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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 2.0] ‘게임 구독’ 플랫폼, 나아가야 할 길은?다양한 도전의 기회가 되길
박선영 기자 | 승인 2019.12.26 17:19

[게임플] 게임 업계에도 새로운 형태의 비즈니스 모델이 등장했다. 바로 ‘구독형 게임 플랫폼’이다. 거대 플랫폼들은 각각 자사의 구독형 서비스 모델을 출시했다. 이는 과연 어떤 변화를 가져올까? 구독형 모델은 과연 유리할까?

요즘 유튜브로 영상을 시청하다 보면, 영상 마무리에 꼭 ‘구독 눌러주세요’ 라고 덧붙이는 언급을 들을 수 있다. 유튜브의 ‘구독’ 기능은 유튜버와 시청자 양쪽에 이점을 제공한다. 유튜버 입장에서는 구독자 수에 집계되면서 그의 영향력을 가늠하는 척도가 되고, 구독자들이 새로운 영상을 ‘조회’ 할 가능성을 높여준다, 시청자 입장에서는 관심 있는 유튜버를 응원함과 동시에 구독 중인 유튜버의 새로운 영상을 일일이 ‘챙기지’ 않아도 손쉽게 확인할 수 있는 등의 이점이 있다.

그렇다면 ‘구독’이란 정확히 어떤 개념일까? 표준국어대사전은 ‘구독’이라는 단어를 ‘책이나 신문, 잡지 따위를 구입하여 읽음’으로 정의하고 있다. 그러나 요즘 쓰이는 의미와 연결하기에는 약간 모자라다. ‘구독 경제’의 핵심은 바로 ‘정기성’에 있기 때문이다. 과거 우리는 신문, 잡지, 우유와 같은 재화를 ‘정기 구독’ 했다. 소비자는 일정 기간의 이용에 대하여 대금을 지불하고, 공급자는 주기적으로 약속한 물건을 배달했다. 이러한 구독 비즈니스 모델은 한동안 주춤하는가 싶더니, 새로운 형태로 부활했다. 그것도 아주 뜨겁게.

구독 비즈니스의 고전적 영역이었던 신문, 잡지는 인터넷의 등장과 함께 구독료 기반의 사업이 힘들어진 반면, 새로운 재화와 서비스가 구독 경제의 대상이 되고 있다. 재화의 경우 면도날, 도시락, 꽃다발 등의 물건을 정기적으로 배송하거나 ‘빌려 쓰는’ 형태로 전개되고 있으며, 서비스의 경우 이용료 지불 후 컨텐츠 또는 프로그램을 무제한 이용하는 방식의 ‘넷플릭스’, ‘어도비 포토샵 CC’ 등의 사례가 있다.

소비자들은 구독형 서비스를 통해 재화 및 서비스의 구입을 보다 ‘간편하게’ 할 수 있다. 개별로 일일이 구입하는 경우 ‘필요성 인식 – 예산 결정 – 대안 비교 – 구매 – 배송’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고민하고 결정해야 하는 반면, 구독형 서비스를 이용하면 마치 ‘매크로’ 처럼 미리 설정한 대로 일련의 과정이 진행된다. 소비자는 구매 의사 결정에 있어 보다 간편해진다.

또 다른 이점은 전문가들이 선별한 재화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도시락 구독의 경우 맞춤형 식단을 선택할 수 있으며, ‘넷플릭스’ 등의 무제한 컨텐츠 이용의 경우 방대한 컨텐츠 창고에서 사용자가 만족할 컨텐츠를 빅데이터 기반 예측을 통해 선별하여 제시한다.

또한 게임구독 서비스의 경우 광고나 과금압박 없이 게임에 보다 집중할 수 있다. 기존 게임 시장의 구조에서는 나오기 힘든 구조다. 물론 마찬가지로 '구독' 방식의 서비스인 '월 정액제 게임'에서는 이미 볼 수 있었던 장점이다. 

그렇다면 공급자 입장의 기업은 어떤 이득을 가져갈까? 현금 흐름의 ‘안정성’이 짭짤한 장점이다. 우리는 모두 안다. ‘고정 수입’ 의 중요성을. 비교적 적더라도, 안정적인 수입은 개발자로 하여금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할 기반이 된다. 게다가 매니아 층이라면 ‘일시적 사용’ 에 만족하지 못하고 ‘소유’ 하려 할 것이다. 구독 시스템의 등장에도 불구하고 어느 정도의 ‘소유’ 기반 수요는 있다는 말이다.

또한 구독 시스템은 새로운 재화와 서비스의 진입 장벽을 낮추는 측면도 부각된다. ‘소유’기반으로 처음부터 높은 가격을 지불하고 구입해야 한다면, 소비자들은 실패 확률이 없는 대상을 선택한다. 이를테면 인기있는 가수의 음반, 천만 관객을 돌파한 감독의 영화, 주류 제작사의 게임 같은 경우다.

그러나 ‘사용’ 기반으로 적은 가격으로 일단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린다면, 이전 시장에서는 선택 받지 못했던 소규모 제작사의 게임, 신생 제작사의 컨텐츠가 이름이 아닌 상품 그 자체의 상품성으로 경쟁하게 된다. 사용자는 가벼운 마음으로 컨텐츠를 시작해보고, 마음에 들면 지속적인 플레이를 하거나 ‘소유’, 혹은 미디어 믹스 상품 구입 등으로 소비를 이어갈 수 있다.

지금까지 구독 경제의 장점을 정리해 보았으나, 위험 또한 존재한다. 먼저 플랫폼 입장에서는 사용자가 꼭 이용하고 싶은 독점 컨텐츠가 없다면 구독을 꺼린다는 점이다. ‘디스코드 스토어’의 게임 구독 서비스는 2018년 10월 출시 후 약 1년만에 서비스를 종료했다. 실패 요인에는 기존 소비자가 기대하는 ‘디스코드’의 본질과는 다소 거리가 있었으며, 잘 알려지지 않은 타이틀만 존재해 반드시 구독해야 할 이유가 부족했기 때문이었다. 즉, 플랫폼의 성공을 견인할 대규모 독점작의 존재가 선행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선별사 역할을 하는 플랫폼의 운영 문제다. 잘 알려지지 않은 게임들이 주목받는 계기가 될 수 있음은 사실이나, 선택권을 유저 본인이 아니라 특정 기업이 쥐게 된다면 경쟁의 공정성을 위협할 수 있다. 

또한 플랫폼과 제작사의 수입 분배도 중요한 포인트다. 플랫폼은 안정적인 수입을 얻겠지만, 제작사에게 합당한 몫이 돌아가지 않는다면 해당 산업은 발전할 수 없다.

어느 시장에서 그렇듯, ‘구독 플랫폼’이 게임 시장에 등장한 것은 위기이자 기회이다. 구글과 애플, 플레이스테이션과 엑스박스 모두 구독형 게임 서비스를 시작했다는 사실은 주요 플랫폼에서도 분명한 가능성을 보았기 때문일 것이다. 주의해야 할 것은 ‘어떻게’ 이다. 앞으로의 운영에 그 가능성이 달렸다. 각각의 서비스는 게임 선별과 운영 정책에 있어 조금씩 차이를 보이는 만큼, 다양한 게임과 제작사에게 기회가 돌아가길 바래본다. 그로 인해 게임 업계가 ‘승자가 독식하는 파레토 법칙’을 깨고, 다양한 중소 게임과 개발사가 고루 성장하길, 다양한 결과 가능성을 토대로 더욱 단단해지길 바래본다.

박선영 기자  sun@gamepl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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