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VE를 내세운 MMORPG에 이어 시뮬레이션 게임까지 e스포츠로

[게임플] 게임은 비단 즐기는 것만이 아닌 보는 영역으로도 확장되고 있다. 유튜브, 트위치 등 다양한 영상 플랫폼의 주된 콘텐츠는 게임이며, 이제 게임과 ‘시청’은 같은 생태계로 합쳐지고 있는 것이다.

e스포츠도 이 영역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리그오브레전드, 오버워치,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 등 다양한 게임들의 e스포츠가 열리고 있으며, 그 성적 또한 괄목할만하다. 이런 e스포츠는 모두 MOBA, FPS 등 경쟁을 중심으로한 게임들에 치중된 경우가 많다. 이들 게임들은 게임의 전제부터가 ‘승자와 패자’를 나누는 방식의 PvP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도 이제는 옛말이 될 듯하다. 이미 활발히 e스포츠를 진행하고 있는 엔씨소프트의 블레이드앤소울부터 시작해, 이제는 시뮬레이션 게임까지 e스포츠에 발을 들이고 시작했기 때문이다.

 

# e스포츠를 시작하는 ‘장르 불문’ 게임들

가장 활발히 사업이 전개되고 있는 장르는 MMORPG이다. 비단 캐릭터의 육성만을 콘텐츠로 내세우는 것만이 아닌 유저와 유저가 맞붙는 PK, 즉 PvP 콘텐츠를 내세워 해당 게임만의 e스포츠를 여는 것이다.

엔씨소프트는 이러한 시도를 일찌감치 시작했다. 자사 블레이드앤소울(이하 블소)를 활용한 e스포츠를 게임의 출시와 동시에 시작해왔고, 2014년부터는 한중대회를 시작으로 해외로 그 영역을 확장했다. 지난해 9월에도 ‘블소 토너먼트 2018 월드챔피언십’의 결선이 열렸고, 러시아팀이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해외 팀이 승리한다는 점에서 자국 내에 국한 된 것이 아닌 해외까지 그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최근 넥슨도 ‘천애명월도 논검대회’를 통해 자사 MMORPG 천애명월도로 진행되는 오프라인 PvP대회를 처음으로 개최했으며,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또한 자사의 월드오브워크래프트(WOW)의 ‘투기장’ 콘텐츠로 진행되는 ‘아레나 월드 챔피언십’에 대한 계획을 발표했다.

MMORPG의 e스포츠는 비단 PvP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앞서 언급한 넥슨과 블리자드는 자사 게임의 PvE 콘텐츠를 통해 e스포츠를 진행했다.

넥슨은 지난 1월 12일부터 26일까지 자사가 서비스하고 크래프톤(구 블루홀)이 개발한 테라로 ‘테라 던전 토너먼트’를 진행했다. 대회명에서 알 수 있듯이 대회는 5명의 유저가 한 팀을 이뤄 던전을 클리어한 기록을 바탕으로 실력을 겨루는 대회였다. 이번 첫 대회의 우승은 지난 26일 ‘우리는 빡빡이다’ 팀이 차지했다.

블리자드는 WOW로 PvE 대회를 진행해왔다. 빠른 시간 내에 던전을 완료해야 하는 컨텐츠인 ‘쐐기돌 던전’으로 진행되는 신화 쐐기돌 던전 e스포츠는 ‘신화 쐐기돌 던전 인터내셔널’이라는 새로운 명칭으로 올해 진행될 예정이다. 테라의 PvE 대회와 마찬가지로 ‘타임 어택’을 중심으로 하는 e스포츠다.

특이한 e스포츠도 진행된다. 스위스 게임개발사 자이언트소프트웨어는 최근 총 상금 3억원대 규모로 '파밍 스뮬레이션 19 e 스포츠 리그'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 대회는 3명이 한 팀을 이루는 팀전으로 진행되며, 실제 농장 경영처럼 세 명의 농부가 농작물을 키워 수확하고 더 많은 수익을 얻는 팀이 승리하는 방식이다.

 

# 게임의 인지도를 넓히고 수명을 이어가주는 e스포츠

모바일게임이 게임 시장 경쟁에 뛰어들면서, 상당수의 온라인게임이 수명을 다했고 전체적인 게임들의 수명이 짧아졌다. 이른바 세대 순환 속도가 빨라진 것인데, 이러한 문제에 게임사들은 ‘자사 게임의 e스포츠화’로 대응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e스포츠를 통한 부가 가치 창출은 놀라운 수준이다. 국내만 해도 2017년 기준 e스포츠 산업 규모는 약 973억원으로, 점차 규모가 확장되고 있다. 이중 스트리밍 사업이 약 205억을 차지하고 있는데 때문에 게임의 ‘보는 영역’은 이제 전혀 무시할 수 없는 영역이 된 것이다.

때문에 e스포츠를 개발 단계에서 기획하지 않았더라도, 다양한 방식으로 이 사업에 끼어들 수 밖에 없게 됐다. 앞서 언급한 PvE 대회의 경우 유저가 직접 대결하는 PvP 콘텐츠를 좋아하지 않는 유저들에게 충분히 어필할 수도 있는 장점도 있다.

MMORPG를 넘어 시뮬레이션게임까지 e스포츠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전통 스포츠에도 서로간 맞붙는 펜싱, 유도, 태권도 등이 아닌 달리기, 수영, 마라톤 등 기록을 중심으로 하는 종목들이 많듯, e스포츠에도 비단 대결만이 아닌 기록 경쟁을 위한 게임이 참전할 수도 있는 것이다.

이제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될 수도 있는 e스포츠가 과연 어떤 다양한 형태로 발전하게 될 지가 기대된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게임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