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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 2.0] 배틀로얄이 e스포츠에서 살아남기 위한 과제들보는 재미에 좀 더 중점을 두고 개선할 필요가 있어
정준혁 기자 | 승인 2020.01.14 11:59

한국 e스포츠 역사를 떠올려보자. RTS게임인 스타크래프트를 시작으로 서든어택, 카운터스트라이크와 같은 FPS게임이 성행하다 RPG, 배틀로얄, MOBA 등 장르에 구애 받지 않고 다양한 게임들이 e스포츠로 진출했다.

한국 e스포츠의 길을 연 스타크래프트

2015년에 모습을 드러낸 H1Z1부터 배틀로얄 게임이 주목을 받기 시작하면서 배틀그라운드, 포트나이트와 같은 게임이 등장했고, 이들은 e스포츠 대회까지 이어가는 모습을 보여줬다.

배틀그라운드는 전국 PC방의 평균 사양을 올릴 정도로 많은 인기를 차지했고, e스포츠 경기는 스트리밍과 관중 현황을 보면 흥행가능성도 충분히 엿보였다.

배틀로얄은 참가한 수많은 사람들 중 1명 또는 1팀이 끝까지 살아남아 승리하기 위해서 적을 죽이거나 피해 다니게 되는 일종의 규칙이다. 이용자들은 이런 틀 안에서 최후의 1인이 되기 위해 결국 적과 싸울 수 밖에 없는데, 대부분의 배틀로얄 게임장르인 FPS, TPS의 특성상 총을 조금이라도 더 잘 쏘는 사람이 유리하다.

FPS, TPS라는 장르의 게임들은 적어도 한번씩 핵과 같은 불법프로그램으로 인해 속앓이를 경험했고 배틀그라운드, 포트나이트 등의 배틀로얄 게임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개발사들은 이를 막으려고 노력했지만 불법프로그램 이용자가 더 많아 처리속도가 따라가지 못해 게임이 휘청거리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러한 문제로 인해 온라인이 아닌 오프라인에서 대회를 진행해 부정행위를 막고자 했으나, 한 장소에 100명 정도의 인원이 한 곳에 모여 대회를 치르기 때문에 큰 대회장을 확보하는 것부터 컴퓨터 세팅까지 다른 e스포츠대회보다 준비하고 신경 쓸 부분이 많아 여간 쉬운 일이 아니었다.

선수가 많은 만큼 준비할게 많다

게임 초반부터 끝날 때까지 서로 치열한 전투를 펼치는 오버워치나 리그오브레전드는 한 순간도 지루할 틈이 없고 무슨 일이 발생할지 모르는 긴장감을 제공하는 반면, 배틀로얄 게임들은 초반에 아이템을 파밍하는 구간이 루즈해 이용자들의 재미를 감소시키고 있다.

아무리 잘하는 사람 혹은 팀이라도 후라이팬, 곡괭이를 가지고 1등을 할 순 없기에, 대부분은 초반 교전을 피하며 아이템들을 모아 만반의 준비를 갖추는 쪽을 택한다. 이런 부분 때문에 게임 초반에 지루함을 느낄 수 밖에 없는데, 그 와중에 아이템을 모으다 적에게 공격을 당해서 죽는 것만큼 허무한 일도 없다.

그렇게 배틀로얄은 e스포츠로서 충분한 가능성을 보여줬으나, 게임 자체가 잘하는 사람만 재미있는 게임으로 유저의 고착화가 이뤄지는 등 다양한 요인으로 인해 게임을 즐기는 유저와 대회에 대한 관심이 점차 떨어지는 추세이다.

배틀그라운드, 포트나이트는 100명의 선수들이 대회에 참가해 경기를 치른다. 경기 진행을 위해 많은 인원이 필요한 만큼 프로와 아마추어 상관없이 많은 사람들에게 기회가 주어지는 긍정적인 면모를 볼 수 있다. 하지만 바꿔서 말하면 이 정도의 인원이 모이지 않으면 경기를 진행하기 어렵다는 부정적인 부분으로 볼 수도 있다.

그래서 공식 대회 전에 연습하는 스크림 경기를 한번 진행하기 위해서는 2팀만 있으면 진행할 수 있는 리그오브레전드나 오버워치 등과 달리 수많은 팀 또는 인원을 구해야 스크림을 할 수 있어 연습 진행에도 어려움이 존재한다.

또한, e스포츠에서는 시청자들의 보는 재미가 성공할 수 있는 가장 큰 요인인데, 배틀로얄은 다른 게임들에 비해 이 부분을 충족시키기에는 다소 부족한 감이 있다.

무엇보다 중계진과 옵저버가 모든 상황을 보여주기가 어렵다. 당장 리그오브레전드도 여러 군데에서 교전이 일어나는 경우가 자주 보이는데, 최근에는 리플레이 기능 도입하여 양쪽의 상황을 모두 보여주는 모습을 통해 문제점을 다소 해결했다.

하지만 배틀로얄은 플레이어의 수와 비례하여 늘어나는 전투 상황을 위와 같은 리플레이 방식을 이용해도 모두 관전하기엔 무리가 있다. 이러한 이유로 공식 중계보다 응원하는 팀을 중심으로 해설하는 개인방송에 시청자가 많은 경우도 빈번하게 발생한다.

공식 중계를 통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는 상황을 보여줄 방법을 찾아내는 게 배틀로얄이 e스포츠로서 더욱 성장하기 위해 최우선적으로 해결할 과제가 아닐까 생각한다.

또 배틀로얄은 다른 대회들처럼 승패로 결정되는 것이 아닌 매 경기의 순위에 따라 포인트가 부여되고 누적된 포인트로 승자가 정해진다. 그렇다 보니 경기 중 적과의 교전에서 혼자 살아남은 경우 적들을 피하며 생존하기만 해도 순위권에 진입해 포인트를 얻을 수 있다. 많은 팀들이 교전보다는 포인트를 얻기 위해 안전한 플레이를 할수록 경기를 보는 재미는 더더욱 감소한다.

그나마 최근에는 순위 점수뿐만 아니라 킬 점수도 계산하는 규칙이 추가되어 순위권에 들어가지 못해도 킬을 많이 하면 점수 차를 좁힐 수 있어, 전보다 상황이 많이 나아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외에도 펄어비스에서 개발중인 격투 게임에 배틀로얄을 접목한 ‘섀도우아레나’ 같이 기존과 다른 형식의 배틀로얄 게임도 출시를 앞두고 있다. 게임 자체가 아직 다듬을 부분이 많이 존재하지만, 추후에 e스포츠로 시도해볼 가치는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배틀로얄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줄지 기대되는 섀도우아레나

배틀로얄 게임은 e스포츠로 출범한지 아직 2, 3년이라는 시간밖에 되지 않았다. 몇 년 이상씩 진행한 다른 e스포츠 게임들에 비하면 이제 막 걷기 시작했고, 한창 성장통을 겪을 시기이다. 대회 진행 뒤에 지속적인 피드백과 개선 사항들을 확실하게 파악하고 수정하면 어엿한 e스포츠 게임으로 자리 매김을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를 해본다.

정준혁 기자  june@gamepl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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