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발주자와 게임사들, 플랫폼 시장 변화 이끈다

[게임플] 애플 앱스토어, 구글 플레이스토어는 전세계 모바일게임 산업에서 가장 거대한 두 개의 시장이다. 지금의 모바일게임 생태계를 조성하는데 가장 큰 영향을 준 이들 플랫폼 위에서 게임사들은 자사의 게임을 출시하고, 서비스한다. 
 
하지만 이런 틀을 탈피하려는 움직임이 모바일게임 생태계에서 꾸준히 드러나고 있다. 그리고 올해는 이런 움직임이 본격화되는 원년으로 기억될 듯 하다. 플랫폼 시장에 뛰어들어 성과를 내려는 후발주자의 노력이 조금씩 그 성과를 내고 있으며, 게임사들 역시 게임을 개발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플랫폼 탈피를 위한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는 소식이 꾸준히 전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7월 원스토어는 마켓 수수료 인하 정책을 내세워 본격적인 플랫폼 알리기에 나섰다. 원스토어는 플랫폼 수수료를 20%로 책정하고, 자체 결제 시스템을 사용할 경우 5%까지 책정했다. 또한 통신사 멤버십 10% 할인 프로그램을 통신 3사로 확대, 서비스를 시작했다. 
 
그 결과로 10월 매출액은 7월 대비 39.9% 늘어난 396억 원을 기록했다. 앱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원스토어는 9월 추석 특수 기간에 한시적으로나마 애플 앱스토어를 앞지르기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은 자사 앱 마켓인 갤럭시앱스의 이름을 내년부터 갤럭시 스토어로 변경하고, 자사 스마트폰인 갤럭시 시리즈의 홈 화면에 갤럭시 스토어를 노출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안드로이드 진영 최대의 하드웨어 제조사가 하드웨어 보급률을 내세워 본격적으로 플랫폼 시장에 진출한다는 소식에 많은 이들이 주목했다.
 
삼성이 갤럭시 스토어의 운영 정책에서 내세우는 것은 역시 수수료 감면이다.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스토어의 현행 마켓 수수료인 30%보다 낮은 20%로 설정해 모바일게임 개발사를 비롯한 앱 제작사를 아우르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에픽게임즈는 이런 삼성과 함께 발을 맞춰나가는 대표적인 게임사다. 포트나이트 모바일 버전을 선보이고, 크로스플랫폼 전략을 소개하는 자리를 통해 에픽게임즈는 포트나이트 모바일의 APK 파일을 기존 플랫폼이 아닌 자사 홈페이지에서 배포할 것이라는 정책을 밝혔다. '脫플랫폼 선언'이 본격적으로 이뤄진 순간이다.
 
기존 플랫폼의 영향력에서 벗어남과 동시에 삼성 갤럭시 앱스 플랫폼과의 제휴도 즉각적으로 이뤄졌다. 에픽게임즈는 포트나이트의 안드로이드 OS 버전을 공개하는 자리에서 삼성 갤럭시 제품군 사용자들이 보다 먼저 포트나이트의 안드로이드 OS 버전을 즐길 수 있는 혜택을 제공하고, 비슷한 시기에 출시된 스마트폰 갤럭시노트9에 포트나이트를 선탑재하는 전략적 제휴를 맺은 바 있다.
 
기존 플랫폼과의 경쟁과 탈피라는 공통적인 목적을 지닌 두 기업의 협업은 적지 않은 시너지를 냈다. 지난 11월 16일에 지스타 2018 현장을 찾은 에픽게임즈 에드 조브리스트 퍼블리싱 총괄 디렉터는 자사의 '脫플랫폼' 선언 이후 삼성의 긍정적인 반응이 있었으며, 지금도 긴밀한 협력 체제를 이어가고 있다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스마일게이트 역시 자사 플랫폼인 스토브의 인지도 확대를 노리고 있다. 스토브는 모바일과 PC를 아우르는 종합 글로벌 플랫폼이다. 스마일게이트가 지난 2015년 6월 처음으로 스토브를 소개하는 자리에서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그룹 CEO는 "스마일게이트의 향후 가장 중요한 비전은 글로벌 플랫폼사업에 있다"며, 스토브를 통해 플랫폼홀더의 입지를 다지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스마일게이트가 올해 출시한 에픽세븐과 로스트아크가 주목을 받은 이유 중 하나는 이들 게임의 흥행을 기반으로 스토브의 인지도 상승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점 때문이었다. 이들 게임을 통해 유저들이 자연스럽게 스토브를 접하도록 한다면 스마일게이트가 스토브를 처음 공개할 당시의 청사진은 이제 조금씩 구체화 되는 셈이다.
 
아직까지 후발주자들이 플랫폼 시장에서 커다란 영향력을 보이고 있는 상황은 아니다. 하지만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플랫폼이라하면 다른 플랫폼을 잠시라도 떠올릴 수 있는 상황이 됐다는 것 자체가 공고했던 기존 플랫폼 시장에 약간이나마 변화의 조짐이 드러나고 있다는 의미를 지닌다. 내년 모바일게임 시장의 플랫폼 경쟁이 어떤 형태로 흘러갈 것인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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