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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 2.0] ‘워프 생활 종료’ 듀랑고의 끝을 바라보며개발부터 서비스까지 약 7년이 넘도록 이어졌던 여정, 폄하 받지 않았으면
정진성 기자 | 승인 2019.10.17 11:27

[게임플] 기자 신분이 아니었을 때 아직 학생이던 2015년 11월, 지스타를 처음으로 찾았다. 지금이야 취재 목적으로 참여를 하지만 그때는 참관객이었고, 일이 아닌 즐기기 위함이었기에 더 설레였던 것이 사실이다.

넥슨의 야생의땅: 듀랑고(이하 듀랑고)를 처음 접한 것도 이때였다. 처음으로 찾은 게임박람회에서 시연한 게임이었던 만큼 기억에 남았고, 전혀 새로운 게임이란 측면에서도 기대감을 품게 했다.

당시 시연을 계기로 CBT 테스터도 해볼 수 있었고, 이후 테스트도 모두 즐겼다. 당시에는 퀘스트도 없는 듀랑고였지만 괜찮았다. 베타 코드를 나눈 친구와 야생에서 살아남는 재미는 그것만으로도 매력이 있었다.

이후 수년이 지나 지난해 1월 서비스를 시작해 기다림 끝에 접했던 듀랑고가, 오는 12월에는 그 막을 내린다. 서비스 기간은 채 2년이 안됐지만 기자 입장에서는 약 5년을 지켜봐온 게임이었기에 아쉬움이 크다.  

정식 오픈 당시에도 주변 친구, 지인들을 모아 부족을 형성해 게임을 즐겼다. 무기, 음식, 채집, 사냥 등 여러 분야를 적은 인원이 배분했고, 퇴근 후에는 듀랑고로 접속해 그 안에서의 생활을 즐겼다.

이은석 디렉터

이은석 디렉터가 지난해 듀랑고 미디어 간담회에서 말했듯이, 듀랑고는 하나의 ‘놀이터’였다. 당시 게임을 즐기지 않았던 지인도 함께 듀랑고를 즐겼고, 레벨과 함께 발전하는 집과 담장을 보면 현실에서 ‘워프’했다는 콘셉트에 더욱 몰입하게 됐다.

듀랑고는 큰 시도였다. ‘모바일게임 성과=매출순위’라는 인식이 박혀 있는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유저들에게 부담 없는 ‘놀거리’를 제공한 게임이었고, 이에 따라 게임의 수명을 해치는 BM보다는 편의성, 시간단축, 외형 위주의 BM이 설계됐다.

하지만 현 시장 상황에서는 반대로 이것이 수명을 해치는 독으로 작용했다. 현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즐기기 위해 서비스되는 게임은 이목을 끌기가 힘들었다.

그렇기에 모바일 플랫폼과 다소 맞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실제로 CBT를 진행할 때는 그렇게 즐기고 싶던 게임이, 막상 정식 오픈을 하고 즐기니 그 기간이 채 3달을 가지 못했다. 모바일게임의 휘발성, 단발성이 듀랑고의 ‘진득함’과는 다소 어울리지 않았다.

물론 넥슨 측도 손을 놓고 있지는 않았다. MBC와의 협업으로 ‘두니아’라는 예능을 통해 게임 예능이라는 새로운 시도를 더했고, ‘세컨드 웨이브’ 업데이트로 떠난 유저들을 다시금 잡으려 했다. 현재 모바일게임 시장의 게임들과 같이 ‘보상’을 미끼로 유저들의 발길을 돌리는 것이 아닌 듀랑고의 시도, 취지 대로 이를 행하려 했지만 이 또한 결과적으로는 유저들의 주목을 받지 못했다.

MBC에서 방영됐던 '두니아~ 처음 만난 세계'

하지만 중요한 것은 시도를 했다는 것이다. 누구나 말로만 하고 하지 못하는 것이 있듯이, 이는 넥슨이 아니었다면 하지 못했을 시도였을 수 있다. 실제로 이번 서비스 종료 공지 글의 반응 대부분은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참신한 시도였는데, 이런 게임이 서비스 종료되는 것은 아쉽다”였다.

이는 현 게임 시장의 실태를 대변하기도 한다. 게임성이 우수한 게임들도 많으나, 현재 시장 상황을 보면 ‘그 나물에 그 밥’인 상황에서 어떻게든 매출만을 올리기 위한 게임들이 대부분이다. 중국에서 범람해 들어온 게임들 다수가 대표적이다.

분명 유저들이 즐기기 위한 서비스를 해야 하는 것이 당연지사이건만, 게임 시장의 생태계가 이상하리만치 왜곡되어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 안에서 듀랑고는 아무도 하지 않았던 시도를 행했다.

결과가 좋지 못했다고 해서 그 시도와 과정이 폄하 받으면 안되듯이, 듀랑고의 끝은 분명 서비스 종료지만 현 게임 시장에 뚜렷한 족적은 남겼음이 분명하다. 물론 대부분의 이들에게는 그저 ‘실패한 게임’으로 남을 확률이 높지만, 적어도 듀랑고를 진심으로 즐겼던 이들에게는 ‘인생 게임’으로 남을 수 있다.

넥슨은 듀랑고의 서비스 종료 후에도 유저의 ‘개인 섬’을 보존할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한다고 했다. 개인 섬은 유저들이, 그리고 듀랑고 개발진이 남기는 ‘유산’이다. 물론 이는 실질적인 무언가이겠으나, 듀랑고가 약 2년 간 시장에서 시도했던 것 또한 하나의 ‘유산’으로 남을 수 있다.

듀랑고가 그동안 남긴 ‘유산’이 그저 실패한 게임이라는 타이틀 남는 것은 아쉽다. 시도가 폄하 받는 것이 아닌 이후 새로운 밑거름이 되어 또 다른 시도로 이어지기를 바라본다.  

정진성 기자  js4210@gamepl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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