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마이너했던 만화 IP 차용해 개발한 바람의나라, 리니지

[게임플] 게임 업계에는 여러 징크스가 존재한다. 대표적으로는 게임 IP의 영화화를 들 수 있는데, 성공한 케이스도 있지만 최근 개봉이 연기된 ‘소닉 더 헤지혹’과 같이 실패 사례가 더욱 많은 것이 사실이다.

반대로 다른 문화 콘텐츠를 게임화 했을 시의 실패 사례도 수두룩하다. 특히 국내에서 소설 IP를 활용한 작품은 실패한 사례가 많다. 원작이 되는 소설 자체의 독자가 적었던 것도 한 몫을 하지만, 대부분은 원작 팬들과 게이머 모두를 만족시키지 못한 것이 크다.

일례로 올해 5월 출시된 바 있는 드래곤라자2를 들 수 있다. 이영도 작가의 드래곤라자는 국내 판타지 소설의 기반이 됐다고 보아도 무방한 훌륭한 작품이다. 이후 우후죽순 ‘드래곤’이라는 요소를 차용한 국내 소설들이 등장했으니, 판타지 소설계의 ‘아버지’라고 봐도 되겠다.

하지만 게임으로 등장한 드래곤라자2는 원작 팬들의 큰 실망을 샀다. 위대한 존재였던 드래곤은 유저들이 타고 다니는 탑승물이었으며, 이들을 이어주던 ‘라자’는 단순한 카드 수집 요소가 됐다. 게임성도 기존의 틀을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게이머와 원작 팬. 둘 모두를 만족시키지 못했던 게임이었던 것이다.

이렇듯 실패 사례가 많은 소설 IP의 게임 차용 소식이 또 다시 들려왔다. 바로 카카오게임즈가 출시 예정인 달빛조각사다. 달빛조각사는 남희성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모바일 MMORPG로 오는 하반기 내에 출시될 예정이다.

소설 달빛조각사는 지난 7월 58권의 일대기를 마무리한 인기 소설이다. 국내 게임 판타지 소설의 시초라고도 볼 수 있으며, 그 인기로 인해 현재 카카오페이지 구독자 520만 명 이상을 돌파했다.작품은 총 85만 부 이상의 판매고까지 올렸다.

인기가 많은 IP인 만큼 걱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앞 전 사례들만 비추어봐도 소설 IP의 게임화는 다소 위험도를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개발의 키를 엑스엘게임즈의 송재경 대표가 잡았다는 점은 유저들이 기대감을 품게 만들었다.

익히 알려져있다시피 송재경 대표는 바람의나라, 리니지의 개발에 참여했던 인물이다. 남희성 작가가 국내 게임 판타지 소설의 ‘대가’라면, 송재경 대표는 국내 온라인게임의 ‘대가’라고 볼 수 있다.

게다가 바람의나라, 리니지 모두 만화 IP로 개발된 게임들이다. 바람의나라는 1992년부터 1996년까지 만화가 김진이 연재한 작품이며, 리니지는 신일숙 작가가 그린 동명의 만화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

당시 두 작품 모두 게임의 IP로서 충분한 역할을 했다. 당시 마이너한 작품이었던 두 작품은 게임으로 인해 인지도가 더 상승하는 효과를 받기도 했다. 송 대표가 이후 개발한 아키에이지 역시 전민희 작가의 아키에이지 연대기 시리즈인 ‘전나무와 매’, ‘상속자들’, ‘11월 밤의 이야기’에 그 기반을 두고 있다.

송재경 대표

이렇듯 그간 게임으로 개발되었을 때의 징크스를 가지고 있던 문화 콘텐츠. 특히 만화, 소설 모두를 성공시킨 송 대표이기에, 이번 작품에도 시선이 모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소설 달빛조각사가 게임 판타지 소설이라는 점도 게임의 IP로서 역할을 하기에 큰 힘이 될 수 있다.

원작에 등장하는 아이템, 장소, 퀘스트, 스토리 등 차용할만한 요소가 다양한 것이다. 현재 공개된 게임의 정보 중 조각, 히든 퀘스트, 히든 직업 등만 보아도 얼마나 소설 내용을 잘 버무릴지에 대한 기대감을 상승시키고 있다.  

작품 선정에 대해 송 대표는 “달빛조각사는 젊은 층에게 인기가 있었고, 소설의 내용이 어렵거나 심오한 것이 아닌 가볍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내용이라 게임화하는데 적당하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소설의 인기와 송 대표에 대한 기대감. 이 둘 덕분에 달빛조각사는 사전예약 하루 만에 100만을 돌파할 정도로 주목받았다. 사전예약날 당시에는 송 대표의 이름이 네이버 검색 순위에 오르기도 했다.

과연 송 대표가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게임은 실패한다’라는 징크스를 깰 수 있을지. 달빛조각사는 원작 팬과 게이머를 모두 만족시킬 수 있을지. 달빛조각사의 출시를 지켜봐야할 또 하나의 이유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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