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팀에는 이유가 있듯이, 변화해야 리그 자체가 번성할 것

정진성 기자

[게임플] 오는 10월 1일, ‘2018 LoL 월드챔피언십(이하 롤드컵)’이 시작됨에 앞서 각 팀들의 로스터가 결정됐다. 지난해 롤드컵에 이어 올해도 여전히 6인으로 제한된 로스터였다.

최근 전세계 롤 자국 리그에서의 로스터는 10인으로 규정하고 있다. 국내 리그의 경우 많게는 10인 로스터를 가진 팀도 있으며, 이는 중국도 마찬가지다. 로얄네버기브업(RNG)의 경우 8명의 로스터를 기용하고 있고, 인빅터스 게이밍(IG)도 7인의 로스터로 구성되어 있다.  

하지만 북미 LCS의 경우 이번 롤드컵에 출전하는 모든 팀이 5인 로스터이다. ‘식스맨 후보’로 들어간 선수들 또한 모두가 산하 2부 리그의 선수를 끌고 온 것에 불과하다. 유럽 LCS에서는 6인에서 8인까지 로스터를 늘리는 추세이나 자국 리그에서의 활용도는 낮은 편이었다.

선수들의 건강, 멘탈 관리 등의 측면에 있어서도 로스터에서 여러 명의 선수를 기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하지만 올해는 롤에서의 메타가 혼란스러웠기에 더욱 다인 로스터가 필요했던 시기였다. 이른바 ‘비원딜 메타’가 대두했기 때문에, 기존 원거리 딜러 선수들의 경우 적응을 잘하지 못했고, 때문에 ‘용병술’이 무엇보다 중요했던 것이다.

이번에 출전하는 아프리카 프릭스를 예로 들자면, ‘에이밍’ 김하람의 경우 비원딜을 잘 사용했기에 ‘크레이머’ 하종훈의 폼이 좋지 않을 때 자주 투입되어 좋은 경기력을 선보였고, SKT T1의 경우에도 ‘뱅’ 배준식이 다소 적응하지 못할 때 ‘레오’ 한겨레를 기용하는 강수를 두기도 했다.

여러 팀이 ‘2정글 전략’ 등을 사용하며 여러 선수들의 포지션을 변경한 적도 있었고, 그 때마다 변경되는 선수들은 그에 맞는 플레이를 선보였다. 젠지를 보자면 전체적인 안정감을 원할 때는 ‘엠비션’ 강찬용을, 공격적이고 날카로운 플레이가 필요할 때는 ‘하루’ 강민승을 기용하곤 했다.

물론 이후 다시금 원거리 딜러 챔피언이 살아나며 EU메타로 돌아오긴 했으나 앞서 겪은 혼란기는 메타에 적지 않은 영향을 주었고, 이후에는 ‘모든 포지션에 어떤 챔피언이 와도 이상하지 않다’라는 생각을 모두가 가지게 됐다.

그렇기에 더욱 다양한 전술을 활용하기 위한 다수의 선수가 필요해진 것이다. 바텀 라인뿐만 아니라 다른 라인에 있어서도 공격적인 성향을 가진 선수, 상대 동선을 잘 파악하는 선수, 팀 케어에 집중하는 선수 등 다양한 성향을 가진 선수들이 상황에 따라 필요하다. 각 상황, 상대 팀 성향에 알맞은 선수를 기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고, 이는 팬들에게 경기 내용과는 또 다른 재미를 주기도 했다.

이러한 용병술의 결과는 지난 봄에 있었던 ‘2018 미드시즌인비테이셔널(MSI)’에서도 드러난 바 있다. 물론 중국과 한국 팀들이 원체 강했던 것도 있지만 다인 로스터를 취하지 않고 시즌을 진행했던 팀 리퀴드, 프나틱 등의 경우 확연히 떨어지는 성적을 냈다.

북미, 유럽에서 롤 리그가 태동한 만큼 이에 맞는 규칙을 정하는 것이 오히려 당연할지도 모른다. 몇 년 전 6인 로스터 규칙이 결정된 것도 일부 선수들의 체력 관리 면에서 넣은 부분도 없지 않아 있고, 그때는 크게 용병술이 필요 없었기 때문에 문제도 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는 롤의 강국이 바뀌었고, 자체의 메타도 변했다. 다인 로스터를 택한 대다수의 팀들이 모두 성장해 강해졌다. 북미, 유럽 LCS도 로스터에 대한 제한은 없다. 하지만 북미와 유럽 팀들은 여전히 예전의 로스터 수를 고수하고 있으며, 후보 선수를 아예 두지 않는 경우도 있다.

시작은 LCS가 강했기에 EU 메타가 정착하고, 5인으로 구성된 팀으로도 충분했을지 모르나 현재는 메타도 바뀌었고 혼란스럽다. 앞서 언급했듯 원거리 딜러가 나오지 않는 게임도 허다하다.

‘4-2-3-1’ 전략의 스페인 군단을 깨부순 네덜란드 덕분에 ‘3백’ 전략이 다시금 대두된 축구처럼, 롤도 변화가 있어야 더욱 발전이 있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보자면 이번 롤드컵에서는 로스터 제한이 아닌 선수 변경 횟수에 대한 제한을 두었다면 어땠을까 싶다. 여러모로 아쉬운 6인 로스터 제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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