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게임 업계는 넥슨 매각설을 시작으로 WTO 게임 질병 코드 부여,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 PC 온라인 결제 한도 자율화 등 다양한 이슈를 거치고 이제 숨 고르기에 돌입하며 숨가쁘게 돌아갔다.

대외적으로는 여전히 중국 판호가 굳게 닫혀 중국 시장으로의 진출이 어렵다는 것과 올해는 게임 분야엔 영향이 없었지만, 일본 수출 규제의 변수가 있었다.

2019년 키워드는 ‘반격’이었다. 중국 모바일 게임들이 수없이 유입되면서 한국 모바일 게임의 입지가 점점 줄어든 상황, 그 결과 중소 모바일 게임 업체는 문을 닫거나, 퍼블리싱 운영으로 발길을 돌리는 사례를 흔히 볼 수 있었다.

하반기에 들어서며 게임산업에 긍정 신호도 잇다랐다. 플레이위드의 ‘로한M’과 블루포션 게임즈의 ‘에오스 레드’가 초신성처럼 나타나 상위권에 진입하면서 중국 게임들이 대세였던 게임판에 국내 중소 게임 업체들이 희망을 찾는 긍정적인 모습도 볼 수 있었다. 3분기 까지만 해도 엔씨소프트를 제외한 다수의 국내 게임사들이 중국게임의 등살에 고전을 면치 못하는 모습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흥행의 판도는 최적화에서 결정됐다. 올해 게임사들은 사양이 높은 모바일 RPG를 선보였다. 다만, 게임 사양이 높아지는 만큼 이용자의 모바일 기기 사양도 높아져야 한다는 문제가 발생했다.

100만 원 이상의 고가 모바일 기기를 지속적으로 교체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기에 PC로 플레이하는 이용자가 늘어났다. 이에 맞춰 게임 업계도 모바일과 PC버전을 동시에 지원하는 ‘크로스플레이’를 개발할 필요가 있었다.

물론, 블루스택, LD플레이어, 녹스와 같이 공용 PC플레이어가 존재하지만, 게임을 플레이할 때 각종 버그와 렉이 발생하여 불편하다는 의견이 상당히 제기됐다.

이러한 불만을 줄이기 위해 엔씨소프트와 넥슨은 자체 PC버전이나 차세대 게이밍 플랫폼을 제공했다. 리니지2M의 ‘퍼플’이나 V4의 PC버전(베타)을 선보인 결과 양사는 연말에 미소를 지으며 보낼 수 있게 됐다.

반면, 카카오게임즈의 야심작 ‘달빛조각사’는 아직 PC버전이 나오지 않았고 넥슨의 V4나 엔씨소프트의 리니지2M 등이 연이어 출시하면서 4분기 모바일 게임 경쟁에서 다소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1~2분기에 ‘프린세스 커넥트’와 ‘패스 오브 엑자일’로 검은사막의 부재를 해결하고 새로운 매출 상승 요소를 노렸던 카카오게임즈이기에 업데이트를 통한 순위권 재진입이 여느때보다 더욱 요구되는 시점이다.

기해년 최종 승자는 엔씨소프트였다. 쟁쟁한 신작들이 쏟아지는 상황에서도 리니지M은 굳건하게 구글 플레이 매출 1위를 수성했고, 리니지2M에게 그 자리를 물려주면서 엔씨 왕조를 구축했다.

최적화와 함께 자사 IP 유무도 중요한 부분을 차지했다. 올해 리니지로 웃은 엔씨소프트는 3분기 컨퍼런스콜에서 다른 인기 IP인 ‘블레이드&소울’이나 ‘아이온’의 차기작을 발표했기에 내년에도 흥행가도에 오를 거라는 의견이 분부하다.

또한, 리니지는 넷마블의 ‘리니지2 레볼루션’이 12월 구글 매출 7위를 달성하면서 엔씨소프트 IP의 파급력까지 다시금 증명했다. 반등에 성공한 것은 넷마블이지만, 연말 경쟁에 참전도 못한 넷마블이기에 결코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리니지2 레볼루션'과 '블레이드&소울 레볼루션' 모두 최초 상용화 시점으로 4년까지 계약된 상태라 엔씨소프트가 연장 계약에 동의하지 않으면 리니지2 레볼루션은 내년 말부턴 서비스를 더 이상 할 수 없다.

즉, 동맹 관계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수 있는 넷마블에겐 자사 IP의 성공이 절실하다. 관계자에 따르면 넷마블은 내년 상반기 고유 IP '세븐나이츠'를 활용한 모바일 MMORPG '세븐나이츠2'와 모바일 배틀로얄 MMORPG 'A3: 스틸 얼라이브'를 잇달아 선보인다.

최근 웅진코웨이 인수로 다른 분야의 진출을 노렸지만, 그것도 현재 난관에 봉착한 넷마블이라 해당 게임들의 성공 여부가 새로운 기점 확보에 큰 영향을 줄 거라는 예상이다.

반면, 넥슨의 상황은 다르다. 연초부터 다사다난했던 넥슨은 서비스 품질과 운영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 구글 매출 3위에 오르면서 V4를 성공시켰다. 이로써, 신작 개발에 좋은 발판이 마련된 셈이다.

다양한 이슈를 겪으면서 넥슨은 양산형보단 제대로 된 게임을 만들자는 슬로건으로 새출발을 준비중이다. 즉, 초심으로 돌아간 것이다. 바람의 나라, 메이플스토리, 던전앤파이터, 크레이지아케이드 등 각종 명작을 창출한 넥슨이기에 내년 행보에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

자사 IP를 유용하게 이용하는 ‘펄어비스'는 모바일보단 PC 시장에 박차를 가했다. 펄어비스는 3분기 실적 발표에서 매출 1,344억원, 영업이익 395억원을 달성했다. 누적 매출액의 경우 전년 동기대비 37.4% 증가한 수치로 상승세를 보여줬는데, 검은사막의 해외 매출 비중이 71%을 차치했다.

검은사막M이 꾸준하게 인기를 얻고 있지만, 경쟁이 치열한 모바일 시장보단 현재 가뭄인 PC, 콘솔 시장과 글로벌 진출은 칼을 맞대지 않고 이득을 챙기는 다소 재치 있는 선택이라 볼 수 있다.

개발 단계부터 글로벌 서비스와 각종 플랫폼을 염두에 두면서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의 매출까지 집중한 펄어비스는 유럽과 러시아에서 좋은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내년 1월 2일부터 한국과 러시아 지역에서 진행하는 ‘섀도우 아레나’ CBT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어내면 내년 펄어비스의 글로벌 진출 가속력이 더욱 붙을 거라는 전망이다.

결국 올해 4분기에는 수집형 게임의 인기가 점점 줄어드는 현황과 겹쳐 구글 매출 상위권에 자리를 잡았던 중국 모바일 게임을 대다수 제치고 한국 게임들이 안착하는 성과를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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