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게임즈는 올해 전략을 살펴보면 큰 틀에서 세 가지로 나뉜다. 첫 번째는 자사의 프렌즈 IP를 통한 개발력 입증과 대중성 확보. 두 번째는 퍼블리싱을 통해 코어 게이머들의 취향도 잡는 것. 마지막으로 자체 개발을 통한 IP 확보다. 즉, 자사의 IP 강화와 퍼블리싱도 성공시켜 종합 플랫폼으로 입지를 공고히 하겠다는 것이다.

기조는 작년부터 이어져 왔다. 지난해 출시된 프렌즈 레이싱의 흥행 지표를 보면 프렌즈 IP가 유저들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는지 알 수 있다. 특히 10대와 20대, 그리고 여성 유저의 충성도가 상당한데, 이는 상대적으로 게임을 많이 즐기는 세대와 더불어 여성까지 섭렵했다는 점에서 IP의 힘이 긍정 평가되는 부분이다.

회사는 올해도 이러한 프렌즈 IP를 활용한 시장 공략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프렌즈 IP를 토대로 한 게임은 현재 시장에서 유저들에게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프렌즈 레이싱의 누적 이용자는 이미 500만 명을 넘겼다. 이달 초 캐주얼 디펜스 게임 프렌즈 대모험을 출시하고 현재도 구글 플레이 인기 순위에서 6위에 오른 상태다. 상위권을 MMO가 독차지하고 있는 시장에서, 캐주얼 게임의 이 같은 순위는 놀라운 선방이라는 평가다. 캐릭터들이 인기가 있는 만큼, 대중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이점이 가장 크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캐주얼 IP는 매출 부문에서 한계를 보여 왔다. 게임을 이용하는 유저 중 여성과 라이트 유저가 많아 여타 분야와 달리 수익모델의 다각화가 요원하다는 점이다. 그를 잡아줄 것이 코어 한 게임이다. 올해 내놓은 퍼블리싱 카드는 MMORPG 테라 모바일(가칭)과 달빛 조각사 등 적당한 범위에서 흥행이 보증된 고급 IP들을 포진했다. 또, 애니메이션 RPG 프린세스 커넥트 리:다이브와 2017년 지스타에서 첫 선을 보인 PC 온라인게임 에어도 준비중이다.

자체 개발의 역량 강화 전략은 회사의 고민 흔적이 역력해 보이는 부분이다. 카카오톡을 통해 진행됐던 전 국민 가위바위보, 또 준비 중인 라이프 MMO와 같은 생활 밀착형 게임들은 카카오의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는 게임으로 전망된다. 이른바 ‘하이퍼 캐주얼’로 명명된 이 장르를 통해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게임도 제공해, 게임을 즐기지 않는 유저도 이입시킨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우려스러운 점도 있다. 카카오가 가진 속성만을 통해 시너지를 이끌어내려는 전략은 역으로 카카오게임즈의 정체성을 고착화 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이미 프렌즈 캐릭터를 통해 카카오의 속성에 기대어 있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비슷한 사례로 과거 일본의 라인 게임즈가 브라운, 코니 등 라인 캐릭터가 등장하는 게임들을 연이어 출시했지만 초기를 제외하면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다.

퍼블리싱 문제도 또 다른 의미의 정체성 문제에서 고민해봐야 할 부분으로 보인다. 흥행 보증수표로 퍼블리싱을 하고 게임이 성공을 하면 할수록 <카카오게임즈>보단, 개발사의 명성이 더 부각되는 현상이 해를 거듭할수록 두드러지고 있기 때문이다. 개발사의 역량이 강해지면서 이른바 ‘모셔야 할 귀빈’이 된 것은 게임산업 전체로 보면 긍정적인 현상이지만 퍼블리셔 입장에선 운영을 비롯한 다방면에서 문제점이 발생된다.

올해는 카카오게임즈에게 중요한 해가 될 것이다. 이미 남궁 훈 대표는 “내년의 새로운 10년을 재미있게 사업해 나아갈 수 있는 기틀을 세울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지난해 독립법인으로 분사했으며 잠시 미뤄둔 상장도 올해의 성과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 많은 미션들은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 카카오 게임즈의 치밀한 전략과 기민한 움직임이 더 없이 기대되는 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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