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스터헌터와는 또 다른 재미, 플레이로 인한 성취감은 아쉬운 부분

[게임플] 괴수를 자신만의 컨트롤로 제압하는 ‘토벌 액션’ 장르 게임은 일종의 로망이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해 처음 접했던 몬스터헌터: 월드(이하 몬헌: 월드)는 굉장히 만족스러웠다. 괴수가 하늘을 날아다니든, 땅을 파고 다니든 철저한 전략으로 제압할 수 있는 쾌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 1월 24일 PS4, 2월 8일 PC버전으로 발매된 갓이터3 또한 그러한 토벌 액션을 지향하는 게임이다. PSP, PS VITA를 통해 시리즈가 9년 간이나 출시되었고, 이번에는 처음으로 휴대용 기기를 넘어 PS4와 PC로 출시됐다.

전작을 플레이 해보지 못한 기자 입장에서는 처음 접하는 갓이터 시리즈였다. 지난해 즐긴 몬헌: 월드도 같은 맥락이었는데, 처음 접하는 입문작이었지만 상술했듯 토벌 액션의 재미를 확실히 각인 시켜줬던 몬헌: 월드였다.

하지만 갓이터3는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일본 애니메이션을 좋아하기에 세계가 파괴되어 숨어 산다는 세계관, 그리고 여러 ‘버스트 아츠(일종의 스킬)’을 활용한 캐릭터의 전략 설정이 가능한 점 등은 매우 좋았다. 애니메이션에 나올법한 소년, 소녀들이 거대한 괴수를 처치한다는 점도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괴수 토벌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성취감이 다소 부족하게 다가왔다.

검, 해머, 창과 같은 총 8종의 근접 무기와 4종의 원거리 무기, 그리고 3종의 아머를 통한 캐릭터 세팅은 몬헌으로만 접했던 토벌 액션에 신선함을 더해줬다. 여기에 포식과 액셀 트리거, 그리고 버스트 아츠는 RPG에서의 스킬과 같은 역할을 했으며, 이는 전투의 다양성을 더욱 확장시켜줘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스토리도 나쁘지 않았다. ‘거대 고룡이 이동하는 경로를 탐색해 가봤더니 다른 몬스터들이 많아서 토벌한다!’라는 단순한 몬헌: 월드의 스토리 라인도 괜찮았지만, 한편의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갓이터3의 스토리도 마음에 들었다.

갓이터3의 스토리는 ‘아라가미’라는 괴수들이 나타나 이를 잡을 수 있는 이능력자인 ‘갓이터’가 활약하는 이야기이다. 자유를 찾아가는 주인공 일행의 이야기와 각 캐릭터들이 가진 배경 설정은 전형적인 애니메이션과 같은 느낌이었지만, 크게 거부감은 들지 않았고 꽤나 보는 재미도 있었다.

전투는 자신을 포함 최대 4명의 캐릭터가 동시에 토벌에 임하는 형태다. 참전하는 캐릭터의 AI 또한 수준이 높은 편이라서 솔로잉으로도 플레이하는 것에 지장이 없었으며, ‘인게이지’와 같은 시스템은 참전하는 캐릭터의 전략까지도 구성해야 하는 다양성을 제공했다.

하지만 이 캐릭터들의 참전이 되려 게임의 재미를 반감시켰다. 몬헌: 월드의 괴수들과는 달리 갓이터3의 ‘아라가미’는 그 행동이 재빠르고, 스킬과 같은 형태가 많아 피하기가 여간 쉽지 않다. 아머가 있으나 패턴을 외우기가 힘들기 때문에 가드를 하는 것조차 버거우며, 때문에 몬헌: 월드와 같이 ‘히트 앤 런’ 방식의 전투를 취하기가 힘들었다.

예컨대 근거리 무기로 공격을 가한 뒤, AI 캐릭터들에게 근접 전투를 맡기고 원거리에서 공격하는 패턴이 반복됐다. AI 캐릭터들이 잘 싸워주니 뒤에서 행하는 지원만으로도 토벌은 쉽게 가능했다.

토벌은 쉬우나 그러다 보니 성취감이 부족했다. 몬헌: 월드에서는 타 유저와 함께 하더라도 ‘1인분은 한다’라는 느낌이 있었으나, 여기서는 AI 캐릭터의 전투에 유저가 서브를 하는 느낌이었다. 유저가 잘하든 못하든 토벌은 클리어인 점이 아쉬웠다.

다소 가벼운 타격감 역시 이런 성취감 감소에 한 몫을 했다. 꼬리 자르기, 양 날개 파괴 등 부위 파괴는 존재했으나, 워낙 정신 없는 전투가 이어지다 보니 내가 어디를 공격하고 있는지를 파악하기가 쉽지 않았던 것이다. 상술한 ‘괴수 패턴의 복잡함’도 큰 영향을 끼쳤다.

휴대용 기기에서 거치형 기기, PC로 넘어왔음에도 여전히 작은 볼륨과 대부분 비슷하게 보이는 맵은 9년 간 이어온 시리즈의 발전을 발견하기가 힘들었다. 처음 접한 작품에서 큰 감동을 받아 전작들을 궁금해했던 몬헌 시리즈와는 달리, 갓이터3는 ‘지난 작품들은 호평을 받았다는데, 어땠길래?’라는 의문을 갖게 했다.

물론 빠른 속도감과 액션은 몬헌과는 다른 재미를 선사하긴 했지만, 토벌 액션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성취감의 부족은 플레이 하는 유저로서는 다소 아쉬울 수 밖에 없었다. 몬헌과는 다른 특별함을 느낄 수는 있었으나, 괴수를 토벌하는 ‘성취감’이 부족했던 갓이터3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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