 새로운 모멘텀으로 떠오른 '서든어택' 행보

사실 스타크래프트, 리그오브레전드 등 흔히, 민속 놀이라고도 불리는 게임을 제외한 나머지 게임들은 시간이 오래 흐를수록 인기가 식어 이용자들은 다른 게임을 찾아나서는 경우가 많다. 

그런 점에서 넥슨의 대표 PC게임인 메이플스토리, 피파온라인4, 카트라이더는 10여년 넘는 서비스 기간에도 여전히 많은 이용자 수와 인기를 자랑한다.

올해는 서든어택이 해당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서든어택은 최근 유행하는 배틀로얄 장르를 본인들의 스타일로 재구성한 '제3보급 생존모드'를 통해 이용자 수는 물론, PC방 점유율까지 상위권에 진입했다.

FPS게임 중에서도 캐주얼한 조작법을 추구해 이용자 간의 실력 차가 크지 않는 이상 금새 적응할 수 있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또한, 다소 다른 FPS에 비해 단조로운 전장과 유명 연예인을 모델로 만든 캐릭터 스킨은 익숙한 느낌을 제공한다는 점도 장점이다.

커뮤니티에서 서든어택은 '기존 유저들에게 정말 착한 게임'이라고 불렸을 만큼 이용자들을 위한 다양한 혜자 이벤트를 진행했는데, 게이머들에게 관심이 쏠릴 만한 요소가 추가되면서 유입이 많아지고 해당 이용자들이 서든어택의 장점을 알 수 있게 된 것이다.

신작과 글로벌이 물론 게임사 모멘텀에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기존 작품들의 흥행과 반등도 결코 무시할 수 없다. 

넥슨은 메이플스토리, 던전앤파이터를 통해 어떤 변화를 줘야 게임의 인기가 오르고 떨어지는 비결을 잘 파악하고 있는 만큼 올해 서든어택을 흥행 리스트에 추가하면서 신규 업데이트 콘텐츠에 대한 노하우를 다시금 증명해냈다.

# 2020년, 새로운 신작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넥슨은 지난해 대대적 조직 재정비를 단행했다. 데브캣스튜디오의 '드래곤하운드', 왓스튜디오의 '메이플 오딧셋이', '듀랑고 넥스트', 원스튜디오의 초기 프로젝트, 넥슨레드의 '프로젝트M' 등 총 5개의 개발 중인 신규 프로젝트를 중단했다. 

정상원 전 개발총괄 부사장과 박지원 글로벌최고운영책임자 등 창립멤버급 인사들이 회사를 떠났고 기존 프로젝트 담당자도 사내 전환배치됐다.

해당 공석은 허민 원더홀딩스 대표가 외부 고문으로, 김대훤 부사장이 신규 개발총괄로 오면서 채워졌고 이들은 모두 넥슨에서 '사업성' 있는 게임을 개발해줄 것이라는 기대를 받는다.

특히, 허민 대표는 '던전앤파이터의 아버지'라 불리며, 김 부사장이 개발한 모바일 MMORPG 게임 '액스'는 넥슨에서 가장 성공한 모바일 게임 중 하나로 꼽힌다.

이를 통해 넥슨은 올해부터 '양에서 질로 승부를 보는 신작' 슬로건을 내세웠다. 앞서, 카운터사이드도 서브컬처 게임의 방향성이 다소 어긋난 탓이었지, 게임 자체의 퀄리티만 보면 여타 서브컬처 게임보다 높은 퀄리티를 자랑하는 것은 사실이다.

올해 출시 예정작으로는 바람의 나라 IP를 활용한 '바람의 나라: 연'도 있지만, 넥슨은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개발에 무엇보다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중국 사전예약 수 2,000만 명을 돌파한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은 원작의 향수를 그대로 느낄 수 있으면서, 모바일에 최적화된 던전앤파이터의 새로운 액션 재미를 강조해 기대를 불러모았다.

관련해서 이정헌 대표는 "26주년인 올해 2020년은 넥슨의 앞으로 10년을 결정지을 굉장히 중요한 모멘텀이 될 것"이라며, "지나온 25년보다 앞으로의 25년이 더욱더 찬란해질 수 있도록 저와 경영진 모두 최선을 다하겠다"며 신년사를 마무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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