닌텐도 스위치 버전으로 제작되기 전까지 동물의 숲은 어떤 역사를 걸어왔을까?

[게임플] 닌텐도 스위치의 기대작 '모여봐요, 동물의 숲'의 출시일이 성큼 다가왔다.

국내를 넘어 전 세계 닌텐도 스위치 구매 열풍을 불러일으킨 만큼 동물의 숲을 모르는 게이머들은 궁금증이 증폭되는 상황. "도대체 어떤 게임이길래 전 세계 게이머들의 시선이 집중된 것일까?"

닌텐도 EAD 게임 디자이너 '에구치 카츠야'

동물의 숲은 '에구치 카츠야'와 '노가미 히사시'의 기획 아래에서 시작돼 '밤늦게 집에 돌아가도 아이들과 마음 편하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이 없을까?'라는 슬로건에서 탄생한 작품이다.

에구치 카츠야의 뜻을 전해들은 개발진은 마음을 와닿는 요소가 없을 뿐더러, 자극 없이 진행되는 일상 게임이 성공할 수 있을지 의문을 품었다. 당시 이러한 게임 방식이 흔하지 않았기 때문에 주변에서도 실패할 거라는 의견이 다분했다.

이후 닌텐도 CEO에 취임한 '이와타 사토루'가 에구치 카츠야의 게임 방식에 관심을 보였고 이는 그간 의문을 제기한 개발진들을 성공에 대한 확신으로 가득 차게 만들어 개발에 더욱 속도를 내게 된다.

이렇게 개발된 동물의 숲은 2001년 4월 닌텐도64로 첫 발매된다. 동물의 숲은 동물들이 사는 깊은 숲 마을에서 자신의 캐릭터를 자유롭게 움직이며 즐기는 게임이다. 

최초 버전부터 멀티플레이 기능이 지원돼 최대 4명이 즐길 수 있었다. 자택 및 지역 설정, 커스터마이징 등 기능적인 요소에서는 다소 아쉬운 점도 보였지만, 동물의 숲이라는 게임이 가진 방식을 게이머들에게 한껏 어필하는 데는 충분했다.

이 게임은 다른 게임과 같이 플레이어가 무언가를 수행하거나 강요하는 메인 퀘스트나 목표가 전혀 존재하지 않고, 단순히 곤충을 잡거나 물고기를 낚는 등 플레이어의 자유도를 극대화해 게임 속에서 생활한다는 느낌을 가질 수 있다.

게임에서는 현실 날짜와 시간이 그대로 반영되기 때문에 계절과 시간의 변화을 맛볼 수 있으며, 시간과 계절에 따라 특별 이벤트가 발생해 주변의 동물이나 방문 캐릭터가 변경되는 것도 특징이다.

관련해서 액션성이 높은 것도, 화려한 연출이 돋보이는 것도 아니기에 크게 부각될 점이 없다는 이유로 패키지 제작 수량이 많지 않았으나, 여성 게이머들 사이에서 예상치 못한 큰 인기를 얻어냈다.

최초 버전이 흥행을 맛보면서 일본에선 다음 세대 콘솔인 '게임큐브' 전용으로 '동물의 숲+'가 발매되고 2002년에는 미국, 유럽 등 해외 게이머들을 저격한 버전까지 출시된다.

동물의 숲+에서는 GBA 연동을 통해 섬을 자유롭게 방문할 수 있으며, 뱃사공 '갑돌이', 박물관 관장 '부엉'을 포함해 18마리의 NPC가 추가됐다. 마이 디자인 기능도 해당 버전에서 추가된 만큼 기능적인 면에서 다양한 개선이 이뤄졌다.

해외 버전은 미국에서 190만 장 이상 판매됐을 정도로 흥행가도를 달렸으며, 전 세계적으로는 315만 장 이상 판매를 기록했다.

이를 기반으로 동물의 숲은 닌텐도 메인 프랜차이즈로 입지를 다지게 됐고, 닌텐도 차기 콘솔 기기에 맞춰진 버전이 차례로 개발됐다.

국내에선 닌텐도 DS로 개발된 '놀러오세요 동물의 숲'부터 정식 발매됐다.

2007년 12월 국내에 발매된 이 게임은 전작을 휴대용 기기인 닌텐도 DS가 가진 터치스크린 기능을 적용시켜 편의성이 한층 개선됐고, 무선 인터넷을 통해 온라인으로도 즐길 수 있다.

하드웨어의 사양 한계로 일부 NPC가 사라지고, 그래픽 품질도 다소 저하됐으나, 이러한 단점에도 불구하고 메타크리틱 스코어 86점 달성과 동시에 1,175만 장 이상 판매해 해당 IP의 인기를 한껏 증명하는 데 성공했다.

흥행가도가 계속 이어질 것만 같았던 동물의 숲에도 파도는 있었다.

국내 기준 2010년 1월에 발매된 닌텐도 차세대 콘솔 Wii 전용 '타운으로 놀러가요 동물의 숲'은 놀러오세요 동물의 숲의 베이스를 기본으로 동물의 숲+에서 만났던 기존 NPC들과 이벤트를 가 다시 등장시켰다.

이번 버전은 온라인으로 즐길 때 기본 채팅을 넘어 음성 채팅도 가능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또한, 같은 마을 주민들끼리만 편지 기능을 이용할 수 있었던 전작과 달리, 다른 마을의 사람들과도 편지 전송이 가능하고 Wii 알림판, PC, 핸드폰 등으로도 연동됐다.

또한, 전작 이용자들의 기존 데이터를 이번 작품으로 옮길 수 있어 닌텐도 DS에 자신의 캐릭터를 담아 다른 사람의 마을에서도 즐길 수 있는 방식도 성행했다. 

다만, 콘텐츠 구성 자체가 전작과 다를 바 없고 BGM도 재활용했다는 점에서 큰 비판을 받아 최종 판매량 430만 장으로 전작에 절반도 따라가지 못하는 성적을 기록했다.

전작의 실패로 신작의 흥행여부가 불투명했던 동물의 숲은 닌텐도 3DS 전용 '튀어나와요 동물의 숲'으로 다시 전성기를 맞이했다.

기본 방식은 전작과 동일하나, 플레이어가 마을의 촌장으로 부임해 직접 마을을 관리하는 새로운 요소를 도입했고 국가별 특수 이벤트도 추가됐다.

무엇보다 무선 인터넷으로 타 플레이어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남쪽섬 미니게임에서 큰 호응을 얻어내는 데 성공했고, 이는 개발진들이 앞으로 추가할 기능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하기도 했다.

튀어나와요 동물의 숲은 아미보+, 아미포 페스티벌, 해피홈 디자이너, 포켓 캠프 등 여러 외전 게임으로 확장됐으나, 메인 작품과 달리 외전은 게이머들에게 호응받지 못해 존재조차 모르는 팬들도 많았다.

특별한 메인 후속작이 없었던 현재, 닌텐도 스위치를 통해 '모여봐요 동물의 숲'이 발표됐고 차세대 기종에 맞춘 탓인지 세련된 디자인과 DIY, 스마트폰, 멀티 플랫폼 등 다양한 기능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파도처럼 성공과 실패를 겪은 IP인 만큼 기대만큼 걱정도 큰 상황. 파이어엠블렘, 젤다의 전설, 포켓몬스터 소드·실드, 링피트 어드벤처 등 닌텐도 스위치에서 수많은 인기작 속에서 동물의 숲 IP의 진가가 발휘될 수 있을지에 대한 귀추가 주목된다. 

저작권자 © 게임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