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스파컵에서 드러난 문제, 스프링 시즌에서는 극복해야

[게임플] ‘2018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스프링 스플릿’이 약 2주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해 말미 LCK에서는 수 많은 선수들의 이적으로 그야말로 ‘대격변’이 일어났고, 그 중심에는 각 팀의 에이스를 영입한 ‘드림팀’ SKT T1이 있었다.

SKT T1은 ‘페이커’ 이상혁, ‘에포트’ 이상호, ‘레오’ 한겨레를 제외한 모든 기존 선수와의 계약을 해지했다. 이후 ‘칸’ 김동하, ‘크레이지’ 김재희, ‘클리드’ 김태민, ‘하루’ 강민승, ‘테디’ 박진성, ‘마타’ 조세형을 영입해 그 빈자리를 채웠다.

각 팀에서 내로라하는 에이스들을 모두 영입한 것이었기에 팬들의 기대감은 엄청났다. 특히 지난 시즌 탑 라이너와 정글러가 약하다고 평가 받았던 SKT T1이었기에, 이번 영입은 SKT T1을 다시금 왕좌로 올릴 수 있을 것이라 모두가 의심치 않았다.

우려의 시선도 있었다. 예전 KT롤스터가 이른바 ‘슈퍼팀’을 결성했지만 여러 시즌을 ‘무관’으로 마무리하다 지난 시즌 처음으로 우승을 거머쥐었던 것처럼, SKT T1도 너무나 개성이 뛰어난 선수들이기에 문제가 생길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아니나 다를까, 이번 케스파컵에서 그 문제는 여실히 드러났다. 각 개인의 기량이 중요시되는 현 메타였지만, 5명이 함께 하는 팀 게임인 LoL이기에 호흡은 굉장히 중요했다. SKT T1은 각 경기마다 각자 기량을 발휘해 상황을 타파해나갔고, ‘어그로 핑퐁(피해를 적절히 분산하는 전술)’도 문제가 없어 보였다.

하지만 담원 게이밍과의 경기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1세트에서는 ‘너구리’ 장하권을 효과적으로 끊어내니 담원 게이밍이 힘을 쓰지 못했으나, 2세트부터는 분위기가 달랐다. ‘쇼메이커’ 허수가 힘을 내기 시작했고, 반대로 ‘페이커’는 르블랑으로 힘을 쓰지 못했다.

개인의 기량으로는 뛰어남을 보였지만 상대 팀이 전략적인 스플릿 푸시 운영으로 우위를 점하자, 다소 부족한 모습이 보였다. 각 라인 별 인원 배분에 있어서도 문제가 생겼고, 이후 오브젝트 싸움에서도 밀리는 모습이었다.

오더 측면에서 모두를 조율해줄 인원이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마타’가 그 역할을 해줬어야 마땅하나 워낙 각자 개성이 뛰어난 선수들이다 보니, 아직까지는 그 호흡이 부족했던 것이다.

실제로 담원 게이밍과의 3세트도 거의 8:2까지 SKT T1이 승기를 잡은 상황이었다. 하지만 내셔 남작 뒤쪽에서 완전히 ‘뒤틀린 교전’을 SKT T1은 보였고, 경기는 완전히 뒤집혀버렸다. ‘페이커’가 한타 시작 전 먼저 끊겨버렸고, 뒤를 이어 진입한 선수들도 속절 없이 당했다. 각자의 이니시에이팅이 다 따로 들어간 것이 패착이었다.

좀더 팀원 간의 호흡이 가다듬어지고, 이를 조율할 오더 선수가 완벽히 정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왜 칸에게 탱커만 쥐어주냐”라는 평가를 내리기도 하지만, 사실 LoL은 팀 게임이기에 각자의 역할을 맡아야 하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실제로 현재 SKT T1의 팀원들은 모두가 호전적이고 개인 기량이 뛰어난 선수들로 구성이 되어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 선수들이 공격적인 챔피언을 선택할 수는 없는 법이다. 아무리 싸움의 비중이 높은 것이 현 메타라지만 운영 측면도 고려를 해야 경기에서 승리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이번 케스파컵에서는 그 시험 무대가 되었던 것이다. 추후 여러 조합 조건을 고려해 ‘칸’이 공격적인 챔피언을 선택할 수도, ‘페이커’가 유틸 측면의 챔피언을 선택할 수도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시즌만 해도 ‘페이커’는 갈리오, 라이즈 등 탑 라인이나 바텀라인, 정글까지 전 라인을 커버하기 용이한 챔피언을 자주 선택해왔다. 지난 경기에서 르블랑을 선택한 것만 해도 팀 색깔의 변화가 있었다고 충분히 생각할 수 있다. ‘칸 무조건 탱커설’을 논하기에는 아직 시기상조이다.

선결 과제는 팀의 호흡, 그리고 이를 토대로 한 적절한 조합 구성이다. 창만 있다고 이길 수 있는 전쟁은 없듯이, 곧 있을 스프링 시즌에는 적절한 방패까지 겸한 SKT T1을 만나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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