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상황을 수집하는 보스 몬스터, 게임 기술 혁신될지 관심

[게임플] “개발력이 곧 엔씨소프트다”

지난 8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에 위치한 엔씨소프트 사옥에서 진행된 ‘리니지2M 콘텐츠 설명회’에서 백승욱 리니지2M이 언급한 말이다. 이날 리니지2M의 수준 높은 그래픽, 충돌 처리 기술, AI 등 여러 기술적인 측면과 게임의 콘텐츠를 설명한 엔씨의 자신감은 엄청난 듯 보였다.

그 중에서도 눈에 띈 것은 바로 보스 몬스터에 도입되는 AI 기술이다. 단순한 패턴의 반복, 대응이 아닌 실제 보스 몬스터가 주변 상황을 ‘학습’한다는 점이 타 게임의 보스 몬스터와 달랐다. 이는 엔씨가 그동안 진행해온 AI 연구 개발이 있었기에 가능한 시도다.

실제로 엔씨는 그동안 AI 기술에 대한 연구를 아낌없이 진행해왔다. 매출의 약 20%를 R&D에 투자하고 있으며, 총 직원 3천 6백여명 중 150여명이 AI인력으로 연구 개발에 매진 중이다.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이 발표한 ‘글로벌 1000대 기업의 2017 R&D투자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엔씨는 2017년 한해 동안 2억 2천만 유로(한화 약 2,889억 원)을 투자하며 글로벌 498위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이러한 엔씨의 AI 연구는 다양한 방면에서 나타나기 시작했다.

자사 PC MMORPG 블레이드앤소울의 ‘비무’를 활용한 ‘비무 AI’는 프로게이머를 꺾을 정도로 성장했고, 프로야구 AI 어플리케이션 ‘페이지’는 한국프로야구(KBO)에 대한 정보와 뉴스, 일정 등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정리해주고 있다. 최근에는 AI가 만든 경기 리뷰를 볼 수 있는 기능까지 도입됐다.

하지만 ‘비무 AI’는 아직 게임 내에 정식으로 상용화되지 않았고, ‘페이지’의 경우 아구 팬들만이 이용한다는 제약이 있었다. 리니지2M에서는 이러한 제약을 벗어나 엔씨의 AI 기술이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엔씨가 공개한 보스 AI의 대표적인 사례는 바로 ‘여왕 개미’다. 개미굴 안의 자신의 자식들에게 먹이를 공급하기 위해, 보다 많은 유저의 ‘시체’가 필요하다는 설정을 가진 해당 보스 몬스터는 주변의 혈맹을 도와 더 많은 사상자가 나도록 행동을 취한다.

이는 타 게임에서 볼 수 있는 반복적인 패턴이 아니다. 실시간으로 주변 상황을 ‘학습’해 각 혈맹의 전력을 파악하고, 강한 혈맹에게는 버프를, 약한 혈맹에게는 디버프를 주는 방식이다. 상술한 콘셉트에 맞게 더 많은 유저들의 ‘시체’를 갖기 위해 하는 변칙적인 행동인 것이다.

반대로 약한 유저를 돕는 보스 몬스터도 존재한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보스 몬스터가 단순히 아이템이나 경험치를 얻기 위한 ‘토벌 대상’이 아닌, ‘조율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각 혈맹과 유저들은 보스 몬스터를 활용하거나 피하는 전략까지도 취해야 한다.

이러한 보스 AI은 출시 시점에는 ‘영지 몬스터’ 4종에만 도입되며, 유저들의 정보 학습이 누적될수록 더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실제 AI들이 강화 학습을 통해 발전 하듯이, 엔씨의 보스 몬스터도 시간이 지나 정보가 축적될수록 더 다양한 모습을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면에 있어 리니지2M은 단순히 ‘리니지M을 뛰어넘을 작품’, ‘하반기 최고 기대 MMORPG’로 평가받는 것을 넘어, 현 게임 시장의 기술력을 한층 끌어올릴 수도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엔씨 백승욱 개발 실장이 “리니지2M은 모바일 MMORPG의 시대를 앞당기는 작품”이라고 말했듯이, 이번 AI 도입의 성공은 엔씨뿐만 아니라 게임 시장 전체 발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엔씨는 오는 15일부터 리니지2M의 사전 캐릭터 생성을 시작한 뒤, 올해 4분기 내에 리니지2M을 출시한다. 과연 리니지2M이라는 시험대에 오르는 엔씨의 AI 기술력이 어떤 모습으로 유저들에게 다가갈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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