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이 말하지 못 하는 가치가 있다

[게임플]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순위 21위. 카카오게임즈가 출시한 프렌즈레이싱의 현재 상황이다. 

카카오게임즈가 프렌즈레이싱을 10월 17일에 출시했으니 출시 후 약 한달 정도의 시간이 흘렀다. 출시 전부터 카카오게임즈의 강점이라 할 수 있는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를 활용한 게임이라는 측면과 MMORPG 일변도였던 당시 모바일게임 시장에 오랜만에 등장하는 레이싱 게임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 바 있다.

출시 전부터 큰 기대를 받은 게임은 매번 그에 상응하는 매출을 올릴 것인지에 대한 호기심을 유발하기 마련이다. 프렌즈레이싱 역시 마찬가지였다. 

때문에 출시 후 약 한달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프렌즈레이싱이 거두고 있는 매출 추이를 두고 이견이 엇갈린다. 50위권에서 차근차근 순위를 높이며 20위권에 진입한 게임이기에 출시와 동시에 높은 순위에 오르는 게임이 적지 않은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덜 부각되는 측면도 있다.

물론 매출순위 21위라는 지표가 나쁜 것은 아니다. 하지만 프렌즈레이싱의 진짜 의의는 매출 순위에 있지 않다. 특히 장기적 관점에서 사업을 운영해야 하는 카카오게임즈에게는 더더욱 그렇다. 

카카오게임즈가 시장에 내밀 수 있는 '카드' 중에 가장 강력한 것은 카카오프렌즈로 대표되는 강력한 입지를 지닌 캐릭터 IP를 활용하기 쉽다는 점이다. 라이언, 어피치, 무지, 네오 등으로 대표되는 이들 캐릭터는 첫 등장 이후 한국 캐릭터 상품 시장을 순식간에 장악했을 정도로 대중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

대중에게 어필할 수 있는 IP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은 커다란 장점이다. IP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따라 이후 추이가 갈리기는 하지만, IP의 존재만으로도 대중의 이목을 끌어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프렌즈 IP를 보유한 카카오게임즈를 업계 관계자들이 부러워하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하지만 카카오프렌즈 IP의 한계를 지적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캐주얼게임에 적합한 IP라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캐주얼게임의 범주를 넘어서기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한계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카카오프렌즈 IP를 활용해 출시한 게임들이 모두 캐주얼 장르에 국한됐다는 것은 카카오프렌즈 한계론을 증명하는 듯 했다.

프렌즈레이싱은 이 '한계론'을 타파한 게임이다. 프렌즈레이싱은 게임의 콘텐츠 구성이나 조작방식에 따른 분류상 전형적인 '미들코어 게임'으로 구분된다. 

즉, 캐주얼게임 전용 IP로 여겨졌던 IP가 미들코어 게임과 어떤 시너지를 낼 수 있는지를 증명한 게임이라는 이야기다. 이는 추후 카카오게임즈가 보다 다양한 카카오프렌즈 IP 활용 게임을 개발하는 밑바탕이 될 수도 있다. 퍼블리셔와 개발사를 모두 추구하는 카카오게임즈 행보의 폭을 넓혀주는 효과를 낸 셈이다.

프렌즈레이싱은 카카오게임즈의 핵심 IP의 약점으로 지적된 '한계론'이라는 선입견을 타파한 게임이다. 시각에 따라서는 매출순위보다 더 큰 성과를 얻었다고도 할 수 있다. 

게임사에게 단기적인 매출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향후 수년을 지탱할 모멘텀 보유 여부다. 프렌즈레이싱은 카카오게임즈가 이런 모멘텀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선입견 타파와 모멘텀 증명. 프렌즈레이싱이 거두고 있는 가장 큰 성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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