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단점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그 단점을 경험과 노하우로 극복해

[게임플] 라우드커뮤니케이션즈와 부산정보산업진흥원이 공동 개최하는 신개념 e스포츠 대회인 'The Esports Night, TEN(이하 TEN)'의 3회차 대회인 '워크래프트3 리포지드 한중 매치' 에선 한국팀이 승리해 워3 강대국임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가장 인상 깊은 경기라면 역시 마지막 경기. 장재호(Moon)가 루웨이량(Fly100%)을 상대로 뛰어난 전략과 전성기 못지 않은 플레이를 보여주며 한국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장재호는 역대 프로게이머의 총합 상금 순위에서 FPS 분야 '조나단 웬델'와 함께 가장 긴 기간 동안 순위권을 차지한 선수였다. '외계인', '안드로 장', '제5종족'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2003년부터의 수상 경력도 우승만 50회를 가뿐히 넘었을 정도로 화려하다.

"1986년생인 그가 여전히 최고의 기량을 보여줄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물론, 슬럼프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대회 성적은 꾸준한 편이었지만,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승리한 경기가 많았던 만큼 약간의 부진에도 우려의 목소리가 수없이 이어졌다. 마치,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 '리오넬 메시'가 시즌 50골을 달성하지 못한 상황이 부진하다는 의견으로 이어지는 사례와 비슷하다.

많은 연습량도 꾸준한 실력 유지에 한몫하지만, 사실 연습량과 피지컬은 프로게이머들에게 패시브 스킬와 같은 요소라 차별성을 두기엔 어렵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나이트엘프에 대한 연구력과 전략에서의 창의성이다.

그는 시즌마다 나이트엘프라는 종족의 장, 단점을 누구보다 잘 파악했다. 나이트엘프는 초반 유닛이 약한 대신, 상위 테크 유닛들의 성능이 뛰어나 중, 후반에 강한 면모를 보여준다. 초창기 장재호는 드라이어드, 탈론 등의 유닛을 적극 이용해 승리를 쟁취했다.

나이트엘프의 강세를 다소 저지하기 위해 개발진은 장재호가 사용한 빌드를 연이어 하향했다. 이러한 상황에선 아처, 헌트리스, 글레이브 스로워 등의 초반 유닛을 기용하는 전략을 선보여 개발자들의 예상을 뒤엎는 사례도 연출시켰다.

즉, 상대 종족과 자신의 종족 특징과 그 차이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나이트엘프에게 다소 약점으로 꼬집히는 부분이라도 과감하게 기용하는 것이 장재호의 스타일이다.

최근에는 경쟁력이 떨어진 피지컬을 재치있는 플레이로 극복하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하향된 유닛을 자신의 마이크로 컨트롤과 전략적인 요소로 상대가 예측하지 못할 플레이를 보여줘 하향 패치를 무색하게 만드는 점에서도 많은 게이머들을 놀라게 했다.

플레이 스타일에는 또다른 특징이 있다. 언뜻 보면 무난하게 승리를 챙기는 것 같아 보일 수도 있으나, 경기를 세밀하게 살펴보면 어려운 상황에서 뛰어난 판단으로 대역전극을 만들어 내는 경기가 꽤 많다. 

이는 '이번 경기는 졌으니 그냥 올인하자'라는 판단이 아닌, 최악의 상황에서도 특유의 견제를 더 강하게 펼치면서 상대방을 시선을 분산시키고 기회를 점차 늘려가며 결국 승리하는 스타일이라는 점에서 그의 침착성을 엿볼 수 있다.

시간이 흐르면서 전성기에 비해 타 프로게이머들과의 피지컬 싸움에서 다소 밀리는 상황이 보이지만, 장재호는 경쟁력이 떨어진 피지컬 역량과 마이크로 컨트롤의 차이를 재치와 노련함으로 극복하기 위해 더 많은 연구를 감행했고 이는 드림핵과 TEN 한중전 우승이라는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그는 "드림핵 우승에 이어 TEN 한중전도 승리하게 돼서 매우 기쁘다. 온라인 매치였지만 충분히 재미있는 대회였던 것 같다. 늦은 시간까지 응원해 주신 한국, 중국 팬들에게 감사하며, 이번 대회와 같은 한중 매치가 지속적으로 열린다면 선수로서 팬들에게 보다 좋은 경기를 선보일 수 있을 것 같다"라고 전했다.

워크래프트3 리포지드가 출시되면서 국내 뿐만 아니라, 중국에서도 대회가 더욱 활성화될 전망이다. 이에 장재호 선수도 꾸준하게 참가할 것을 밝혔는데, 많은 e스포츠 팬들이 그의 멋진 플레이를 오래 볼 수 있길 바라는 만큼 그의 롱런 행보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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