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오브레전드(이하, 롤)'에서 고의 트롤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문제로 남아있다. 게임을 오래 즐긴 유저들은 정글러가 도와주지 않았다거나 자신의 말을 듣지 않았다는 등의 다양한 이유로 상대의 진영으로 돌진하는 상황을 많이 겪었을 것이다. 

고의 트롤러는 여전히 정상적으로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의 스트레스 요인이다(자료: op.gg)

해당 유저와 아군라는 이유로 나머지 유저들은 약 20분간 약속된 패배의 길을 걸어야만 하고, 채팅을 치지 않고 아군의 CS나 정글을 뺏어먹어거나 데스 타이밍을 조절하면 신고를 해도 제재되지 않는 사례가 많다.

오히려 정상적으로 게임을 즐기는 유저가 트롤링에 대한 분노를 채팅으로 표출할 경우 역으로 제재 당하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 이러한 고의 트롤러(강제로 패배를 유도하는 유저)로 인한 스트레스가 쌓이면서 유저들은 물론, 이스포츠 관계자들도 연이어 자신의 의견을 표출하는 상황이다.

이스포츠에서의 고의 트롤에 대한 소신발언 릴레이는 DRX '도란(최현준)' 선수가 고의 트롤로 징계를 받은 게임 리플레이를 구한다는 '씨맥(김대호)' 감독의 요청으로 시작됐다.

지난 11월 14일 라이엇게임즈는 ‘2019년 제 4차 e스포츠 제재’ 공지를 통해 '2019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 서머에서 활동한 Griffin의 Doran 최현준 선수가 게임 진행 방해 행위로 인해 게임 내 제재를 받은 기록이 확인됐다. 이에 LCK 운영위원회는 1경기 출장 정지와 벌금 80만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이에 프로게이머 '프레이(김종인)' 선수는 해당 게임의 리플레이를 살펴본 결과 "야스오는 다 이렇지 않나?(웃음) 도란 선수가 고의 트롤까진 아닌 것 같다.", "상황을 살펴보면 (도란 선수가) 끝까지 열심히 했다고 보지만, 같은 팀 입장에선 신고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또한, 도란 선수의 징계 여부를 떠나 "게임 안 하는 사람들이 제일 악질이다. 패작(고의적으로 패배를 유도하는 행위)하는 사람 좀 잡아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클템(이현우)' 해설도 개인 방송을 통해 유저들과 의견을 공유했다. 그는 고의 트롤과 고의 트롤로 보기 애매한 행위가 무엇인지 구분한 후 도란 선수를 1경기의 KDA만 보고 징계했다면 롤을 모르는 사람이며 부당한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그는 "못하는 걸 고의 트롤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게임을 못하는 건 고의 트롤이 아니다. 나는 그렇게 확신한다"고 전하면서, 만약 해당 게임 외에 그동안 도란 선수에게 많은 신고가 쌓였고 그로 인해 징계를 받은거면 합당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하여, 김대호 감독은 라이엇게임즈 코리아에 방문해 소명한 경기는 한 게임이었으며, 도란 선수가 이전에도 제재를 받은 적이 있었으나 그것은 정식 프로게이머가 되기 전에 채팅으로 받은 제재라고 설명한 바 있다.

EG소속 프로게이머 '뱅(배준식)' 선수는 솔로 랭크에서 고의 트롤에 대한 소신발언을 SNS에 남겼다. SNS에는 "게임을 하다가 싸우고 던지고 게임 안 하는 사람들 역대급으로 너무 많아졌다. 소통도 안 되고 게임 해달라고 해도 고집불통이다. 지친다"라는 내용이 담겼으며, 이는 많은 팬들에게 공감을 얻었다.

이처럼 도란 선수의 징계를 떠나 고의 트롤은 시간이 흐르면서 규정을 교묘하게 피해가는 스마트한 방식으로 발전하여 '정의구현'조차 힘든 상황이 벌어져 유저들의 고통을 증폭시키고 있다.

물론, 클템 해설 말대로 트롤링을 명확하게 구분하고 제재하긴 어렵다. 게임 도중에 현실에서 위급한 상황이 발생하여 잠깐 자리를 비워야 할 수도 있으며, 상대와의 실력 차이가 너무 심한 나머지 계속 죽는 바람에 아군의 오해를 사는 경우도 있다.

롤이 출시된 지 10년이 넘어서면서 과거에 비해 채팅 규정이 엄격해졌고 그로 인해 다소 건전한 채팅 문화가 형성됐다. 고의 트롤에 대한 스트레스로 유저들의 불만이 점점 거세지는 만큼 채팅 시스템처럼 새로운 방책과 규정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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