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감 있는 전투와 다양한 협동 콘텐츠

[게임플]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는 지난 5일부터 데스티니 가디언즈의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약 1년 전 해외에 출시되어 호평을 받았고 이번 한국 서비스에 앞서 완벽한 현지화 작업까지 마쳤기에, 국내 유저들의 기대감은 상당했다.

뚜껑을 열어본 데스티니 가디언즈는 그 기대에 충분히 보답했다. 자막, UI, 심지어 더빙까지 완벽한 한글화 작업이 완료된 상태였으며, 콘텐츠 또한 함께 출시된 포세이큰 확장팩 덕분에 풍부하게 즐길 수 있었다.

데스티니 가디언즈는 FPS라고 불리지만 사실 시점만 그렇다 뿐이지 RPG에 가깝다. 확장팩으로 추가된 갬빗, 시련의장 등을 제외한다면 대부분의 콘텐츠가 PVE이고, 이를 통해 장비를 파밍해 캐릭터를 키워가는 식이다.

레벨을 올릴 때마다 스킬 포인트가 주어지는데, 딱히 타인의 스킬 트리를 참고하며 배분하지 않아도 후에는 모든 스킬을 얻을 수 있다. 여기에 무조건적인 장비 파밍이 존재하지 않는 점은 지금까지 즐겨왔던 RPG와는 달라 긍정적인 면으로 다가왔다.

탑승물에 탔을 때도 3인칭으로 전환된다

처음 진행에서는 일전에 즐겼던 유비소프트의 톰클랜시의 더 디비전(이하 디비전)에서의 3인칭 시점이 익숙해, 시점을 바꿀 수 없는지 설정을 뒤적여보았지만 불가능했다. 다만 중화기로 분류되는 ‘검’을 사용하거나 궁극기를 사용했을 시에는 3인칭으로 자동 변경된다. 때문에 시야 확보 시에는 검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게임의 진행은 유럽지구 EDZ, 이오, 네소스 등 하나의 행성을 선택해 이동한 뒤, 해당 지역에 존재하는 퀘스트나 공개 이벤트를 클리어 하는 방식이다. 공개 이벤트의 경우 별도의 수주 없이 시작 시간에 맞춰 이벤트 지역에 있다면 주변에 있던 유저와 함께 플레이 할 수 있으며, 클리어 시에는 전투력에 맞는 장비와 보상을 받을 수 있다.

메인 퀘스트나 서브 퀘스트의 경우는 모두 ‘권장 전투력’이 표시되어 있기에 자신의 전투력에 맞는 퀘스트를 입맛대로 골라 플레이 할 수 있다. 맵에 가끔 등장하는 소위 ‘엘리트 몬스터’는 권장 전투력보다 현저히 아래일 경우, 몬스터가 공격이 일절 통하지 않는 ‘면역’ 상태가 되기 때문에 주의 해야 한다.

이 모든 PVE는 사방에서 적이 튀어나오기 때문에, 난전과 같은 느낌을 준다. 디비전의 경우 엄폐물을 이용한 전략적인 전투가 가능했던 반면(물론 장비가 좋아야 했다), 데스티니 가디언즈는 점프, 회피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난전 능력’이 필요했다. 전투의 속도감 차이가 확연한 것이다.

다만 몬스터가 발사하는 투사체의 경우 속도가 느리기에 집중만 한다면 피할 시간은 충분하다. 그게 불가능 하다면 장비 효과, 스킬 등을 활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PVP 모드인 갬빗, 시련의장의 경우 마치 오버워치를 즐기는 듯한 느낌을 준다. 거점 점령, PVE를 통한 점수제 등 다양한 모드가 존재하며 장비 세팅에 따른 유저 간 편차는 다소 있지만, 전투력 자체는 보정이 되기 때문에 낮은 레벨과 전투력이라도 쉽게 즐길 수 있다.

다만 직업 스킬이나 무기 효과 등에서는 차이를 보일 수 있기에 아무래도 고레벨 유저가 다소 유리한 것은 사실이다.

속도감 있는 난전, 풍부한 콘텐츠 등이 좋은 평가를 내리도록 하는 것은 맞지만, 다소 불친절한 게임이라는 느낌이 든다. 장비 혹은 새로운 무언가를 습득했을 때, 설명이 나오기는 하나 ‘esc’ 키 한번에 넘어가고 다시 볼 수 없기 때문에 쉽사리 넘어가기 마련이고, 그러다 보니 있는 기능도 알지 나중에야 알게 된 경우가 많았다.

일례로 ‘참새’라고 불리는 탑승물의 경우 분명 퀘스트를 통해 얻은 뒤 단축키 E를 누른다면 소환이 된다고 했는데, 구체적인 착용 방법이 나오지 않아 추후 이것저것 뒤적이다가 나중에서야 탑승 방법을 알게 됐다.

경이 장비의 업그레이드, 파괴한 장비의 재 습득 등 제대로 된 설명을 거의 찾아볼 수 없었고, 따라서 혼자서 공부를 해야 했기에 다소 불친절하게 다가왔다. 한국 유저에게는 다소 멀게 느껴지는 SF 장르는 이러한 점을 더 부각 시켰다.

'~다'라고만 말하던 가울

각 캐릭터의 더빙에서도 조금은 아쉬웠다. 100% 더빙이 다 된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나, 그 문장과 어휘력, 억양이 다소 어색했다. 예를 들어 붉은 군단 퀘스트의 보스로 등장하는 ‘가울’의 경우, 시종일관 ‘~다’라는 어미를 사용했다. 어떤 대화를 해도 “나는 oo을 했다. 그렇기에 지금은 oo이다. 그렇기에 너는 oo을 해야 한다”라는 식으로 말을 하다 보니 나중에는 ‘~다’밖에는 들리지 않았다.

이런 점을 포함하고서라도 굉장한 ‘수작’이라 평가하고 싶다. 몬스터헌터: 월드 이후로 최근 들어 가장 진득하게 한 게임이었고, 즐길 거리가 많아 한시도 쉴 틈이 없었다. FPS를 좋아하지만 실력이 뒷받침 되지 못해 FPS로 PvE를 즐기고픈 게이머, 새로운 방식의 RPG를 즐기고픈 게이머에게 추천하는 데스티니 가디언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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