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자동사냥 지원, 모바일 스트리밍 시스템까지

[게임플] 패션, 음악, 영화, 소설에는 각기 다른 유행이 있다. 영향력 있는 연예인이 입은 자켓, 바지는 얼마 지나지 않아 비슷한 모양새를 한 옷으로 변화해 대중들에게 퍼져나가며, 음악 또한 흥행 여부에 따라 비슷한 느낌의 다른 곡들이 시장에 자리한다.

게임도 마찬가지다. FPS, MMORPG, 캐주얼 게임을 지나 현재는 모바일 MMORPG가 게임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물론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이하 배틀그라운드)로 불붙은 배틀로얄 장르 경쟁도 무시할 수는 없으며, 최근 출시된 로스트아크도 PC MMORPG의 유행을 다시금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언급한 배틀그라운드, 로스트아크처럼 게임 시장에도 시류를 이끄는 선구적 역할을 하는 게임이 존재한다. 알고는 있지만 시도는 하지 못했던. 그런 도전적인 시도의 게임들 말이다.

엔씨소프트의 리니지는 초창기 PC방 문화를 주도했던 온라인 게임이다. 향후에는 국내 MMORPG에 큰 영향을 끼쳤으며, 현재까지도 2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서비스가 되고 있다. 20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엔씨소프트의 한 축을 차지하고 있고, 브랜드 가치 측면에서도 근래 출시한 게임 이상의 힘을 발휘하고 있다.

유저들의 호불호를 떠나 리니지는 ‘선구자’ 역할을 게임 업계에서 톡톡히 했다. 그런 리니지가 또 한번 리마스터로 변화를 꾀하고 있는데 그래픽의 개선도 있지만, 눈에 띄는 것은 자동사냥과 모바일 스트리밍 시스템이다.

자동사냥 시스템. 일명 ‘플레이 서포트 시스템(Play Supprt System, PSS)’으로 명명된 이 시스템은 단순히 전투를 지원 할뿐만 아니라 사냥터 이동, 귀환, 창고 관리, 소비아이템 관리 등도 지원한다. 리니지의 리마스터 테스트 서버가 지난해 12월 27일에 도입되면서, 이 PSS 또한 서버에 적용됐다.  

캐릭터는 유저가 지정한 사냥터에서 사냥을 한 뒤, 일정 시간 이후에는 마을로 복귀해 소비 아이템을 채운 뒤 다시 복귀해 사냥을 한다. PK를 당할 시에는 자동으로 귀환을 하며, 캐릭터의 공격 패턴까지도 유저가 설정이 가능하다.

처음 설정만 잘해둔다면 이제는 손 하나 까딱하지 않고도 캐릭터를 육성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아직까지는 테스트 중이기에 AI 측면에서 모자란 모습이 다수 보이지만, 추후에는 차차 개선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것 만으로는 서버 점검과 같은 예외적인 상황에는 대처를 할 수가 없다. 때문에 함께 도입되는 것이 바로 모바일 스트리밍 시스템인 ‘엠플레이어(M Player)’이다. 엠플레이어를 활용한다면 유저는 언제든 캐릭터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점검할 수 있다. 아직 서비스가 되지 않기에 확인할 수는 없지만, 간단한 조작정도는 엠플레이어로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 두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만 한다면 PC 온라인게임임에도 유저가 PC 앞에 있을 필요가 없어진다. 마치 모바일게임과 같이 자유롭게 PC 온라인게임을 즐기는 것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물론 “그럴거면 모바일게임을 하지”라는 말을 할 수도 있지만, PC 온라인게임이 주는 재미와 깊이는 지난해 11월 출시된 로스트아크가 이미 증명했다.

만약 리니지 리마스터가 이러한 시스템을 잘 적용해 눈길을 끈다면, 이후에는 모바일 스트리밍 시스템, 자동 사냥 시스템을 담은 PC 온라인게임이 나오지 않을 수 없다. 자동사냥을 담은 모바일 MMORPG가 현 모바일게임 시장을 언젠가부터 장악하고 있듯이 말이다.

모바일게임이 활성화되어 되려 앱플레이어로 PC에서 게임을 즐기는 현 상황과는 반대로, PC게임이 주가 되어 실시간으로 게임 상황을 확인하는 시스템이 자리잡을 확률이 높다.  

다만 우려되는 점은 이미 방대한 콘텐츠와 깊이를 지니고 있는 리니지에 도입되는 것과는 달리, 양산형으로 기본 구조가 간단한 PC게임이 이런 시스템을 담고 등장하지는 않을까 하는 것이다.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이미 겪은 과오를 게임사들이 PC에서까지 그런 홍역을 치르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여러 온라인 MMORPG에 영향을 줬던 리니지가 20년 만에 다시금 큰 파란을 예고하고 있다. 과연 이러한 리니지의 시스템이 다시금 PC 온라인게임의 ‘시류’를 이끌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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