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실 세트 2승을 거둔 기존 LCK팀은 SKT T1뿐

지난 16일 시작된 '2019 스무살우리 LoL 챔피언스코리아' 스프링 스플릿(출처: 라이엇게임즈)

[게임플] 지난 16일부터 ‘2019 스무살우리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스프링 스플릿이 시작됐다. 2018년 모든 국제대회에서 ‘쓴물’을 마신 후 첫 시즌이라는 점, 대다수 LCK팀들이 많은 멤버 변화를 겪었다는 점에서 모두가 주목할만한 시즌의 시작이었다.

5일, 각 팀이 모두 2경기씩을 치른 현재의 LCK는 큰 변화를 그 결과로 보여주고 있다. 지금까지 ‘혼돈의 LCK’라는 말을 자주 써왔지만, 지금의 상황에 비하면 ‘태양 앞의 반딧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킹존드래곤X, 젠지, 아프리카 프릭스 등 지난 시즌 상위권에 포진했던 팀들이 단 1세트도 거두지 못했으며, ‘디펜딩 챔피언’인 KT롤스터조차 한 경기도 승리하지 못했다. 그 중심에는 새롭게 올라온 ‘신입생’ 담원 게이밍과 샌드박스 게이밍이 있었다.

 

# 그리핀으로부터 시작된 ‘신입생의 반란’

샌드박스 게이밍(출처: 라이엇게임즈)

현재 공동 1위는 SKT T1, 그리핀, 담원 게이밍, 샌드박스 게이밍으로 총 네 팀이다. 이 중 기존 LCK팀은 SKT T1 한 팀으로, 지난 2018 LCK 서머 스플릿에 승격한 그리핀까지 총 세 팀이 챌린저스 출신의 ‘신입생’이다.

예전에는 LCK와 챌린저스의 차이가 꽤 컸다. 한 시즌에 승강전을 통해 올라오는 팀은 많아야 한 팀이었고, 아예 올라오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다. 하지만 지난 2019 LCK 스프링 승강전에서 MVP, BBQ올리버스와 맞붙었던 담원 게이밍과 샌드박스 게이밍은 그 두 팀을 모두 물리치고 올라왔으며, 그 전 시즌에는 그리핀이 콩두 몬스터(현 스틸에잇)을 떨어뜨리고 올라와 서머 시즌 준우승이라는 쾌거를 이뤘다.

그리핀(출처: 라이엇게임즈)

지난 서머 시즌에는 그리핀이 특별했다고 생각했다. 운영에서는 다소 미숙한 면이 보였지만, 당시 메타에서 조금씩 높아지던 한타와 교전, 이니시에이팅의 비중으로 인해 그 ‘수혜’를 입은 팀이 그리핀이라 평가됐다.

하지만 그 평가는 잘못된 것으로 판명났다. 누구보다 빠르게 메타에 적응한 팀이 그리핀이었고, 이는 이번 시즌에 올라온 샌드박스 게이밍과 담원 게이밍 또한 마찬가지였다. ‘LCK식 운영’이라는 틀에 갇혀있던 LCK, 소위 ‘1부 리그’의 참패였다.

샌드박스 게이밍과 담원 게이밍은 모두 끊임 없는 난전 유도와 그 안에서의 정리된 호흡, 이후 이득을 굴려나가는 ‘스노우볼’까지. 모든 것이 완벽에 가까운 형태를 보여줬다. 특히 강제적으로 싸움을 걸거나, 당했을 때의 대처법이 탁월했고, 승기를 잡았을 때는 실수가 적었다.

반대로 기존 LCK팀들은 우왕좌왕하는 모습이었다. ‘격변의 스토브리그’를 거쳐 많은 팀원의 변화가 있었기에 호흡 측면의 문제도 생겼겠지만, 기본적으로 ‘개인 기량’에서 많이 밀리는 모습이었다.

담원 게이밍(출처: 라이엇게임즈 제공)

특히 ‘큐베’ 이성진이나 ‘라스칼’ 김광희, ‘폰’ 허원석 등의 주력 라이너들이 힘을 쓰지 못했으며, 이는 곧 팀의 패배로 직결됐다. 반대로 담원 게이밍의 ‘너구리’ 장하권이나 ‘케니언’ 김건부, 샌드박스 게이밍의 ‘온플릭’ 김장겸, ‘도브’ 김재연 등은 절정의 기량을 선보이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또한 눈에 띄는 선수는 ‘고스트’ 장용준이다. BBQ올리버스 소속에서 이번에 샌드박스 게이밍으로 옮긴 ‘고스트’는 그야말로 ‘각성’한 듯 수준 높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어제(20일) 킹존드래곤X와의 경기에서 보여준 ‘드레이븐’은 높아진 경기력을 여실히 증명했다.  

이제 막 두 경기씩을 치른 상황이지만 벌써부터 ‘혼돈’을 야기하고 있는 LCK이다. 기존 팀들이 언제 다시금 태세를 정비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 SKT T1과 한화생명e스포츠는 어떨까?

SKT T1(출처: 라이엇게임즈)

신입생들을 만나 고전하고 있는 타 팀들과는 달리, 기존의 색깔을 완전히 벗어버린 SKT T1과 한화생명e스포츠는 나란히 2승을 차지하고 있다. SKT T1은 기존 팀들의 ‘에이스’들로 구성된 ‘드림팀’으로 확연히 바뀐 팀 색깔을 보여줬으며, 한화생명e스포츠는 ‘보노’ 김기범, ‘트할’ 박권혁의 경기력 상승에 힘입어 ‘멧돼지’와 같은 담합력을 보여줬다.

아직까지 두 팀 모두 앞서 언급한 신입생들과 맞붙지는 않았지만, 기존 LCK팀들과는 확실히 다른 모습이다. ‘줄건 주고 피해를 최소화하자’가 아닌 ‘얻을 수 있는 건 무조건 싸움으로 빼앗는다’라는 모습이 두 팀 모두에게 보였고, 이는 젠지, KT롤스터 등의 팀들보다 확연히 우위에 설수 있는 이점이 됐다.

지난해 국제대회에서 여실히 증명됐듯, 소위 말하는 ‘LCK식 운영’은 이제 주류가 아니게 됐다. 물론 게임에서 운영은 교전과 마찬가지로 중요한 요소이지만 그 비중이 줄어들었기에 ‘운영으로 교전을 최소화하자’가 아닌, ‘싸움에서 이겨서 운영을 유리하게 이끌어나간다’로 바뀐 것이다.

한화생명e스포츠(출처: 라이엇게임즈)

이에 잘 적응한 팀이 바로 그리핀, 담원 게이밍, 샌드박스 게이밍과 같은 신입생, 그리고 SKT T1과 한화생명e스포츠다.

개인 기량이 뛰어난 선수들로 꾸려진 SKT T1은 팬들의 기대를 충족하는 모습이지만, 한화생명e스포츠는 그야말로 ‘껍질을 벗은’ 모습을 보였다. 지난 시즌에도 지니고 있던 한타 담합력이 이제는 더욱 강해진 모습이며, ‘트할’과 ‘보노’의 선진입과 활약에 이어 ‘상윤’ 권상윤이 상황을 정리하는 모습으로 케스파컵 때와는 다른 팀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의 경기력을 보여줬다.

오는 23일 한화생명e스포츠는 그리핀과, 24일에는 SKT T1이 샌드박스 게이밍과 맞붙는다. 과연 이 두 팀은 신입생들을 상대로 어떤 경기를 보여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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