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플] 2019년 블리자드의 핫 키워드는 단연 '디아블로4'였다. 약 5,400명의 인파가 몰려 '왕십리 전야제'를 불러왔던 디아블로3가 출시된 후 약 7년 만에 찾아온 디아블로 신작 소식이다.

"유저들은 왜 그토록 디아블로4를 원했을까?" 디아블로 시리즈의 인기 비결은 시나리오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 디아블로는 천사와 악마의 전쟁이라는 판타지적 배경에서 그들의 내, 외적 갈등과 그로 인해 탄생한 인간이 가져온 변수 등 다양한 요소로 세계관을 탄탄하게 쌓아올렸다.

이러한 세계관을 기반으로 게임 플레이를 통해 악마를 퇴치하여 위험에 처한 마을을 구하거나 주요 인물을 추격하는 도중에 천사를 만나는 등의 여정을 보여주면서 플레이어가 궁금증을 해소하는 동시에, 새로운 궁금증을 유발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감정을 몰입시키는 장치도 일품이다. 탈 라샤에 인해 봉인된 바알을 풀어주는 '마리우스'의 모습을 보면서 억장이 무너지기도, 고집불통 '임페리우스'와의 대화는 고구마를 먹는 듯 숨이 턱 막히기도 한다. 

이렇게 주구장창 속만 태우다가 대악마를 멋지게 퇴치하거나 "내 손으로 정말 죽이고 싶다"는 인물과의 전투가 펼쳐지는 구간에서 스트레스를 해소하면 디아블로의 매력에 점점 빠져들게 된다.

팬들이 디아블로의 매력에 빠진 상황에서 '디아블로3: 영혼을 거두는 자'는 티리엘이 말티엘을 소멸시킨 네팔렘(플레이어)을 보며 그 또한 필멸자이기에 타락의 길로 빠질 수 있다는 예견으로 막을 내린다.

뒷 내용을 너무 궁금하게 끝마쳤다. 이것이 디아블로4를 그토록 기다리게 만든 이유다.

"그래서 네팔렘은 정말 타락하는 거냐고..." 만약 열린 결말이 아니었다면 기다림이 이토록 크진 않았을 것이다. 너무 궁금하게 만든 탓에 결과적으로 2018 블리즈컨에서 '디아블로 이모탈' 발표 당시 현장이 고요해지는 대참사를 불러왔다.

7년 만에 모습을 드러낸 디아블로4는 네팔렘에 의해 디아블로를 포함한 대악마가 모두 사라진 이후 절멸 위기에 빠진 세상 속에서 의문의 남자가 공허에 봉인된 '릴리트'를 현세로 강림시키면서 시작된다.

증오의 군주 '메피스토'의 딸인 릴리트는 천사와 악마의 끝없는 전쟁에 질려 '이나리우스'라는 천사와 함께 전쟁터에서 벗어나 성역을 만들고 인간을 탄생시킨 존재다. '나의 어머니'라는 대사로 의문의 남자는 네팔렘이라는 것을 추측할 수 있으며, 어떠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릴리트가 필요한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

천사와 악마의 전쟁을 혐오한 릴리트인지라 메피스토 감옥에서 고문을 받고 있는 이나리우스를 구출하여 세상의 평화를 가져다주는 조력자로 활동할 지, 티리엘 말대로 네팔렘이 타락하여 릴리트를 통해 천상과 성역을 모두 멸망시킬 것인지 예상하기 어렵다.

블리자드는 네팔렘을 지키기 위해 천사와 악마들을 모두 학살한 전례가 있지만, 결국 메피스토의 딸이라는 태생 자체가 악마이기에 선과 악을 섣불리 예측할 수 없는 릴리트라는 존재를 내세워 디아블로4에 대한 호기심이 더욱 유발되도록 만들었다. 또 궁금하게 만든 것이다.

"스토리로 관심은 끌었다! 그렇다면 게임성은?" 디아블로4 플레이 영상을 살펴보면 디아블로 시리즈 전통대로 쿼터뷰 방식을 유지하면서 상향된 그래픽이 눈을 사로잡는다. 또한, 분위기를 디아블로3보다 어둡고 음산하게 만들어 공포 게임이라는 느낌이 뚜렷해졌다. 

이는 악마를 퇴치하는 공포 게임인데 분위기가 밝은 편이라는 디아블로3의 피드백을 반영한 부분이다. 피를 흘리거나 시체가 되는 모습을 전보다 사실적으로 표현했다는 점에선 디아블로의 본모습을 찾은 느낌이라는 평가가 쏟아졌다.

여기에 역동적인 스킬 모션으로 액션성과 핵앤슬래시의 쾌감을 한층 끌어올렸다. 드루이드가 울프, 베어 폼으로 변하는 동시에 공격을 시전하고, 수시로 형태를 변화하여 엘리멘탈 기술을 섞어주는 플레이를 예로 들 수 있다.

반면, 기존 시리즈의 전통을 파개한 점도 보인다. 디아블로3까진 최대 4인이 입장할 수 있는 인스턴스 입장 방식이었다면 디아블로4는 오픈 월드 시스템을 도입하여 많은 플레이어와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됐다. 

특정 지역에선 희귀 아이템을 얻을 수 있는 보물상자가 나타나는데, 대부분 PvP가 가능한 지역이라 다른 플레이어와의 경쟁이 필요하다.

이러한 오픈 월드 구조는 스토리가 끝나면 약속된 파밍의 길을 맴돌게 되고, PvP 콘텐츠가 다소 부실했던 디아블로3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한 대응책이 될 거로 보인다.

이외에도 디아블로4 수석 디자이너 '데이비드 킴'은 지속적으로 커뮤니티를 통해 소통하고 피드백 내용을 반영하여 '시스템 디자인'이라는 안내문으로 발표한다. 개발 과정에서 유저들과의 이러한 소통은 해외에서도 꽤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스토리의 궁금증 유발', '체험단의 긍정적인 평가', '유저들의 피드백 반영' 3가지의 요소가 콜라보를 이룬 상황에서 디아블로4의 흥행 수표는 보장됐다. 변수라면 출시일... 2008년에 발표하여 약 4년 만에 출시된 디아블로3의 전례를 보면 디아블로4도 정식 출시까진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디아블로4를 비롯하여 오버워치2,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확장팩으로 흥행가도 준비에 힘을 바짝 실은 블리자드, 그 중심엔 디아블로4가 있다. 팬들이 기다림으로 너무 지쳐버리지 않는 시기에  디아블로4가 출시된다면 블라지드의 새로운 전성기로 이어질 거란 전망으로 많은 이들이 바라보고 있다.

자료 제공: 블리자드(Blizzr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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